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부의 쌍둥이 육아 25화] 달이의 학교생활_어느 평범한 하루


달이의 매우 평범한, 학교에서의 하루에 대해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통합교육을 지향하는 일반초등학교에 다니는 달이에게는 1:1 전담선생님이 있다. 달이를 휠체어에 태워 교실 근처까지 가면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달이를 교실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어린이집과 비슷한 분위기의 교실에는 아이들 키에 맞는 탁자와 의자들이 한 켠에 자리하고, 교실 바닥에는 아이들 이름이 적힌 동그란 스티커들이 붙어있다. 자유롭게 놀던 아이들은 선생님이 부르면, 자기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찾아 그 위에 앉는다. 해와 달이의 이름이 적힌 스티커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쌍둥이지만 각각 서로의 친구를 만들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활동할 때는 살짝 떨어뜨려 둔다고 한다.


학교생활을 막 시작한 0학년은 글자를 읽는 방법, 매우 기초적인 수학, 체육활동을 제외하면 선생님이 이끄는 수업시간은 많지 않은 편이다. 'Independent learning'이라고 부르지만 그냥 친구들끼리 앉아서 블록을 쌓으면서 놀고, 색종이를 접고 붙이고 만들면서 놀고, 그림 그리면서 노는 것이 보통이다. 달이는 1:1 선생님과 함께 놀이에 참여한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이끄는 대로 수동적으로 참여했지만, 입학한 지 약 10개월이 된 지금은 친구 이름을 이야기하며 같이 놀고 싶다는 표현도 한다. 같은 반 친구들도 이제는 달이와 놀 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은지,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은지 함께 배워가고 있다.



달이는 학교에서 물리치료와 언어치료를 받는다. 학교 안에 물리치료실이 따로 있고, 물리치료사와 언어치료사가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를 방문하여 1:1 선생님, 특수교육 선생님과 세션을 함께 진행한다. 물리치료, 언어치료 세션이 일주일에 한 번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달이는 1:1 선생님과 매일 스트레칭을 하고, 스탠딩 프레임에서 서기 연습, 보조의자에서 나와 바닥에 앉거나 엎드려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처음 몇 달간은 갑자기 친구들이 많아지고 환경이 낯설어 적응을 힘들어했지만, 선생님들은 일부러 물리치료실이 아닌 교실에서 달이가 아이들과 함께 놀며 치료에 참여하도록 돕고 있다. 예를 들면 달이가 스탠딩 프레임에 서서 친구들과 함께 간식을 먹고, 그림을 그리는 등의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달이의 스탠딩 프레임은 높은 편인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아이들이 의자를 옆에 두고 올라가 달이와 함께 논다고 한다. 상상하니 너무 귀엽고 따뜻했다.



달이는 화장실에 갈 때도, 점심을 먹을 때도 도움이 필요하다. 학교에는 체인지 베드와 호이스트가 구비되어 있는 장애인 화장실이 따로 있고, 화장실에 갈 때는 1:1 선생님과 보조선생님이 도와준다. 점심시간에는 1:1 선생님이 쉴 수 있도록 달이와 점심을 함께 먹고 도와주는 분이 따로 있다.


점심을 먹고 나면 모든 학년의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플레이 타임을 가지는데, 달이도 피곤하지 않으면 점심시간 도우미 선생님과 나간다. 스마일보이 달이는 같은 반 친구들 뿐 아니라 형·누나들 사이에서도 인기인이라고 한다. 그런 이유로 선생님은 그냥 바라볼 뿐, 달이는 항상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하교 시간.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한 줄로 길게 세운다. 부모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고 아이들을 하교시킨다. 해와 달이는 딱히 둘이 붙어 다니지 않으니, 해가 먼저 ‘엄마!’ 하고 뛰어오면 한참 있다가 달이가 1:1선생님과 함께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온다.(반대의 경우도 있다) 1:1 선생님은 달이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간단하게 이야기 해준다.


“오늘은 달이가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점심을 진짜 많이 먹었어요! 달이는 Eating Machine!!”



요즘은 달이에게 ‘학교에서 뭐했어?’ 하고 물으면 무슨 책을 읽었는지, 누구와 읽었는지도 이야기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숲 활동을 했던 것 등도 짧게 이야기한다. 그러고 나면 또 해가 옆에서 조잘조잘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이렇게 학교를 잘 다녀주니 고맙고 기특한 아들들이다.


아… 정말이지 이 멋진 학교의 교문에 매일 큰절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글, 그림= 나나 작가 (@honey_nana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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