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게 가장 즐거운 사람입니다
[오늘도 굿잡] 푸르메소셜팜 청년 농부 최도정 씨의 하루
갑작스러운 추위와 함께 눈이 내리던 3월의 어느 날. 아침 찬바람을 맞으며 차를 몰고 푸르메소셜팜으로 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하는 게 가장 즐거운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푸르메소셜팜 직원 최도정 씨입니다. 누군가에겐 주말이 황금 같은 시간이지만, 그에게는 이곳으로 출근하는 평일이 황금보다 더 소중한 날입니다. 입사 2년 차 ‘프로직장인’ 도정 씨의 하루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 7:30 AM – 누구보다 먼저 시작하는 하루
“가장 가까이 사는 사람이 가장 늦는다던데, 저는 반대예요.”
도정 씨는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집을 나섭니다. 정해진 출근 시간은 8시 30분, 집에서 푸르메소셜팜까지는 차로 5분 거리이지만 그는 늘 한 시간가량 일찍 출근해 제일 먼저 출근 도장을 찍습니다.
멋진 운전 실력을 선보이며 안전하게 푸르메소셜팜에 도착한 도정 씨는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온실로 향합니다.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농장의 고요함 속에서 도정 씨는 방울토마토 줄기를 하나하나 살피며 하루를 준비합니다.
함께 일하는 근로지원인 선생님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습니다. “도정이는 매일 아침 일찍 와서 농장을 둘러보고 오늘 할 일을 미리 확인해요. 참 부지런한 친구예요.” 근로지원인 선생님과 함께 방울토마토 상태를 확인하는 도정 씨의 눈빛에서 푸르메소셜팜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엿보입니다.
🕖 8:30 AM – 업무 시작
“안녕하세요!” 조용하던 농장은 어느새 동료들의 발걸음 소리와 인사 소리에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눈이 내린 탓에 셔틀버스 도착이 조금 지연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오전반 동료들은 모두 제시간에 모였습니다.
함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업무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도정 씨가 특히 기다려온 날,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는 날입니다.
“방울토마토가 너무 좋아요. 그냥 이 일 자체가 좋아요.” 반복되는 일이 지루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망설임 없이 환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일에 관한 어떤 질문에도 도정 씨의 대답은 늘 따뜻하고 한결같습니다. “일하는 게 좋아요. 방울토마토가 좋고, 그냥 다 좋아요.”
🕦 10:30 AM – 함께 웃는 시간, 가장 소중한 순간
휴식 시간이 되자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휴게실로 향합니다. 큼직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도정 씨 곁으로 하나둘 모였죠. 광채 씨는 다정하게 어깨를 주물러주고, 효명 씨는 옆자리에 앉아 끊임없이 이야기를 건넵니다. 오전반의 홍일점 수연 씨는 그를 “멋진 왕자님”이라 부르며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휴게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도정 씨와 효명 씨
도정 씨의 인기 비결은 단순합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마음을 전하는 것’. 항상 솔선수범하며 동료를 세심하게 챙기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모습이 동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도정 씨를 중심으로 피어난 웃음꽃은 시들 줄 모르고, 휴식 시간 내내 계속됐습니다.
🕧 12:30 PM – 점심 시간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일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덧 퇴근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푸르메소셜팜 직원들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하루 4시간씩 근무합니다. 간단한 종례를 마친 후, 동료들과 함께 구내식당으로 향하는 도정 씨. 그는 먹을 만큼만 정갈하게 담고 조용히 식사를 시작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뭐예요?”라는 질문에 도정 씨는 “저는 그런 거 없어요. 그냥 모든 음식이 맛있고 좋아요”라고 대답합니다. 특별한 메뉴를 기대하기보다는, 음식에 담긴 정성과 노력을 알고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즐깁니다.
🕒 1:00 PM – 퇴근길
도정 씨는 가장 먼저 출근하는 직원이지만 가장 늦게 퇴근하는 직원이기도 합니다. 먼저 퇴근하는 동료들을 배웅하고, 다시 휴게실에 들러 근로지원인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느새 출근한 오후반 동료들과도 인사하고 나면 이제 도정 씨가 퇴근할 시간입니다.
도정 씨는 출퇴근을 자가용으로 합니다. 어느덧 운전 경력 10년 차, 이제는 제법 노련한 베테랑이 됐습니다. “운전 중엔 음악도 안 들어요. 사고 날까 봐요.” 백미러와 전방만을 주시하며, 제한 속도를 철저히 지킵니다.
운전을 배우게 된 계기를 묻자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더 발전하려면 이동이 자유로워야 하잖아요. 그래서 아버지께 운전을 가르쳐달라고 했어요.” 운전을 배우고 싶다는 말에 아버지는 걱정하기보다는 아들의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먼저 응원해주었습니다. 도정 씨가 세상과 부딪히며 조금씩 성장하길 바랐던 아버지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자립의 첫걸음이 될 거라 믿었습니다.
도정 씨에게 푸르메소셜팜 입사를 권한 것도 같은 마음에서였습니다. 아들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회 안에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길 바랐습니다. “도정이는 말 표현이 조금 서툴 뿐, 항상 무언가를 해내는 힘이 있는 아이였어요. 남에게 해코지하지 않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지요. 그냥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해요. 푸르메소셜팜은 이런 도정이가 사람들 속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길을 열어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일흔을 앞둔 아버지는 자신이 언제까지나 아들의 곁을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바랐습니다. 아들이 혼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기를요.
도정 씨와 아버지
장애인의 자립은 당사자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스스로 설 수 있는 환경과 함께할 공동체가 있다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당당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푸르메소셜팜은 그냥 ‘일터’가 아닙니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자립의 뿌리를 심는 곳입니다. 일을 통해 하루하루를 보람 있게 채우고, 동료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행복을 나누는 소셜팜 직원들의 모습 속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재하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오늘도 도정 씨는 그 안에서 자신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세상의 풍파가 그를 흔들더라도, 이곳에서 쌓아올린 단단한 일상과 관계가 그를 다시 일으켜줄 것입니다.
도정 씨의 빛나는 하루를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글, 사진= 임하리 사원 (마케팅팀)
*영상= 김홍선 차장 (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