스토리
푸르메재단,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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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나의 학창시절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추억한다. 하지만 내 학창시절만은 과거로 갈수록 괴로웠던 기억뿐이다. 유치원 시절보다 초등학생 때가 좋았고, 초등학생 시절보다 중·고등학생 때가 좋았다고 하면 믿을까? 7살 때의 기억은 거의 흐릿해졌지만, 유치원에서 밥 먹다 말고 6살 동생들 반으로 쫓겨났던 기억만은 아직도 생생하다. 점심시간이 끝나도록 밥을 먹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너 누구야”, “왜 우리 반에 와서 밥 먹어?”라고 묻는 동생들 앞에서 밥을 마저 먹는데, 정말이지 수치스러웠다.
2024.03.28 -
한국 저상버스는 모두의 불편을 싣고 달린다
[박윤영·채준우의 다르다Go?] 런던의 아침은 어째서 이토록 상쾌할까요. 미세먼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깨끗한 공기! 유리알처럼 맑게 흐드러지는 햇살을 받으며 버스정류장에 다다랐어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캠페인이 보였어요. “BUGGY USERS PLEASE MAKE SPACE FOR WHEELCHAIR USERS 유아차 사용자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난데없이 들어온 한 줄의 캠페인에 괜히 심각해졌어요.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2024.03.14 -
[발달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엄마의 슬픈 한숨
글쓰기를 주제로 한 에세이 <너와 함께라면> 저자 중 한 명인 발달장애인 작가 김유리 씨의 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말보다 글이 편하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쓴 천생 글쟁이입니다. 발달장애인으로 살아온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그리며, 그 안에 발달장애와 관련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장애 당사자로서 목소리를 낼 계획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여전히 그런 삶을 꿈꾸는 발달장애인 김유리 작가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2024.02.29 -
[박윤영·채준우의 다르다Go?] 이런 곳까지 갈 수 있다니!
한국은 기차나 지하철을 빼면 사실상 효율적인 대중교통수단이 없어요. 유럽도 똑같은 줄 알았죠. ‘지하철역과 먼 곳은 갈 수 없겠구나’ 지레짐작했고요. 그런데! 이곳의 모든 버스는 휠체어도 유아차도 탈 수 있는 저상버스였어요. 처음부터 걱정 따윈 할 필요가 없었단 얘기죠. 조금은 허탈해졌달까요. 고백하자면, 한국에서 휠체어 사용자로 살았던 기억(한계)을 지우고 나니 여행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요.
2024.02.15 -
[박윤영·채준우의 다르다Go?] 함께 가고 싶어
2024년 새해부터 새로운 칼럼을 연재합니다. 박윤영 작가와 채준우 작가는 장애·비장애 커플로 45일간 유럽여행을 다녀온 뒤 쓴 여행에세이 <너와 함께한 모든 길이 좋았다(2018)>와 장애 인권을 다룬 책 <장애인이 더 많은 세상이라면(2023)>을 펴냈습니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누비는 박윤영 작가와 채준우 작가가 여행을 하며 마주한 다양한 생각들을 각자의 시각에서 들려줍니다. 두 작가의 첫 여행은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2024.01.12 -
발달장애인에게도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한 달 내내 이런 저런 ‘올해의 OO’ 목록을 만들어보는 것은 12월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올해의 힐링 포인트 1등은 바로 푸바오입니다. 저는 가족과 지인들 모두 인정하는 푸바오 열성팬입니다. 가족들은 이제 제가 조용하다 싶으면 ‘푸바오 영상 보고 있군’ 하게 되었고, 갑자기 눈물이 글썽이면 ‘또 푸바오 보내는 날 상상하나 봐’라 짐작합니다. 타자의 이야기에서 나의 기억과 감정이 들썩이며 애정하는 것들의 존재를 강하게 느껴보는 순간은 경이롭습니다.
2023.12.27 -
[발달장애인의 읽을 권리] 장애는 빼기(-)가 아닌 더하기(+)다
지난 11월 첫주는 저에게 축제와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함께하는 즐거운 책 읽기를 위한 낭독극을 계획하다 보니 공연예술 분야에도 살짝 발을 담그면서 국내 장애예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행사에 참여해 뜻밖의 성과를 얻었거든요. 그 중 ‘이토 아사’란 연구자의 <장애의 감각으로 존재한 적 없는 사회를 상상하기>라는 강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녀는 장애를 무언가 없는 상태로 이미 완성되어 있는 몸이라고 정의했습니다.
2023.11.29 -
[영국 부부의 쌍둥이 육아-마지막화] 6살 달이와 우리 가족
어쩌다 보니 엄마와 아빠가 일하는 영국에서 태어나 지금껏 이 나라를 떠나본 적 없는 우리 쌍둥이. 이제 제법 머리가 굵어져서 엄마 아빠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왔고, 왜 영어가 아닌 말을 쓰며, 왜 친구의 부모들과 다르게 생겼는지 아는 나이가 되었다. 내 입장에서는 외국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모국이나 마찬가지인 영국.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거의 대부분 행복했다. 한국에서 낳고 길렀다면 이 시간들이 이렇게 행복했을까?
2023.11.20 -
[발달장애인의 읽을 권리] 낭독극 꽃이 피어난 교실
오늘은 OO고등학교 특수학급에서 방과 후 낭독극 프로그램 두 번째 수업이 진행되는 날입니다. 관객 역할을 하겠다는 몇몇을 빼고 특수반 학생들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설1’과 무대 및 음향 감독 역할을 맡은 비장애 학생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높은 경쟁률을 뚫은 학생들로 그 뜨거운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표정입니다.
2023.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