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종합복지타운 행복촌
너와 내가 하나되는 곳: 일본 최대 종합복지타운 <행복촌>을 가다 푸르메재단 임상준팀장 아무리 부유하고 화려한 저택에 살아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행복할까요? 지난 가을 일본 최대 종합복지타운 <행복촌>을 방문했습니다. 고베 시내 산노미야에서 북서쪽으로 7Km 떨어진 곳(버스로 30분 소요)에 위치한 행복촌은 총면적 205ha, 약 62만평이 되는 거대한 시설입니다. 이곳을 방문했을 때 드넓게 펼치진 자연과 곳곳에 세워진 건물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풍요 속에 빈곤은 아닐까? 주변 경관과 시설은 좋지만 과연 이 곳에서 살게되면 외부와 격리돼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까? 왜 이곳이 행복촌이라 불리는가? 행복촌은 미야자키 가쓰오 고베시장이 시정 100주년을 기념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연대의식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노르웨이의 복지센터를 견학한 뒤 구상단계부터 20년 걸쳐, 1988년 4월 문을 열었습니다.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일본 사회는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65세를 넘는 사람이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2.4명이 노인 한사람을 부양해야 한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이런 사회환경 속에서 가족과 지역주민이 자기 일처럼 연대의식을 갖고 서로 도와가는 환경을 만드는 분위기가 퍼져가고 있었습니다. 행복촌은 전문가와 시민 등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져 장애인와 노인에게 보다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든 시민이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시설을 건립했습니다. 현재 행복촌의 연간 운영비는 23억엔이라고 합니다. 시설이용료 등 자체수익이 20~30%가 되고 나머지는 고베시에서 보조한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자립생활과 전문치료를 위한 재활병원과 치매고령자 전문시설, 장애인들의 사회복귀를 위한 직업지도와 심리의학적 훈련 시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호텔, 온천건강시설 단뽀뽀의 집, 보양센터 히요도리, 고베노인학교 등이 있으며 신입사원 연수나 휴양을 즐기기위한 가족 손님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휴양차 이곳을 찾은 관광객만 20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같이 일본 전역으로 온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는 것은 스포츠, 레크레이션, 야외활동 센터, 캠프장 등이 마련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이곳에 온 사람들은 즐겁게 교류하고 휴식을 취하는 명소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곳은 5층으로 된 고베 재활병원이었습니다. 1층은 진찰실, 접수처, 휴게실이 있었고 2~4층이 180병상 규모의 일반 병실이었습니다. 다른 병원의 2배가 넘는 복도는 보행이 불편한 환자들이 충분히 엇깔리게 휠체어를 탈 수 있을 정도로 넓었고 충격을 흡수되는 카펫으로 되어 있습니다. 1m 크기의 사각형 모양이 바둑판 처럼 놓여져 있어서 환자 스스로가 얼마를 걸었는 지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습니다. | ||||||
환자들이 가운을 입지 않는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일상복을 입고 치료를 하면 훨씬 효과가 높고 스스로 재활의 의지를 다질 수 있다고 합니다. 환자복을 입는 순간 아프지도 않는데 허약한 환자로 변하는 것을 막기위한 조치라고 하네요. 어떻게 보면 정말 환자의 입장을 고려한 것 같았습니다. 일상복을 입고 집에서처럼 치료를 받고 생활하고 있는 환자를 상상해 보세요. 가능하면 환자들이 많이 걸을 수 있도록 병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식당을 설치한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이곳에 잇다 퇴원하게 되면 재택 환자를 위해 간호사 직접 방문치료를 한다고 합니다. 특히 뇌졸중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하루 빨리 질병을 극복하고 가정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 간호, 개호(介護) 서비스를 통해 재택 케어를 하고 있었습니다. | ||||||
병원측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계신 김성수 이사장님과 필기중인 강지원 대표님 | ||||||
장애를 가진 환자나 노인들이 자리 보존을 하지 않도록 예방하며 개개인의 장애에 맞춰 기능회복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간호사나 물리치료사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환자를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친구처럼 대하고 대화하는 모습이 사뭇 우리 병원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재활과 자립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필수적으로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한 것이 있습니다. 행복촌에 있는 재활프로그램은 단순히 환자를 일으켜 세우고 걸게 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 ||||||
워크홈 로꾸류 같은 곳은 18세 이상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이 다니면서 공동작업을 통해 협동성과 책임감을 길러 일하는 즐거움과 의욕을 키우는 곳 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비추는 따뜻한 햇살, 새소리, 온 몸을 감싸는 바람 등 자연 에너지는 환자과 일반인들에게 기분 전환과 자신감 회복에 큰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생활하지 않고 겉에서 보면 모든 것이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막상 생활해 보면 그곳이 처음 기대한 것만큼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기업체 연수를 포함하여 연간 2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 오는 사람도 있지만 이곳을 이용해본 사람들은 다시 찾는다고 합니다 | ||||||
장애를 가진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고 치매를 가졌다고 해서 전혀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만드는 곳, 행복촌. 이름뿐인 행복촌이 아니라 언제나 장애인과 비장애인 하나되는 모습과 웃음 속에서 행복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행복촌에서 1박하고 떠났습니다. | ||||||
지금의 행복촌이 자리잡은 것은 고베시 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복지단체들이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한 결과였습니다. 짧은 기간 이런 규모의 종합복지타운을 지을 수 있겠지만 정말 환자와 시설이용자의 요구에 맞게 운영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민과 정부, 지역사회와 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은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행복촌 보다 나은 장애인복지타운이 탄생해 보다 잘 운영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