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함께할게요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함께할게요
장애인과 지역사회를 잇는 종로장애인복지관
김은영 관장&김상현 국장 인터뷰
“지역에 계신 장애인과 그 가족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도록 힘쓰겠습니다.”
지난 1월, ‘2025년 푸르메 우수기관’을 수상한 종로장애인복지관을 대표해 김은영 관장이 나눈 소감입니다. 사람 중심의 지원, 장애인 당사자의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종로장애인복지관. 2012년 개관한 후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요. 종로 지역의 당사자와 가족들의 이웃을 자처하며 현장을 지켜온 김은영 관장과 김상현 국장으로부터 종로장애인복지관의 지난 시간,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습니다.
종로장애인복지관 김은영 관장(왼쪽)과 김상현 국장
‘지원자와 당사자’보다 ‘도움 주고받는 이웃’으로
‘시간이음 서로이웃’ 사업 활동 모습. ‘시간은행 노래모임’(왼쪽)에서는 성악을 전공한 지원자를 통해 노래를 배우며, ‘시간은행 탁구모임’(오른쪽)에서는 발달장애 청년이 탁구를 가르친다.
종로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 당사자의 삶은 물론 그들이 속한 사회의 변화도 바라봅니다. 당사자와 그 환경은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일상동행, 건강문화지원, 낮 활동지원, 일자리지원팀으로써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당사자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도록,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자연스러운 접점을 만들어 나가는 중입니다.
복지관의 주요 사업인 ‘시간이음 서로이웃’은 당사자가 지역 주민과 서로 돕는 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하도록 지원합니다. 이웃을 도운 시간을 타임뱅크 플랫폼에 화폐처럼 적립하고, 적립한 시간만큼 이웃으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지요.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 이웃’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김은영 관장은 “대부분 당사자를 돌봄 대상으로만 바라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고유한 강점이 있어요. 당사자 본인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사자와 지원자’라는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야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맡은 역할을 해내면서 장애인 당사자의 주체성도 높아집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가 사회에 이바지할 점이 무엇일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여러 역할과 관계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올해는 장애 유형 맞춤형 특화일자리사업에도 집중하면서 당사자의 사회 참여 영역을 넓혀 보려고 합니다.
김상현 국장은 “탁구 교실을 연다고 하면, 탁구를 치고 공을 줍거나 내부를 정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또 요리를 좋아하는 당사자가 있다면 레시피를 알려주는 행사를 마련할 수 있죠. 요리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을 기대하면서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사자 개인의 삶에 더 집중
특화일자리사업으로 맞춤형 직무 배치를 통해 활동 중인 당사자 모습
종로장애인복지관에서는 지원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부터 당사자에게 의견을 구하고, 그 진행도 맡깁니다. 지역 투어를 비롯해 장애 이해 교육까지 시각장애인,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가이드로 나섰지요. 이동식 경사로 설치 매장을 조사한 ‘무장애 지도’나 점자 메뉴판을 만드는 프로젝트의 모니터링에도 참여했습니다. 그렇게 당사자들은 자신의 일상을 직접 나누면서 소통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복지관 문을 연 지 14년, 그간 장애인 복지 트렌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이전에는 서비스, 지원, 돌봄 등 기관 중심의 프로그램을 강조했다면 지금은 당사자 개인의 변화에 더 집중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임을 느껴요. 지원 프로그램을 권유하기보다, 당사자가 생활하는 환경을 먼저 살펴보려고 해요. 관계를 쌓으면서 그들의 선택을 더 존중하고요. 프로그램 실적을 쌓는 것이 아닌, 한 사람의 삶을 지원하는 것이니까요.”
김은영 관장은 오랜 시간을 들이더라도 당사자가 만족하는 지원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복지관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도록 도와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종로다움을 디자인하다

성인 전환기 직업교육에 참여한 당사자들의 모습
종로장애인복지관은 전환교육에도 힘을 기울입니다. 청년기 성인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자기 주도형 맞춤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요. 안정적인 성인기 진입을 위한 직업교육으로 직장 내 안전사고, 면접 준비, 근로 유지에 대한 사항 등을 안내합니다. 이 밖에도 중장년, 노년 등 생애 주기별로 다양한 전환 시기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합니다. 이 모든 것이 지역 중심의 자립 역량으로 이어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2026년 종로장애인복지관이 내세운 슬로건은 “종로다움을 디자인하다”입니다. 종로구의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해온 만큼, 앞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찾아 더 발전시켜 보려는 의지입니다. 김 국장은 “저희는 당사자를 가장 가까이서 만나요. 이 일의 가치를 알리는 게 저희 역할입니다. 언제든지 당사자와 동행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 되길 바라요. 당사자들이 자기 권리를 누리고,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양한 관계들을 이루어가도록 현장에서 열심히 뛰겠습니다.”라며 다짐을 전했습니다.
이어 김 관장도 당사자의 동반자로 지낼 종로장애인복지관의 미래를 강조했습니다. “아직 복지관은 지원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이용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해요. 하지만 저희는 여기서 보내는 시간뿐 아니라, 당사자의 일상 전부를 함께하고 싶어요. 돌봄 가족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으로, 평생 동반자로 함께 갔으면 해요.”
글=최고은 대리(푸르메재단 마케팅팀)
사진=푸르메재단, 종로장애인복지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