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어린이들 모두 힘을 내요~ 슈퍼파월
[네버엔딩 인터뷰] 17. 과천시장애인복지관 기능향상지원팀 김진오 수중운동사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 바로 사탕과 물놀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싫어하는 것이 있다. 바로 병원과 치료
장기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장애어린이들에게 치료 프로그램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활치료가 힘들고 재미없다는 의견에 반대표를 던진 곳이 있다. 바로 핵꿀잼을 추구하는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수중재활운동실이다.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치료를 재미로 승화시킨 곳. 수중재활운동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후끈한 온도가 여름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준다. 뜨거운 온도만큼 장애인들을 위해 열정적인 김진오 수중운동사를 만났다.
Q1. 안녕하세요, 김진오 수중운동사님. 네버엔딩 인터뷰에 주인공이 되셔서 놀라셨죠? 그동안 네버엔딩 인터뷰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A1. 네, 안녕하세요. 푸르메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글을 자주 읽습니다. 제 소개를 드려야겠죠. 저는 과천시장애인복지관에서 수중운동사로 일하고 있는 김진오라고 합니다. 대학에서 사회체육을 전공하고 서울장애인복지관에서 수중운동사로 4년 정도 근무했었습니다. 과천시장애인복지관에서는 2013년 6월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벌써 2년이 됩니다. 작년 3월에 결혼해서 아직 아이는 없고 아내와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아내는 전 직장에서 만났습니다. 당시에 짝을 맺어주는 TV프로그램이 인기가 있었는데요. 전 직장에서 미혼자들을 위한 솔로캠프를 만들어주셔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제가 비밀로 하는 것을 싫어해서 2년 간 공개 교제 후 결혼했습니다. 아내가 저보다 많이 어려서 도둑놈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결혼했습니다. (하하하)
저는 운동을 매우 좋아합니다. 농구, 축구 같은 승부가 필요한 운동도 좋아하지만 한계에 부딪히는 운동을 더 좋아합니다. 철인3종 경기대회, 마라톤, 장거리 수영대회 등에 자주 참여했었습니다. 작년 푸르메재단에서 실시한 10Km 마라톤 대회인 ‘미라클런’에도 참여했었습니다.
Q2. 운동을 좋아하실 것 같았는데 역시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을 좋아하시는군요. 수중운동사라는 직업이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하시는 일은 어떤 것인지 알려주세요.
A2. 비장애인도 좋지만 뇌병변이나 지적, 지체장애가 있는 분들은 수중운동이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그 분들을 대상으로 수중재활운동실에서 재활운동을 돕고 있습니다. 과천시장애인복지관에는 수중운동사 선생님이 한 분이 더 계십니다. 제가 속한 기능지원향상팀은 물리, 작업, 언어, 심리, 수중치료 등 모두 7명의 선생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복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사례회의를 통해서 더 발전된 재활운동 및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능지원향상팀 자랑을 조금 드리면 주로 몸을 쓰는 일을 하기 때문에 회식을 해도 보양식을 먹으러 다닙니다. 제가 팀에서 회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팀원들이 모두 착하고 훌륭한 인품을 가져서 팀장님의 의견은 무조건 따르는 스타일입니다. 팀워크는 대한민국 어느 팀보다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Q3. 팀 자랑을 들으니 저도 기능지원향상팀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치료 영역 중에서 왜 수중운동사가 되셨는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A3. 대학에서 사회체육을 전공했습니다. 방학 때마다 수영장에서 코치로 아르바이트 및 재능기부를 했었습니다. 보잘 것은 없지만 저의 지도로 인해 실력이 향상되는 분들을 보고 보람이 큰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포츠센터에서 수영강사를 하려다가 선진국은 이미 물에서 하는 재활이 각광을 받고 있는 터라 수중재활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외국은 알콜 중독, 불면증 등 비장애인에게도 수중 치료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서울장애인복지관에 계신 선배의 권유로 수중재활운동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장애인분들과 함께하게 되니 사회복지사 자격까지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Q4. 과천시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시면서 느끼는 보람이 예전에 수영 코치보다 더 크실 것 같습니다.
A4. 네 맞습니다. 소연이(가명)는 고등학생인데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1년 넘게 발차기와 어설프지만 자유형 팔 돌리기 연습을 하는 친구입니다. 어느 날 연습하는 모습을 소연이 어머니께서 보시더니 깜짝 놀라셨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수영을 배울 때는 거의 따라가지 못했는데 너무 늘어서 기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는 운동이 힘들면 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라도 강압적이라면 배우기 싫을 것 같습니다. 놀이로 보여주면서 장난하듯 따라하게 하니까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해낸 것 같습니다. 소연이 같이 다른 장애어린이들이 힘을 내서 즐겁게 치료받았으면 좋겠습니다.
