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그리고 나에게 건넨 응원

KT스카이라이프와 함께한 
비장애 형제자매 예체능 교육비 지원사업 워크숍


11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늦가을 찬바람을 뚫고 중・고등학생들이 하나둘 푸르메센터에 도착합니다. 언뜻 무뚝뚝해 보이는 얼굴엔 묘한 설렘과 기대가 담겼습니다. 이곳은 KT스카이라이프와 함께하는 비장애 형제자매 예체능 교육비 지원사업 워크숍 ‘치어 업 투게더(Cheer Up Together)’가 열리는 현장. 장애가 있는 형제・자매와 함께 성장한 청소년 16명,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 온 가족, 멘토, 진행자까지 6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름도, 나이도, 사는 지역도, 관심사도 전부 다르지만, 말없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와 함께하는 비장애 형제자매 예체능 교육비 지원사업 워크숍 ‘치어 업 투게더(Cheer Up Together)’ 현장KT스카이라이프와 함께하는 비장애 형제자매 예체능 교육비 지원사업 워크숍
‘치어 업 투게더(Cheer Up Together)’ 현장


재능 펼치며 서로를 응원한 시간


“자, 같은 테이블에 앉은 친구들이 한 조가 되는 거예요. 이제 운명 공동체야. 정답을 알 것 같으면 바로 다 같이 손 들면서 조 이름을 크게 외쳐요!”


짧은 오리엔테이션으로 조용히 시작된 워크숍은 사회자인 MC창영 님의 경쾌한 목소리와 함께 분위기가 반전되었습니다. 신나는 게임으로 가득한 레크리에이션 시간. 어색하던 표정도 점차 풀리고, 움츠렸던 어깨도 펴졌습니다. 비슷한 연령대로 구성된 네 개 조는 손을 맞잡으며 빠르게 가까워졌습니다.


“답이 뭐지? 너 알 거 같아?”
“야, 일단 손부터 들어!”


아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게임을 풀어가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누군가의 형이나 누나, 언니, 동생이 아닌 그저 ‘나’로서 온전히 즐긴 시간이었지요.


모두가 함께 즐긴 레크리에이션모두가 함께 즐긴 레크리에이션


레크리에이션 후 펼쳐진 ‘지원자 STAGE’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인 박강현 군과 이송연 양이 K-pop 댄스와 정가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혼자 서는 무대는 처음”이라던 강현 군은 혼자서도 무대를 꽉 채우는 멋진 공연을 보여주었고, 언니와 함께 무대에 서본 경험이 많은 송연 양은 정가의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지요.


K-pop 댄스 공연을 펼친 박강현 군K-pop 댄스 공연을 펼친 박강현 군


“내 전공은 미술이야. 웹툰 작가나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어!” 두 친구의 공연을 본 아이들은 옆자리 친구들과 자신의 전공 분야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장애 형제를 가졌다는 것 외에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 바로 예체능 분야 전공자라는 것이죠. 저마다 다른 재능을 가졌지만, 꿈을 향한 노력만은 같습니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냈습니다.


정가의 매력을 보여준 이송연 양정가의 매력을 보여준 이송연 양


“부정적 감정도 내 일부… 스스로 탓할 필요 없어”


레크리에이션 후에는 비장애 형제자매 자조모임 ‘나는’과의 만남이 이어졌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둔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는 시간이었죠. 멘토로 나선 ‘나는’의 이은아 대표는 먼저 자신이 장애 형제와 함께 자라며 겪은 일과 감정을 전했습니다. 힘들게 동생을 돌보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안타까움, 동생의 장애가 부끄러워 놀이터에서 동생을 모른 척하고 도망갔던 일. 이 자리에 모인 아이들도 모두 겪었을 법한 일입니다.


비장애 형제자매 자조모임 ‘나는’의 이은아 대표비장애 형제자매 자조모임 ‘나는’의 이은아 대표


이은아 멘토는 “내 마음의 소리에 내가 먼저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마음을 종이에 적고 함께 이야기해 보자고 권했습니다. “장애 형제나 자매를 생각하면 어떤 마음이 드나요?” 잠시 후 아이들 앞의 흰 종이에는 다양한 감정이 적혔습니다. ‘행복’, ‘기쁨’, ‘즐거움’, ‘사랑’, ‘감사’, ‘자랑스러움’ 같은 긍정적 감정이 있는가 하면, ‘부끄러움’, ‘짜증’, ‘귀찮음’, ‘안타까움’, ‘슬픔’, ‘화남’, ‘걱정’ 같은 부정적 감정도 있었습니다. 이은아 멘토는 “부정적인 감정도 여러분의 일부”라며 “그런 마음이 든다고 해서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지요. 이것이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아이들은 서로에게 한층 더 마음을 엽니다.


