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립을 꿈꾸는 이유

[무이숲 2주년] 장애직원 인터뷰


 


8월 9일, 두 돌을 맞은 무이숲의 시작부터 함께한 직원인 장정규(24) 씨와 원유림(26) 씨에게 일과 삶, 꿈에 대해 물었습니다.



자유로운 연애를 꿈꾸는
카페부 장정규 직원


2021년 푸르메소셜팜에 입사한 정규 씨는 2022년 무이숲이 문을 열면서 자리를 옮겼습니다. 푸르메와 무려 3년을 함께한 소중한 직원이지요. 농사는 처음이라 입사 당시에는 겁부터 났답니다. 하지만 이제는 동료들과 어울려 일하고 노는 게 너무 좋습니다. “가장 즐거울 때는 퇴근하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셔틀 차량이 출발하기 전까지의 시간이에요. 동료들이 다 만나는 시간이니까요. 대화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면서 놀아요. 그런데 일할 때도 즐거워요.”



카페부에서 일하는 정규 씨의 업무는 손님들이 다 먹고 가져다준 쟁반 정리와 테이블 닦기, 설거지가 대부분입니다. 가끔 음료를 만들기도 하고요. 가장 자신 있는 음료는 ‘사과당근주스’랍니다. 물론 무이숲 시그니처인 ‘토마토주스’도 능숙하게 만들고요. “일하는 건 다 즐겁지만, 음료 만드는 게 제일 재밌어요.”


정규 씨는 월급을 직접 관리합니다. 먼저 저축하고 나머지를 용돈으로 쓰는데, 가끔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기도 한답니다. “돈을 번다는 게 너무 즐거워요. 자유롭게 돈을 쓸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모아서 집이나 차를 살 수도 있으니까요.”



정규 씨에게 자립은 ‘자유’입니다. “혼자 살고 싶어요. 더 자유롭게 놀고 싶고, 연애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나중에는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싶어요.”


당장 하고 싶은 건 수학여행으로 갔었던 부산을 친구들과 다시 한번 다녀오는 것입니다. 그때를 위해 정규 씨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내 집 마련으로 독립을 꿈꾸는
베이커리부 원유림 직원


유림 씨는 자타공인 무이숲 베이커리부의 에이스입니다. 일도 빠르게 배우고 손도 빠르죠. 오전 8시 30분에 와서 4시간 동안 유림 씨가 만드는 빵만 해도 10가지 가까이 된답니다. “제일 먼저 샌드위치부터 만들어요. 그리고 소금빵을 만들고, 피자빵 만드는 동료들 도와주고, 커피번이랑 토마토 포카치아도 만들어요.”


가장 재미있는 일은 샌드위치 만들기입니다. “아침에 고객들이 든든하게 먹어야 하니까 열심히 만들어요. 재료를 쌓는 게 재밌어요.”


물론 힘든 일도 있답니다. 아이스크림이 가득 채워진 통을 지하 1층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1층의 카페로 올리는 일입니다. 이 통이 꽤 무겁다네요. 반전은 원래 유림 씨 업무가 아니라는 것. “카페에서 일하는 다희 언니를 도와주는 거예요. 너무 무겁잖아요.” 확실히 작은 몸집의 다희 씨 혼자 옮기기는 힘들었을 것 같네요. 동료를 생각하는 유림 씨의 마음이 너무 예쁘죠?



최근 베이커리를 총괄하는 원동화 부장이 여름휴가를 다녀왔나 봅니다. 부장님의 잔소리가 없어서 베이커리부가 조금 조용했대요. 하지만 호랑이 없는 숲에선 여우가 왕이라죠? 유림 씨가 바로 그 여우랍니다. “부장님이 없으면 제가 동료들한테 잔소리해요. 똑바로 하라고요.”


유림 씨는 무이숲 입사 전 주민센터의 코로나 선별진료소를 거쳐 장애인복지관 내 카페에서 일했습니다. “지루하고 재미없었어요. 카페는 계속 서 있어야 해서 힘들었고요. 무이숲은 동료들이랑 일하니까 재밌어요.



월급 대부분은 적금을 붓고 얼마 안 되는 용돈은 거의 조카 선물로 나갑니다. “엄마 생신 때 꽃다발을 드린 적이 있어요. 고맙다며 우시더라고요.”


유림 씨에게 자립은 ‘오랜 꿈’입니다. “집이랑 차를 사서 독립하고 싶어요. 조카들이 매일 집에 오는 게 좋기도 한데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아빠는 조금 더 기다려 보래요. 아직은 아니라고요.”


그 꿈에 다가서기 위해 유림 씨는 더 열심히 일하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싶습니다. “손님이 많아져서 무이숲이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서른 살 넘어서까지 오래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



» 직원이 추천하는 무이숲 베스트 메뉴는?



- 원유림 직원
“음료는 애플망고스무디를 추천해요. 빵은 갈릭크림치즈베이글이요. 제가 만들었지만 진짜 맛있어요!”


- 장정규 직원
“저는 딸기스무디가 제일 맛있어요. 빵은 가장 인기 있는 토마토피자빵이요.”



*글, 사진= 지화정 과장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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