Q5. 김진오 선생님을 추천해 주신 푸르메재단 이예경 선임간사도 홈페이지를 통해서 본 재미있는 수중 치료방법이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거대한 튜브를 이용하여 놀이처럼 수중치료를 하셨다고 하는데 무슨 치료인지요?
A5. 이예경 선임간사님이 말씀하신 튜브놀이는 작년에 실시한 ‘비장애형제와 함께한 수중심리운동’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년 1회하는 특별 프로그램인데요. 장애형제를 둔 비장애 어린이를 함께 초대하여 물에서 공놀이, 튜브놀이 등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호응이 좋은 것은 단순한 물놀이로 보이지만 소통이 부족했던 형제간에 우애도 생기고 서로 이해하게 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올해는 2회를 계획하고 있고 먼저 5월에 열릴 것 같습니다.
Q6. 저는 수영장에 가면 몸에 피부병이 생겨서 고생을 하는데요. 매일 물에서 일하시려면 여러 가지로 힘들 것 같습니다.
A6. 물 온도가 31도로 일반 수영장보다 따뜻하게 유지합니다. 잠깐 프로그램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좋은 온도이지만 하루 종일 물에서 보내야 하는 수중운동사에게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여름에는 하루에 2kg정도 살이 빠지기도 합니다. 또 물속에서는 금방 지치고 근육이 이완되어 허리가 아프기도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소독제를 넣어서 다른 곳에 근무할 때는 집에 가도 락스 냄새가 나고 피부병이 생기는 후유증을 겪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수중재활운동실은 천일염을 전기소독해서 피부자극이 적은 편입니다. 또한 가끔 있는 일인데요. 어린이들이 물에서 대변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펌프를 동원해서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것도 저의 임무입니다.
Q7. 김진오 수중운동사님의 말씀을 들으니 관심이 많이 생깁니다. 수중운동의 장점과 추천하는 수중운동이 있나요?
A7. 수중재활운동은 물의 특성 중에서 수온, 수압, 부력, 저항을 이용해서 근육계, 골격계, 신경계 등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근육의 긴장과 이완효과, 신체의 균형유지 및 관절의 가동 범위 증가 등의 효과가 대표적입니다. 수중운동에서도 이용자의 상태에 따라 적용하는 방법을 달리하는데 저는 와츠(Watsu)라는 프로그램을 추천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수중 마사지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물의 흐름을 이용해서 심리적, 신체적 이완을 돕고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편안함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 동료를 상대로 와츠(Watsu)라는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는 김진오 수중운동사.
Q8. 과천시장애인복지관에 대한 자랑을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A8. 과천이라는 도시가 아기자기하고 깨끗합니다. 계절마다 아름답게 피는 꽃과 관악산과 청계산이 가까워서 공기도 좋습니다. 장애인분들이 편리하고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장애인복지관 직원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치료를 통해 얻는 보람도 가치가 있지만 이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Q9. 2015년에 해보고 싶은 도전이나 계획하신 일들이 잘 되고 계신가요?
A9. 작년 열린 ‘미라클런’에 미라클맨으로 참가하고 은총이철인3종경기대회에 참석하겠다고 공약을 걸었었는데 일정이 변경되어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9월에 열리는 대회는 반드시 참여하여 공약을 지킬 예정입니다. 이미 신청까지 끝냈습니다. 푸르메재단에서 하는 일이라면 크던 작던 동참하고 싶습니다. 꾸준히 몸 관리를 해서 몸짱이 되고 싶습니다. 아직 아이가 없지만 태어날 아이를 위해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Q10. 김진오 수중운동사님~ 바쁜데 감사드립니다. 네버엔딩 인터뷰의 하이라이트, 다음 인터뷰 주자가 궁금합니다. 어떤 분이신지요?
A10. 푸르메치과 정희경 실장님을 지목하고 싶었는데 몇 달 전에 나오셨고요. 그래서 다른 분을 생각했습니다. 종로장애인복지관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시는 유영덕 국장님이 궁금합니다. 작년에 승진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축하드립니다. 유영덕 국장님은 과천에 오셔서 뵌 적이 있습니다. 남자직원들 간의 농구, 배드민턴 대결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내려오셔서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분이신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국장님~ 선배로서 많은 이야기 들려주세요.
*글, 사진= 한광수 팀장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