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어야 진짜 어른입니다
[푸르메인연] 더착한커피 본사 (주)스마트플레이스 전략기획팀 김재성 팀장
길을 걷다 보면 몇 걸음마다 커피점을 지나게 됩니다. 수많은 커피점 중에서 ‘더착한커피’라는 간판 앞에 멈춰섭니다. 얼마나 착하길래? 일단 가격이 5천 원을 넘지 않아 주머니 부담이 적습니다. 점주에게는 창업지원금도 줍니다. 프랜차이즈업주의 횡포는 얼씬도 못합니다. 여기 나눔을 실천할 때 진짜 멋진 어른이 된다고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늬만 착한 게 아니라 행동으로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1. 안녕하세요. ‘푸르메인연’을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주)스마트플레이스 전략기획팀장 김재성입니다. (주)스마트플레이스는 커피 프랜차이즈 ‘더착한커피’의 본사입니다. 저는 기획, 마케팅, 프로모션, 사회공헌, 몸으로 뛰는 것 등 여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광고나 마케팅, 브랜딩 분야에서 프랜차이즈 쪽으로 온 건 채 1년도 안 됐어요. 요즘은 이쪽 일이 재밌어요.
2. 더착한커피에서 푸르메재단에 먼저 연락을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언제, 어떤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한석민 대표님이 푸르메재단의 하루 1만 원 1년에 365만 원을 기부하는 ‘만원의 기적’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저는 지난 1월부터 내외부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푸르메재단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표님과 임직원들이 사회적인 활동에 관심은 많은데 시간적인 여유도 없고 방법을 몰랐어요. 그러다가 우리의 비즈니스에 시너지를 주자는 의미에서 푸르메재단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3. 더착한커피는 저렴한 커피, 창업비용 지원, 나눔을 실천하는 국내 커피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되는 특징에는 무엇이 있나요?
현재 커피산업은 대형업체 기준에서 판단했을 때 포화상태지요. 과거에 커피 프랜차이즈를 창업하는 사람들은 많은 비용과 임대료 등으로 투자 대비 수익을 얻지 못했어요. 결국 다른 창업을 준비하지만 다시 커피 쪽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창업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분석해보니 창업과 폐업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착한커피는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그 분들의 염려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창업보증제’를 업계 최초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1년 이내에 폐업하면 투자비용의 60%를 다시 돌려주는 제도인데요. 원자재비용을 제외하고 본사에서 거의 다 돌려주므로 엄청난 프로모션이죠. 더불어 본사가 튼실하게 운영되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
4.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만든 더착한커피’라는 표현처럼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을 추진하시는데요. 커피 전문업의 특성을 살린 활동이 있나요?
실질적으로 커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활동보다는 창업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춰요. 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킬 때 나눌 수 있는 부분도 훨씬 커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나눔활동은 창업할 때 매장 이름으로 천원의 기적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현재 50개 넘는 매장이 함께해요. 앞으로의 목표는 100개 이상의 매장이 1년에 365,000원씩 3,000여 만 원을 기부하는 것입니다. 점주한테도 1년만 하고 끝내지 말고 계속할 수 있도록 설득하려고 해요. 오픈 1주년, 2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대표님과 직원들 역시 만원의 기적과 천원의 기적 등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푸르메재단에서 진행하는 후원행사와 이벤트에도 커피와 쿠키를 지원합니다.
5. ‘천원의 기적’에 동참하는 매장들이 늘어날 때마다 장애어린이를 위한 재활병원 건립에 큰 힘이 됩니다. 특별히 장애어린이 지원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아버지께서 신부전증으로 15년 이상 고생하시다가 2007년에 돌아가셨어요. 사촌동생은 희귀병을 앓고 있어요. 20살이 넘었는데도 몸이 굳어가던 6살 때의 몸으로 침대에 누워만 있습니다. 장애인은 불편할 뿐이지 불쌍한 사람이 아닙니다. 다른 능력들을 갖고 있으니까요. 사촌 동생은 불행하진 않아요. 사람들한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거든요. 결혼하고 부모가 돼보니 장애어린이들이 자립심을 키우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장애인과 똑같이 대하고 필요한 걸 지원하는 게 우선이라고 봐요. 비록 가진 것도 힘도 없지만 제 위치에서 장애어린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걸 해야죠.
