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나눔’이다-이정선 후원자
↑ 왼쪽두번째 이정선 후원자
“민이가 두 발로 서서 걷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감격했습니다. 저에게는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처음 발을 딛는 모습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한방센터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푸르메재단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정선님. 장애어린이들과 함께 한 시간 동안 자신의 내면을 든든하게 채울 수 있었다는 우리 시대의 청년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꼭 붙들고 살겠다는 이정선님은 사회에 나와 처음으로 받은 월급을 떼어 정기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취업은 ‘또다른 출발점’이라는 당찬 젊은이의 한 마디가 여러가지 뜻으로 다가옵니다. 푸르메를 사랑하는 푸른 젊은이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로 부터 감사장을 전달받는 이정선 후원자
한방센터와 인연을 맺게 된 까닭은?
3년간 준비했던 고시공부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몸을 바쁘게 움직이며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갖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와 뜻이 맞아 자원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졸업하기 전 학과공부 외에도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학교 내 사회봉사센터의 추천으로 푸르메재단을 알게 되었고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처음 하는 자원봉사, 만만치 않았을 텐데요?
자원봉사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장애아동을 겪어본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지, 또한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푸르메재단에 나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일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어려움이나 고민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편안함과 친숙함을 느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을 위해 자원봉사를 한다는 느낌이 아닌 오히려 제가 관심 받고 배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씩씩하고 밝게 자라나는 아이들과 희망을 잃지 않고 가족을 아끼는 그 부모님들, 늘 웃으면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내는 간사님들과 다른 자원봉사자들을 보며 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푸르메재단과 함께 한 시간은 과일이 여물어가듯이 자신을 단련하고 내실 있게 채우는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어떤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나요?
자원봉사를 하면서 평소엔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늘 주변에 있었지만 관심 갖지 않고 지나쳤던 것들일 것입니다. 바로 우리 주변에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이웃이 얼마나 많은지, 주변과 더불어 살려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자원봉사’라고 하면 거창하고 큰 뜻이 있는 사람들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푸르메를 통해 이러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자원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지, 어떠한 형태로든 다른 사람을 돕고 더불어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건강과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달은 점입니다. 평소에는 너무나 당연해서 깊이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이었습니다. 자원봉사활동 이후 건강한 신체를 물려주신 부모님께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제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최 민 군이 스스로의 두발로 일어서서 걸었을 때 입니다. 항상 어머니의 품에서 얌전하게 앉아있던 민이가 약간은 서툴지만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일어나 한걸음 한걸음씩 걷는 모습을 보며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마치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딛는 암스트롱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기쁨과 가슴 벅참을 느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서로 축하하고 기뻐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이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를 받은 최 민 군과 그 가족들, 푸르메재단 분들의 굳은 의지와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희망과 긍정의 힘을 믿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부딪힐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월급을 받자마자 후원을 시작해주셨네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피치 못하게 자원봉사활동을 예정보다 일찍 마치게 되었고 늘 마음에 아쉬움으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훗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심은 제 스스로 취업에 대해 동기를 부여하는 원동력이자 제가 그리는 취업 후의 모습이었습니다. 당당한 사회인이 되어 다시 푸르메재단의 문을 두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첫 월급을 받고 제일 먼저 후원신청을 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모든 푸르메재단 식구들이 축하해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셔서 저 또한 제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푸르메재단과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사회 첫 발을 디딘 새내기의 각오가 있다면?
취업은 결승점이 아닌 출발점이라 생각하고 초심을 잃지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출발점에 서기까지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앞으로의 여정도 만만치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서 ‘오늘 하루 신입사원답게 힘차게 인사하고 밝은 표정으로 지내자’고 결심합니다.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적극적인 자세로 부족하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업무수행 능력은 물론, 인맥관리와 체력관리, 자기계발 등 저를 갈고 닦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책임감 있는 시민의 의무를 다하고,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고자 푸르메재단은 물론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은 하루라도 빨리 제 몫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원이 되는 것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푸르메 재단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푸르메재단의 창설 목적인 재활병원 건립을 꼭 성공적으로 이루길 바랍니다. 후원자의 한 사람으로서 푸르메의 이념과 가치에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이루기 위해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바라는 점이라면 처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만 해달라는 것입니다. 자원봉사자의 의무뿐 아니라 봉사자의 권리까지 알려준 푸르메재단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나눔은 ( )다?
나눔은 ‘나눔²’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칼프의 법칙을 아시나요? 메칼프의 법칙이란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고 합니다. 나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사람이 나눔을 실천하면 이는 거미줄처럼 네트워크를 타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누면 나눌수록 그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거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10년 후, 어떤 모습으로 살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지금은 제 삶의 지향점을 찾아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삶의 작은 것에도 의미를 발견하고 소중함을 느낄 줄 아는 소박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글=이경희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