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낸 희망의 파도

해양경찰교육원 러닝크루 KCGR 이진규·박성협·강세움 기부자 인터뷰


본 인터뷰에 첨부된 사진은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 이전에 촬영됐습니다. 러닝크루 KCGR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역대급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힘차게 뛰는 러너들이 있습니다. 나눔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차디찬 바다를 가르고 희망의 파도를 일으키는 바다의 수호자, 러닝크루 KCGR 회원들입니다.


함께 달리고, 함께 기부하는 해양경찰 러닝크루 KCGR 이진규 회장

서울에서 여수로 전해진 런도네이션


전라남도 여수에 위치한 해양경찰교육원 동아리로 만들어진 KCGR(Korea Coast Guard Runners, 회장 이진규)은 현직 해양경찰관 및 교육원생으로 구성된 해양경찰 러닝크루입니다. 지난해 10월 신임 경찰 241기로 입교한 이진규 회장은 “해양경찰의 체력증진과 새로운 기부문화 확산,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로 KCGR을 창단했습니다.


“중학교에서 육상을 접해 대학교 때까지 중장거리 육상선수로 뛰었어요. 해양경찰직을 준비하면서 선수 시절 활기와 성취감을 되찾고 싶더라고요. 달리기 위해 서울로 자주 나갔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러닝크루 MRTK를 알게 됐어요. 덕분에 지금의 KCGR과 기부러닝 캠페인을 만들 수 있었죠”


기부러닝 참여 방법 안내 (출처: 해양경찰교육원 학생기자단 인스타그램)

MRTK는 2019년 장애어린이를 위해 달리며 기부하는 런도네이션으로 푸르메재단의 문을 두드린 러닝크루입니다.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는 데 연결고리가 된 셈이지요. “런도네이션에 참가하면서 기부의 맛을 알게 됐어요. 내가 몸담을 곳도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있으면 기쁠 것 같단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해양경찰의 일원이 되면서 꿈을 실현할 기회가 찾아왔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KCGR의 역사는 쓰였습니다.


“특수체육 교육을 전공하고 장애인 체육을 지도했는데, 가이드러너로서 시각장애인의 눈이 돼주는 일이 매우 값졌어요. 장애어린이의 재활과 장애청년의 자립을 돕는 기관의 진정성을 의심할 이유가 없더라고요” MRTK에서 푸르메재단으로 기부처를 택했을 당시에도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믿고 맡길 수 있었답니다.


함께 달리고, 함께 기부하고, 함께 완성하는 러닝


매주 2시간씩 해양경찰교육원 운동장을 뛰는 KCGR 회원들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7시 해양경찰교육원 운동장에는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준비 운동을 시작으로 1시간가량 트랙 위를 달린 회원들. 마지막 스트레칭을 끝내고 나면 기부금 명단을 작성합니다. “러닝도, 기부도, 금액도 전부 자율에 맡겼어요. 다 같이 즐거워지자고 하는 선행이 부담으로 다가가면 안 되니까요”


달리기를 끝내고 기부금 명단을 작성하는 모습.
매달 30일 기재한 금액만큼 정해진 계좌로 입금해 기부한다.

코로나19 확산과 추위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KCGR은 창단 3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회원 수 80명을 기록하며 번듯한 동아리로 성장했습니다. 배경에는 함께 달리고, 함께 기부하는 기부러닝의 뜻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홍보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회원들이 있었답니다.


창단 멤버로 부회장을 맡은 박성협 씨는 부산에서 활동한 러닝크루 운영진 경험을 바탕으로 동아리가 자리 잡는 데 큰 힘을 보탰습니다. “처음엔 이렇게 많이 참여할 줄 몰랐어요. 우리 사회 소외된 이웃을 돕는다는 취지가 많은 교육생에게 공감을 자아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나눔에 대해 몸과 마음으로 배우고 있어요. 꼭 여유가 있어야 기부를 할 수 있단 편견이 사라졌습니다”


솔선수범한 자세로 KCGR 운영을 맡은 (좌측부터) 박성협 부회장, 이진규 회장, 강세움 회원

기부금 관리를 담당하는 강세움 씨에게 KCGR은 인생 첫 러닝크루입니다. 부담을 느낄 만도 한데 운영진으로서 회원들과 원활한 소통을 주도하며, 쉽게 기부에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구체화하는 등 열정이 넘칩니다. “가입할 때부터 크루의 목표 중 하나가 기부러닝이었어요. 언젠가 가슴 따뜻한 일을 하게 될 거란 기대가 마음 한편에 있었죠. 가입한 회원 모두가 알고 있을걸요? 국가 공무원이란 사명감 때문인지 선한 사람들이 모였다고 느껴져요.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회원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움직이는 자체가 제게 귀감이 됩니다”


장애청년의 ‘내 일’을 위해


올 3월이 되면 회원들의 소중한 기부금은 푸르메소셜팜 건립을 위해 전달됩니다. “특수학교 교육봉사를 나가 취업난에 어려움을 호소하던 장애청소년이 뇌리를 스쳤어요. 장애인의 자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장애청년 일자리 조성에 동참하는 게 어떨지 의견을 구했죠” 이진규 회장의 제안에 회원들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장애청년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일터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겁니다.


맑은 날씨에 주말에도 모여 가볍게 뛰고 스트레칭하는 KCGR 회원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장애인 직원과 일한 박성협 씨는 “장애가 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말합니다. 개인의 능력에 맞춰 자세히 알려주고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오히려 업무효율이 향상될 수도 있다면서요. 강세움 씨도 비슷한 경험이 떠올립니다. “카레이싱이 취미인 발달장애 청소년을 만난 적이 있어요. 장애가 있더라도 해낼 수 있는 일이 많은데, 우리 사회가 너무 몰라주는 게 아닐까요? 푸르메소셜팜에서 장애청년의 일자리를 찾아주고, 능동적인 삶을 살게끔 지원한다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에요”


장애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개인의 역량을 발견하는 사회, 밝은 ‘내일’을 위해 ‘내 일’을 응원하는 사회가 KCGR과 푸르메재단이 그리는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 아닐까요.


국민과 함께 달리는 해양경찰


“바다에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해양경찰 속에 새로운 기부문화가 자리 잡길 바랍니다”

해양경찰교육원의 지리적 한계와 교육생 신분으로 현재 KCGR은 여타 크루와 달리 프로그램을 늘리기도, 무대를 확장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진규 회장은 “교육원을 졸업하면 서울, 인천 등을 기반으로 활동 범위를 점차 넓혀갈 예정”이라고 전합니다. “다른 회원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해양경찰 위상을 드높일 계획이에요”


눈치채셨나요? ‘국민과 함께 달리는 해양경찰’ KCGR이 이뤄낼 최종 목표입니다.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개개인에게 자긍심을 고취함은 물론, 언제나 국민 곁에 해양경찰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는 해양경찰러너스 KCGR. 그러면서 해양경찰관과 교육생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를 부탁합니다. “저희가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지금 바로 함께해 주세요!”


달릴수록 즐겁고, 나눌수록 행복한 해양경찰교육원 러닝크루 KCGR

힘든 겨울을 이겨내고 봄에 싹을 틔우듯, 지난해 11월 시작한 기부러닝 캠페인은 5개월의 대장정 끝에 3월 중순 무렵 푸르메소셜팜 건립기금이란 결실을 이룹니다. 여수에서 세찬 바닷바람을 뚫고 장애청년을 위해 쉼 없이 뛰는 해양경찰 교육생들. 그들이 일으킨 희망의 파도가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멀리 퍼져나길 기대해 봅니다.


*글= 이정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해양경찰교육원 KC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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