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한 Smart, 스마트폰
Series Opening “영리해져라! 모두를 위하여...”
며칠 전 출근길 지하철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띠띠띠 띠또띠띠 띠또띠또” “여보세요? 저 지금 가고 있습니다. 여기가… 음 이제 동대문 운동장근처네요.”
정확한 전화기 버튼음. 뒤이은 짧지만 우렁찬 통화소리가 끝난 이후에 모두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합니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던 사람들조차도 “뭐지?”하는 눈빛으로 시선을 보냅니다.
하지만 그 분은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또 전화기를 누릅니다. 전화기의 버튼 누르는 소리로 볼 때 스마트 폰은 아니고 일반 피쳐폰(feature phone, 스마트폰 이전의 전화기의 통칭)을 사용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요즘 듣기 어려워진 피쳐폰의 낯선 버튼음은 누구나 한 번쯤 돌아보기에 충분했습니다.
“띠또띠 띠또또또 띠또띠띠” “여보세요? 응, 난데 어디 들렸다가 가서 좀 늦을 것 같아. 11시까지는 갈게.”
그리고 또 한 번의 버튼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의 시선에 짜증이 섞입니다. 저도 무의식적으로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장애인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어서 앞을 볼 수 없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지하철의 모든 사람들의 짜증이 이해로 바뀌었습니다. 버튼음을 없애지 않은 것은 그 버튼음으로 어떤 번호를 눌렀는지 인지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문자를 보내거나 볼 수 없기에 음성으로 통화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피쳐폰(Feature Phone)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스마트폰(Smart Phone)이전에 나온 휴대폰을 말합니다. 스마트폰보다 저기능과 정형화된 UI(User Interface:사용자환경)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비하면 ‘옛날’, ‘구식’, ‘불편한’ 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휴대폰입니다.
반면 스마트폰은 피쳐폰에서는 상상하지 못하는 수많은 기능들과 확장성으로 인해 개인통신생활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습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이메일도 보고, 날씨도 확인하고, 인터넷도 하고, 사진도 찍어서 SNS로 편리하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쳐폰에는 있고 스마트폰에는 없는게 있습니다. 그것은 숫자 5번 위에 기준위치를 표시하는 돌기입니다. 스마트폰에는 없습니다. 터치스크린에서는 이런 기능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장애인들에게는 작지만 큰 불편입니다.
이런 불편 뿐 아니라 처음 스마트폰을 구입하였을 때의 불편함도 큽니다. 점자나 음성서비스는 커녕 일반 사용설명서조차 없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알아서 써라”, “모르면 사용하지 말라”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스마트폰의 복잡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은 장애인에게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주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의 모든 사람의 손에 들려있는 똑똑이폰(Smart Phone)이 장애인을 위한 배려를 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모두를 위한 똑똑이가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면피성의 단순한 편의기능만이 아닌 설계나 기획, 제조 단계에서부터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스마트폰 전문 연구업체에 따르면 2009년 1.7%의 불과했던 스마트폰 보급률이 2012년 하반기에는 80%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번에 연재를 통해 이 시대를 살면서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스마트폰과 하루에도 수백 개씩 쏟아져 나오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응용프로그램, 이하 ‘앱’)들 중 장애인을 위한 유용한 앱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스마트폰의 기능들은 무엇인지 짚어보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스마트 폰은 더 영리해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를 위한 영리함이어야 합니다. 더 작아지고 더 편리해지고 더 빨라지는 것 이전에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LTE(Long Term Evolution) 긴 시간의 진화를 통해 빠른 적응력을 가진 집단뿐 아니라 모두 든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영리한 스마트폰이 되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스마트폰과 장애인 이야기, 편리하고 유용한 앱, 제조업체들이 고려해야 할 기능들, 그리고 발전하는 IT기기에 꼭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글=한상규 온라인사업팀장
[목 차]
Series Opening “영리해져라! 모두를 위하여...”
장애인을 위한 Smart, 스마트폰 #1 “모두를 위한 Smart”
장애인을 위한 Smart, 스마트폰 #2 “장애인을 위한 유용한 앱 소개”
장애인을 위한 Smart, 스마트폰 #3 “긴 진화(Long Term Evolution)를 통한 배려”
장애인을 위한 Smart, 스마트폰 #4 “Speed? Ability? and...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