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부의 쌍둥이 육아 11화] 영국에서 처방약 받기


병원 신세를 많이 지고 있는 만큼, 약도 끊임없이 먹어 온 우리 쌍둥이. 엄마 아빠가 낸 세금을 알뜰살뜰하게 병원비와 약값으로 다 돌려받고 있는 중이다.


매일 먹는 약과 장염 〮폐렴 등 세균 감염 시 처방해주는 항생제, 해열제 등을 포함하면 우리 집 부엌 한 켠은 약국이나 다름없다. 아이들이 두돌이 되기 전까지는 해의 약이 80%를 차치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달이의 약으로 거의 90% 채워져 있다. 바톤 터치하는 것도 아니고 참…


영국에서 처방약을 받으려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하고, 약국에 처방전을 제출하면 된다.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어린이와 청소년, 65세 이상 어르신의 약값은 무료다. 그 외의 경우 병원비는 모두에게 무료지만 약값은 내야 한다. 해는 신생아 시절 발육부진으로 고칼로리 액상분유를 하루에 두 병씩 먹어야 했는데, 이것도 처방 받은 약으로 간주하여 전액 무료였다.



한국에서는 처방전에 따라 필요한 약의 종류와 개수를 날짜에 맞게 소포장해서 주지만, 영국은 제조회사에서 포장된 약 그대로 라벨만 붙여서 준다. 아이들 약도 마찬가지이다. 달이는 현재 한 종류의 액상형 항경련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유리약병 그대로 라벨만 붙여서 준다. 복용하다가 남을 것 같아도 마찬가지다. 이 방식의 좋은 점은 약상자 안에 보통 제조사가 기재한 복용법, 효능, 부작용 등이 적힌 리플렛이 들어있어 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약만 주는 편이다. 예를 들어 항생제를 먹는 경우, 한국에서는 위장약이나 진통제를 소포장한 약봉지에 함께 넣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영국에서는 ‘항생제’ 딱 하나만 준다. 이것도 소소하게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아! 그리고 일반 감기에 걸리면 항생제는 안 준다. 절대. 일반적인 감기로는 동네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영국의 성인용 일반 감기약은 진통제, 거담제, 카페인 정도가 들어가 있고 약국에서 처방전없이 구매할 수 있다.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약사님 왈,


“타이레놀 3일, 그리고 레몬 앤 허니! 그래도 열나면 병원가세요. 다른 약은 없어요.”



*글, 그림= 나나 작가 (@honey_nana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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