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일 뿐! ‘나눔 이끔이’

2월 기부자 인터뷰 : 김은기 님


 


2월의 어느 날, 사무국에 3통의 전화가 연달아 걸려왔습니다. 방송이나 신문에 푸르메재단이 언급된 날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매달 1만 원 정기기부를 신청해준 이 분들이 기부를 결심하도록 이끈 분이라며 하나같이 말해준 이름. 유명 인사나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시민, 김은기(62) 씨입니다.


자신에 이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눔을 권유하는 김은기 씨
자신에 이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눔을 권유하는 김은기 씨

사회복지로 살맛나는 인생


하루 3명의 기부자를 이끌어 준 김은기 씨를 만나러 영등포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습니다. 김은기 씨는 노인성 질환을 가진 어르신을 주‧야간 보호하는 데이케어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센터에 들어서자 인사할 겨를도 없이 어르신을 살뜰히 돌보느라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오래 못 있어요. 앉아 있을 수 있는 게 점심 한 시간뿐이죠.” 어렵게 짬을 내어 앉아 숨을 고르던 김은기 기부자는 6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첫 직장으로 은행에 근무하다 퇴직하고 결혼해 딸 둘을 낳고 살던 중 뒤늦게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했습니다. 학위를 받고 진로를 결정할 즈음 건강에 문제가 생겨 잠시 쉬었고, 몸을 추스르며 재충전도 할 겸 봉사로 시작한 지금의 일이 ‘제2의 직업’이 되었습니다.


데이케어센터에서 어르신을 돌보고 있는 김은기 씨
데이케어센터에서 어르신을 돌보고 있는 김은기 씨

매일 신문을 본다는 김은기 씨는 사회복지‧노인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어르신들과 직장 동료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해줍니다.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요. 웬만한 젊은이만큼 많이 알고 배우려고 노력해요.”


개미 기부자의 힘을 믿다


김은기 씨는 2017년 4월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이 운영이 어렵다는 뉴스를 접하곤 정기기부를 시작했습니다. 마침 결혼기념일이라 자신에게도 뜻 깊은 선물이 되었다고. “기부는 먼 일이라고 여겼어요. 우리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다보니까 변화는 수많은 개미들이 모여 일으킨다고 생각해요. 미래의 세상을 이끌어갈 주역인 어린이들이 재활치료를 받아서 꿈을 키워나가도록 응원해야죠.”


기부단체에 대한 정보를 메모한 김은기 씨의 수첩
기부단체에 대한 정보를 메모한 김은기 씨의 수첩

어린이에게 희망을 전하려 비영리단체 3곳의 ‘개미 기부자’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열일하는’ 개미입니다. 김은기 씨는 보여줄 게 있다며 작은 수첩을 가져왔습니다. 자신이 가입한 기부단체에 대한 정보가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본 인상적인 구절도 메모해둬 틈날 때마다 펼쳐봅니다.


매월 소액이지만 이루 말할 수 없이 뿌듯하다는 김은기 씨는 이 기분을 주변에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인들을 톡톡 건드려주면 기부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정서도 살찔 거라 믿어요. 그러려면 작게 꾸준히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부신청 선물로 받은 푸르메 홀씨 배지를 항상 달고 다니는 것도 푸르메재단을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한 노력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홀씨가 되어


김은기 씨의 권유로 나눔에 동참한 3명은 그녀의 직장 동료들입니다. 박숙미 씨는 “‘나도 해볼까’ 하면서도 선뜻 나서질 못하잖아요. 같이 해보자는 말에 기쁘게 신청했어요.” 데이케어센터 팀장 김윤정 씨는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직원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아요.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더 하려고요”라며 김은기 씨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김은기 씨의 독려로 기부에 동참한 직장 동료 김윤정 씨와 박숙미 씨
김은기 씨의 독려로 기부에 동참한 직장 동료 김윤정 씨와 박숙미 씨

“나눔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예요. 진실로 마음을 움직일 때 감동은 저절로 따라오고 손 내밀 수 있거든요.” 항상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김은기 씨가 품고 있는 신념입니다. 김은기 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도 나눔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제가 가진 재능을 나눠야겠다고 다짐해요. 어르신에게 글을 가르치고 말벗이 되거나 소년원 청소년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싶어요. 푸르메재단을 알리는 자칭 시민활동가도 할 거고요!”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강을 이룬다고 하잖아요? 기부금액이 작더라도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어요. 기부자들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꺼이 ‘홀씨’가 되어 나눔을 퍼뜨리는 김은기 씨의 여정,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나눔으로 함께할게요!”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나눔으로 함께할게요!”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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