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불씨를 지피다
2024 하나금융나눔재단 장애자녀 가족상담·심리치료비 지원사업
“한때는 평범하고 다정다감한 남편, 건강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는 꿈을 품고 산 적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행복한 날이 하루도 없어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 아이의 어머니 양승연 님(가명)
삶의 한가운데서 길을 잃어버린 네 아이의 어머니가 있습니다. 학교 폭력의 상처로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는 첫째 도현이,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두 딸, 그리고 자폐성 장애를 가진 막내 가을이까지, 네 아이를 홀로 돌보는 엄마 양승연(가명) 씨의 삶은 버겁습니다. 내내 웃고 있었지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과 목소리에 힘겨움이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19살 꽃다운 나이에 결혼해 도현이를 막 낳았을 때만 해도 양승연 씨에게 행복은 손에 잡힐 듯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말과 행동은 날이 갈수록 거칠어졌고, 아이들에게까지 폭언이 시작되자 양승연 씨도 더는 참지 못했고 집안은 수시로 전쟁터가 됐습니다. 상처로 얼룩진 나날이 이어지면서 어머니와 아이들 모두 살아갈 의미를 잃었습니다. 도현이는 스스로를 방에 가뒀고, 둘째 은별이는 학교에서 고개를 숙인 채 입을 떼지 않습니다. 셋째 보배는 초등학교 3학년 이후 등교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가을이에게도 자해를 하는 등 문제행동이 나타났습니다.
세 딸의 밝았던 어린시절
이런 사정을 아는 양주장애인복지관에서 양승연 씨에게 가족 상담을 권유했습니다. 어머니는 조심스러웠습니다. 아이들 속마음을 몰라 답답하던 중에 몇 번 생각은 해봤지만 비용도 부담스러웠고, 한편으로 아이들 상처를 괜히 더 헤집는 게 아닐까 걱정도 됐습니다.
때마침 푸르메재단과 하나금융나눔재단에서 장애 자녀를 키우는 가족을 위해 심리상담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비용 부담을 덜게 된 양승연 씨는 용기를 내어 아이들과 함께 가족상담을 받았습니다. 전문가가 집으로 찾아왔고 아이들과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오래 묵은 상처들은 깊이 곯아서 깃털 같은 자극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주었습니다. 결국 도현이와 은별이는 중도에 상담을 포기했습니다. 보배 역시 입을 여는 것을 힘겨워했지만, 다행히도 끝까지 상담을 받았습니다. “마음을 위로해줄 사람이 없어서 슬프다”고 말했다는 보배. 자신의 마음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겁니다.
양승연 씨는 “한 집에 살아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고, 가끔은 내 마음도 잘 모르겠다”며 “힘겨운 삶을 보내는 가족들에게 이런 심리상담비 지원은 간절하고 꼭 필요하다”고 얘기합니다.
어머니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 “그저 아이들이 스스로의 역할을 해내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 소원이에요. 그렇게 버티다보면 언젠가 우리 가족에게도 행복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힘겹게 네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 양승연씨에게는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길잡이가 되어줄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하나금융나눔재단이 내민 손길은 이 가족에게 희망을 찾는 불씨가 됐습니다. 겨우 찾아낸 작은 불씨가 다시 꺼지지 않도록 모두가 함께 지켜주세요.
*글= 지화정 과장 (마케팅팀)
*사진= 지화정 과장, 양승연 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