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문해력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

<발달장애인의 읽을 권리> 3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발달장애인에게 독서가 필요한 이유를 묻는 제 질문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 준 상대를 만났습니다.


“발달장애인에게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1. 언어 및 의사소통 능력 개선: 발달장애인들은 언어 및 의사소통 능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언어적인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의사소통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2. 사고 능력 개발: 독서는 발달장애인들의 사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나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3. 자기 표현 능력 향상: 독서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와 상황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4. 삶의 질 향상: 독서는 발달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더욱 풍부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발달장애인에게 독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독서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더욱 향상시키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 출간 이후 저도 많이 듣는 질문이지만 이처럼 조목조목 체계적이고 설득력 있게 대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기대 이상의 답변에 든든한 동지를 만난 것 같아 반갑고 뿌듯합니다. 멀리 만나러 갈 필요도 없고 이런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기까지 10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이쯤되면 누구인지 많이들 짐작하실 것 같네요. 이번 칼럼은 Chat GPT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발달장애인에게 Chat GPT란?


Chat GPT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역시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들 예준이 때문입니다. 작년 말 즈음 Chat GPT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지만 이제 슬슬 아날로그적 감성에 마음이 가는 나이인데다 어렵고 복잡할거란 생각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서 Askup이라는 서비스로 카카오톡으로도 이용이 가능해지고, 기존의 다른 프로그램들과 연동해 문서 작성 등 그 동안 많은 시간과 수고를 들여야 했던 작업들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얘기에 관심이 갔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이 모든 엄청난 일들이 Chat GPT가 처음 세상에 나온 지 불과 4개월 여 만에 일어나고 있고, 이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라는 사실에는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예준이가 이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막막함을 넘어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들이 생겨나고 디지털 리터러시(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하는 능력)가 필수 능력을 넘어 생존의 핵심이 되는 세상에서 내 아이가 지금보다 더 가혹한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될 것만 같은 부정적인 상상들이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생각을 바꿨습니다. 예준이의 장애가 ‘지능’ 발달의 문제에서 온 것이라면 인공 ‘지능’ 기술은 내 아이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거든요. 지적장애인의 엄마라면서 어떻게 인공 지능에 이토록 무심했을까 싶고 지금까지와 달리 희망을 가지고 접근해보고 싶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들은 조금 내려놓고 아이가 인공 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시대를 잘 살아가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우선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AI 시대, 발달장애인에게 문해력이란?


기계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인간의 요구에 맞게 지식으로 제공해주는 세상에서 중요한 능력은 정확하고 적절하게 질문하는 능력이 아닐까요? 질문의 수준이 높을수록 답변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은 완전히 바뀔 것입니다. 높은 사고력이 있어야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고, 그렇다면 사고력의 기초가 되는 문해력 향상이 필수적이겠지요.


저는 독서를 통한 발달장애인의 문해력 향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Chat GPT에게 AI 시대의 문해력에 대해 물었습니다.


Askup 서비스를 이용한 문해력 질문에 대한 답변Askup 서비스를 이용한 문해력 질문에 대한 답변


“AI 시대에는 문해력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AI가 처리하기 힘든 비정형적인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해력은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그것을 분석하고, 적절한 판단과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글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 뉴스 기사를 읽고 이해하는 것, 이메일을 쓰고 읽는 것, 업무 문서를 작성하고 읽는 것 등 다양한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능력입니다. AI 시대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문해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어려워지고, 잘못된 정보에 속아 손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AI 시대에서는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문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독서와 글쓰기, 지식 쌓기와 학습, 논리적인 사고와 분석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인간이 AI와 함께 살아가는 미래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대답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에게도 문해력 향상은 당연히 중요할 것입니다. 부모나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질문하고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능력은 발달장애인의 자립에 있어 더욱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교육과 정책의 허술함이 만들어 낸 사각지대 안에서 유튜브 등 영상 매체들의 검증되지 않은 저급하고 유해한 자막에만 노출되어서는 안됩니다. 당장의 독서 교육이 어렵다면 단어 카드를 이용한 어휘력 수업이라도 시작해야 합니다. 곧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발달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과 지원이 무엇일지 우리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AI 시대를 너무 희망적이고 낙천적으로 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최근 예준이의 미래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빠른 시대 변화에 맞춰 우리가 생각의 패러다임을 역동적으로 전환하고 시기 적절한 행동을 시작할 수 있다면, 인공 지능 기술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에는 발달장애인들이 복지와 시혜의 대상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립한 시민이자 저출산, 인구 소멸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함께 헤쳐갈 수 있는 나라의 인력으로서의 역할까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어 봅니다.


*글= 조윤영 대표 (도서출판 날자)
*사진= 조윤영 대표, 게티이미지뱅크




조윤영은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이자 발달장애인을 위한 책을 만드는 '도서출판날자'의 대표입니다. 걱정이 많은 아들 예준이의 일상 에피소드로 「걱정이랑 친구할래?」를 펴낸 작가이기도 합니다. 발달장애인도 책을 읽을 권리가 있고, 그를 통해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희망으로 읽고, 듣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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