6. 푸르메재단의 어린이재활병원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서울챌린지 10K 미라클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완주 기념으로 색다른 나눔을 실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기부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착한공약을 내걸고 서포터즈를 모아 기부자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달렸어요. 저는 착한공약으로 장애어린이에게 쿠키 100개, 장애단체 선생님들을 위해 커피쿠폰 100장을 쏘겠다고 했어요. 더착한커피 직원과 거래처 직원들, 지인들과 가족들이 서포터즈가 되어 주었어요. 현재 독점으로 수입하고 있는 뉴질랜드의 유기농쿠키 ‘미세스히긴스’를 푸르메재활센터 어린이날 기념행사에서 아이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
7. 장애어린이들이 깜짝 선물을 받고 무척 좋아했겠네요. 지금까지 다양한 나눔활동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서울챌린지 10K 미라클런이 열렸던 당일 아침이었어요. 가던 중에 차바퀴에 오른쪽 발이 밟히는 사고를 당했어요. 발목이 심하게 부어올랐지만, 입고 있던 티셔츠에 적힌 수십 명의 서포터즈와 장애어린이들 그리고 아들과 아내가 생각나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잠실대교 넘어가기 전까지 죽는 줄 알았어요.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뛰는 모습에 어금니 꽉 깨물고 오기로 뛰었죠. 운동을 즐기는 편도 아니었는데 예상과 달리 끝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완주 후에 참가자들에게 2,000명분의 커피를 나눠드리며 추가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사무실 소파에서 5시간을 내리 잤네요. 무슨 기운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언제 또 10Km를 뛰어보겠어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8. 발을 다친 상태에서도 끝까지 완주하고 작은 부스를 차려 커피를 나눠주셨던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앞으로 더착한커피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올해까지 최대 100호점을 목표로 오픈하려고 합니다. 그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10월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커피&베이커리 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해요. 더착한커피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퍼포먼스도 꾸준히 할 것입니다. 더착한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여기는 모든 것이 착하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말이에요.
9. 전국 곳곳에서 더착한커피의 좋은 커피향을 맡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문득 팀장님의 꿈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나눔에 함께하려는 건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서예요. 더착한커피가 아니더라도 계속 나눔을 이어나가고 싶어요. 언젠가 복지사업을 하는 게 꿈입니다. 가지려고 할수록 마음만 불편하고 손에 남는 것도 없잖아요. 그래서 1/3만 갖고 나머지는 베풀고 싶어요. 특히 나라에서 신경 쓰지 못하는 곳에요. 어린이재활병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어린이재활병원이 2, 3, 4호점 등 전국적으로 생겨나도록 힘껏 함께하고 싶습니다. |
10. 우리사회의 어른들이 나누고 돕는데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팀장님이 생각하시는 ‘나눔’이란 무엇인가요?
지난 4월 커피엑스포에서 모금을 하기 위해 푸르메재단에 홍보물을 받으러 간 적이 있었어요. 엘리베이터 앞에서 7~8살 정도 된 장애어린이가 자꾸 웃으며 졸졸 따라오더니 제 뒷주머니에 사탕을 넣어주더라고요. 아이의 엄마가 그러더군요. 아주 잠깐이었지만 같이 윙크하며 장풍을 쏘며 놀아주던 게 좋았던 아이가 더 놀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고요. 눈물이 와락 흘렀어요. 예전에는 장애인을 보면 왜 피하고 상처를 줬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하고 창피했어요. 같이 놀아준 짧은 시간 동안 아이는 정을 준 거죠. 그 이후로 베풀어야 어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아예 사라졌고요. 아주 작은 게 바뀌면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의 희생이 진정한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봉사해야 해요. 돈과 힘이 없어도 나눌 수 있어요. 순수한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김재성 팀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커피’와 ‘장애’라는 두 가지 그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장애청년을 고용한 커피점 혹은 바리스타로 꿈을 키우는 장애청년의 이야기는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비장애인이면서도 장애인 운동가 못지않은 의식을 가진 직원들로 이뤄진 커피 프랜차이즈가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머지않아 100호점이 탄생한다니 반가울 따름입니다. 저렴하고 질 좋은 커피를 마시면서 장애어린이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면 더착한커피를 찾아가 보세요. 1석2조의 행복을 마실 수 있습니다.
*글= 정담빈 간사 (홍보사업팀)
*사진= www.더착한커피.com, 정담빈 간사 (홍보사업팀), 푸르메재단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