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부의 쌍둥이 육아 19화] 해와 달이의 영국에서 학교가기 (3)
해와 달이의 입학 소식을 전했을 때,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었다. 달이의 물리 치료사와 작업 치료사는 물론이고, 달이의 어린이집 1:1 선생님은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기뻐했다. 당시 ‘뭐..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조금 속 편히 기다리고 있던 나에게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에..? 이게 그렇게까지 대단한 일인가?’
“너무 기뻐요. 정말 걱정했거든요. 사실 시청 담당부서에서 전화가 왔었어요.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도 지원한 아이들에게 대한 이야기를 묻거든요. 에버그린 학교에서 제공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달이에게 적합할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서요. 통화가 끝날 무렵 지원한 아이들이 많은지 물었더니 경쟁률이 6:1이라고 해서 혹시 안되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어요. 나나에게 이야기를 해 줄 수는 없고...”
“아, 저는 몰랐어요. 세상에… 함께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나 또한 시청 담당부서 직원에서 연락이 와서 달이에게 필요한 교육환경과 에버그린 초등학교를 꼭 1지망으로 하고 싶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참 나눴다. 하지만 뒤늦게 알게 된 높은 경쟁률에 놀랐고, 아이들에게 학교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가족이나 보호자뿐 아니라 어린이집에도 일일이 연락해 의견을 구하는 것도 놀라웠다.
에버그린 초등학교가 경쟁률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는 학교 규모 때문이기도 했다. 한 학년에 3-5학급까지 있는 주변의 다른 학교와 비교하면 상당히 작았다. Reception(0학년)부터 6학년까지 총 7년의 초등 교육 과정에서 각 학년마다 학생 수는 30명 정도로 딱 한 한급씩만 있고, 이 중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1-2명 정도만 뽑았다. 그래서 들어가기는 힘들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마음에 들기도 했다. 담임 선생님과 보조 선생님, 그리고 달이처럼 항상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전담해주는 1:1 선생님들까지 하면 학생 30명당 3-4명의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에 거의 어린이집 수준의 돌봄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과연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의 말처럼 학교는 놀라웠다. 호이스트(천장에 레일을 달아 소형의 화물을 옮기는 장치로 휠체어를 옮길 때 사용할 수 있다)가 구비된 화장실은 물론, 계단도 문턱도 없는 1층짜리 건물이었다. 모든 시설과 표지에 점자 표시가 되어있고, 물리치료실과 언어치료실이 따로 구비되어 있는 꿈의 일.반.학교였다.
*글, 그림= 나나 작가 (@honey_nana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