“서른 살인 언니가 아기 때 사고로 뇌병변장애를 가졌어. 언니가 첫째인데 장애로 1살 아기인 상태나 마찬가지니까, 엄마도 너무 힘들고. 그 모습을 보는 나도 힘든데, 도울 방법은 없으니까 막막해.” 한 친구의 말에 다른 아이들도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은아 멘토의 강연에 이어 ‘나는’에서 활동하는 정영아·강민희 멘토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진행됐습니다. 멘토 세 사람은 장애 형제를 둔 삶 속에서 겪었던 갈등과 미안함, 책임감 같은 감정들을 솔직하게 풀어냈습니다. "내가 조금만 더 잘하면 우리 가족도 더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웠어요.", "내가 힘들다고 말하는 게 괜히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았어요." 멘토들이 겪어온 이야기는 아이들의 현재와 겹치며 공감과 위로를 전했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 부모님께 나까지 짐이 되지는 말자는 마음에, 제 이야기를 많이 못 했어요. 여러분은 그러지 않길 바라요.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하고, 그것을 말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이기적으로 살라는 게 아니라, 나를 알아가려고 노력하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힘을 기르라는 뜻이에요.”(정영아 멘토)


이은아·정영아·강민희 멘토와 함께한 토크 콘서트이은아·정영아·강민희 멘토와 함께한 토크 콘서트


토크 콘서트가 끝나고 아이들의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제 동생은 자폐성 장애가 있어요. 동생의 이상한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고, 그럴 때 동생이 미워서 싸우고 소리치기도 해요. 그러고 나면 (참지 못한) 제 자신도 미워요.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 아이의 질문에 모두의 시선이 모입니다. 질문을 받고 곰곰 생각하던 이은아 멘토는 한 권의 책을 추천했습니다.


“저도 그런 적이 많았어요. 제 동생은 ‘물’에 집착해서 물을 계속 틀어두거나 변기의 물을 만지곤 했거든요. 그때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템플 그랜딘, 양철북)라는 책이 제게 도움이 됐어요. 저자가 자폐인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직접 쓴 책인데, 그런 행동이 자신의 불안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을 보고 동생을 더 잘 이해하게 됐거든요.”


“어려움 속에도 최선 다하는 친구들, 다 같이 힘내길”


이날의 행사는 비장애 형제자매들이 이야기 나누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자리였습니다. 이송연(17) 양은 “저와 같은 비장애 형제・자매를 만난 것은 처음”이라며 “가족에게도 못한 이야기를 또래에게 정말 편하게, 부끄러움 없이 얘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송연 양은 8세 때 경기민요 전수자인 언니를 따라 민요를 시작해 현재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서 정가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와 함께하는 비장애 형제자매 예체능 교육비 지원사업을 통해서는 전공 분야는 물론 무용・청음 등 레슨을 받으며 실력을 높였습니다. 송연 양은 “어려움 속에도 최선을 다해 자신의 길을 가는 친구들에게 다 같이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김성현(15) 군은 “멘토와의 대화를 통해 장애 형제와의 소통법 등 궁금했던 점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성현 군은 지난 5월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육상 800m, 1500m 부문에서 은메달을 획득하고, 지난 10월 열린 바레인 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에서도 5위를 기록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 지원을 통해서는 운동화 등 장비를 마련하며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모두 다르지만 서로 닮은 아이들. ‘내가 더 잘해야지’라는 책임감에 가려졌던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본 오늘이 이들의 미래를 밝히는 작은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비장애 형제자매들이 자신의 꿈을 놓지 않도록, 그리고 서로에게 든든한 연결망이 될 수 있도록 푸르메재단과 KT스카이라이프가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Cheer Up Together!


글・사진=오선영 부장(마케팅팀)


상세보기
X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대한 동의

1. 수집항목: 이름, 이메일, 성별, 연령

2. 수집 이용 목적: 광고성 정보 발송(푸르메재단 소식 등)

3. 보유 이용기간: 동의 철회 시까지

4. 개인정보 처리위탁

제공대상 개인정보 이용목적 개인정보 항목
스티비 이메일(뉴스레터) 발송 이름, 이메일, 성별, 연령
㈜더블루캔버스 뉴스레터 신청 이름, 이메일, 성별, 연령

5.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한 동의 거부권이 있으나 거부 시에는 뉴스레터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