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엔리트 재활병원(3) [독일재활시설연수-제3편]
회엔리트 재활병원 마지막회입니다.
이곳은 작업치료실입니다. 작업치료란 근육이나 관절을 이용해 운동을 함으로써 치료하는 과정입니다. 지금 이 분은 어깨와 목이 불편한 분인데 양 손바닥에 수건을 대고 천천히 원을 그리고 있습니다. 거울에 비치는 노란 옷 입은 분이 치료사입니다. 치료사와 환자가 계속해서 움직임에 따른 통증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운동의 크기와 양, 방법을 조절합니다.
▲ 머리 위로 손을 올려 나사를 돌리거나 손잡이를 당기는 등의 동작을 통해 치료를 하는 기구입니다.
▶ 작은 구멍에 물건을 끼우거나 공을 굴리거나 콩알 같은 작은 알갱이들을 집어서 분류하거나 하는 여러가지 작업치료 도구들이 있습니다.
치료사가 환자의 상태에 맞게 보정용 아대를 직접 제작하고 있습니다. 열을 이용해 재질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서 오리고 구부려서 환자의 손에 딱 맞는 아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완성된 아대입니다.
환자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 치료과정입니다. 환자의 잘못된 지식이나 습관으로 인해 상태가 다시 나빠지지 않도록 기본적인 원리부터 교육시킵니다. 이 분들은 척추장애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분들인데 인체 모형을 보면서 치료사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할머니 치료사 선생님이 너무 멋지셔서 사진 한 장 같이 찍자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환자 중 한 분이 자기하고도 같이 찍자고 하셔서 또 한 장…
정신장애병동의 간호사실입니다. 남자간호사가 카메라를 보고 웃어주고 있습니다. 정신장애병동에서는 의사, 간호사, 치료사 모두 가운이나 유니폼을 입지 않습니다. 의사 가운만 보면 발작을 일으키거나 도망치는 환자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술치료실입니다. 위의 그림은 정신장애 환자들이 공동작업한 작품입니다.
이곳은 점토, 색종이, 옷감 등 여러 재질을 이용해 만들기, 꾸미기 등을 하는 미술작업실입니다. 보통 치료사와 함께 작업치료를 하지만 빈 시간에 이렇게 환자 혼자 미술작업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이분은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번쩍해도 옆으로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물감 섞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
1시간 정도 인터뷰를 포함해 병원 전체를 둘러보는 데 4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규모가 크기도 했지만 구석구석 살펴볼 것도, 놀라고 감탄할 것도 너무나 많았습니다. 모든 게 완벽해 보여서 오히려 좌절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진료실 앞 복도 양 옆에 바글바글 모여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입원실에는 환자 병상 밑에 보호자용 침상이 아예 준비돼 있어서 환자 가족이 거기서 자고 씻고 밥 해먹으면서 마치 노숙자처럼 생활하는 병원 풍경이 익숙한 우리로서는 이런 곳이 병원이라는 사실 자체가 믿어지지 않고, 더군다나 큰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재활병원이 이렇게 최고급 시설로 꾸며져 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사회 전체가 투자하지 않고서는, 즉 개인이나 기업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더욱 확실하게 했습니다.
첫 방문지에서 예상보다 길어진 바람에, 다음 스케줄에 맞추려면 저녁도 포기하고 달려가야 했는데, 달리는 차 안에서 모두 말이 없었습니다. 보통 새로운 곳에 와서 처음으로 뭔가를 보고 나면 서로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말이에요… 다들 머릿속에 같은 생각을 했나 봅니다.
다음 스케줄은 뮌헨 시내에 있는 페니히파라데 재단으로 가서 클럽 “장애인과 친구들” 정기모임에 참석하는 것입니다.
(다음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