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부의 쌍둥이 육아 23화] 해와 달이의 영국에서 학교가기 (7)


해와 달이에게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는 건 이제 일상이 되었다. 엄마 아빠보다 먼저 일어나 ‘일어날까? 학교 가야 되지!!’ 하고 이야기하는 달이. 눈 뜨면 일단 한 번 엄마 품에 파고들었다가 곧 ‘쉬마려...’를 속삭이는 해.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한 번의 눈빛 교환으로 좀 덜 피곤한 사람이 아이들 아침을 챙기러 1층으로 내려간다. 달이는 들쳐안고, 해를 앞세워 ‘계단 조심해!’를 외치며…



영국에 산 지도 꽤 되었으니 아침은 영국식이다. 간단하게 오트밀과 우유를 넣어 데운 포리지(귀리죽)에 꿀과 땅콩버터를 넣고, 사과를 썰어내고, 스크램블 에그 혹은 삶은 계란에 양배추나 토마토를 곁들이기도 한다. 동시에 해와 달이가 아침에 먹는 약도 테이블에 척척 세팅한다. 정신없이 아침을 먹이고 나면, 다음은 교복 입히기 전쟁이다. 달이의 옷은 손으로 입혀주고, 해의 옷은 입으로 입힌다.


‘옷 얼른 입어어어어! 늦었어!’



초등학교 0학년 아이들의 준비물은 ‘책’ ‘가방’ ‘물통’, 딱 3가지뿐이다. 점심 도시락은 선택사항이지만 0학년은 무료 급식이라 대부분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는다. 달이의 경우는 여벌의 옷이나 에이프런 등을 더 준비해서 넣는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나 조부모와 함께 걸어가거나 스쿠터 혹은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지만, 달이 덕에 우리는 차를 타고 등교한다. (사실 해는 스쿠터를 타고 가고 싶어 하지만…) 에버그린 초등학교는 장애가 있는 아이의 가족에게 배정한 주차공간이 따로 있어서, 걱정없이 등·하교가 가능하다.
달이의 휠체어를 내려 준비물을 한번 더 확인하고, 한 손으로 해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달이의 휠체어를 밀며 교문으로 들어서면 달이의 1:1 선생님과 담임·보조선생님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해, 달! 좋은 아침!!’
‘달이는 잘자고 일어났나요?’
‘어휴... 달이가 어제 새벽에 깨서 두 시간을 안 잤어요. 아마 이따가 낮에 졸지도 모르겠어요.’
‘어머, 달이 엄마가 못 주무셨겠어요.’



같이 등교하던 반 친구들과도 인사한다.


‘해, 달! 안녕!!’
‘데이비드가 오늘은 달이 휠체어를 밀어줄래? 같이 들어가자!’
‘어마, 바바이! 이따 봐요.’


해와 달이는 학교 적응기 후, 아침 등교시간에 단 한번도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울거나 떼쓴 적이 없다. 방긋방긋 웃으며 엄마 볼에 뽀뽀를 ‘쪽’ 하고 쏜살같이 들어간다. 기특하기도 하고 왠지 서운하기도…


아침마다 등교 준비로 전쟁이지만, 콩알만한 아이들이 교복을 차려 입고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힐링 그 자체다. 우리 가족의, 해와 달이의 지극히 평범한 아침 일상이다.


*글, 그림= 나나 작가 (@honey_nana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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