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VORITE, 순간의 기록

‘잼잼레코드’ 김지애 대표 인터뷰


 


찰칵찰칵, 연신 터지는 셔터음과 아이들 특유의 높고 청량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이곳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마련된 간이 스튜디오입니다.


 ‘잼잼레코드’ 김지애 대표 인터뷰
김지애 대표의 작품 ‘MY FAVORITE’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눗방울을 가리키며 웃는 아이와 의자에 앉아 멋진 포즈를 취하는 아이, 자신의 춤 솜씨를 선보이는 아이…. 스튜디오에 모인 아이들이 저마다 특별한 시간을 보냅니다. 맑고 순수한 그 모습에 지켜보는 어른들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걸립니다.



촬영장을 오가는 여러 스태프 중, 카메라를 손에 들고 어린이와 교감하는 한 포토그래퍼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띕니다. 장애어린이들의 아름답고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고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찾은 ‘잼잼레코드’의 김지애 대표입니다.


“나와 타인을 위한 좀 더 나은 삶을 꿈꿔요”


서울 은평구의 사진 홍보가로도 활동하는 김지애 대표는 인생의 큰 가치 중 하나로 ‘공헌’을 꼽습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나와 내 가족, 내가 사는 지역을 위해 공헌할 수 있길 마음속 깊이 바라왔고, 조금씩 실현하고 있었지요.


푸르메재단은 그녀의 블로그를 통해 그 가치관을 알게 됐고, 마침 예정돼 있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환아들의 촬영을 함께해 보자고 그녀에게 제안했습니다.


 잼잼레코드 김지애 대표
잼잼레코드 김지애 대표


“어느 날 카카오톡 채널의 알림이 울렸습니다. ‘푸르메재단’이라는 단체에서 메시지가 왔죠.”


자녀의 치과 진료와 병원 내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종종 들렸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병원에서 장애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을 접하며 장애인을 위한 나눔의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던 때였습니다.


“가치관을 실현할 기회가 주어져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안을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었죠.”


장애어린이의 순간을 기록합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촬영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촬영보다 더 많은 변수가 생기곤 합니다. 특히 ‘장애’를 가졌다면 더욱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가진 장애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오래 찍어왔지만 촬영 전에는 항상 긴장돼요. 매번 상황이나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사진도 작가의 내면을 표현하는 예술의 한 영역이기 때문에, 작가의 생각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오니 더욱 그래요.”


사진 속에 아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촬영 콘셉트를 고민하던 그녀는 사전 질문지를 통해 장애어린이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 결정엔 장애어린이 가족들이 촬영 전 아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촬영 당일 사랑스러운 아이의 순간을 담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던 마음도 함께 담겨 있었지요.


“질문지에 대한 답변을 받고 나니 어떻게 촬영해야 할지 윤곽이 잡혔어요. 답변을 보며 질문 하나하나 꼼꼼히 답변해 주신 부모님의 마음이 감사했고 더 힘을 내서 촬영에 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지요.”


가장 좋아하는 것, 그리고 가족과 함께한 시간


김지애 대표가 결정한 촬영 주제는 ‘MY FAVORITE’입니다. 사전질문지의 답변을 토대로, 제한된 촬영 공간과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한 끝에 나온 주제이지요.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린 그림을 사진 속에 아이와 함께 담기로 했습니다. 아직 혼자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그리도록 안내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그리는 과정도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테니까요.


 ‘MY FAVORITE’ 장애어린이들과 가족들이 그린 그림
‘MY FAVORITE’ 장애어린이들과 가족들이 그린 그림


촬영자와 대상의 교감이 이미지로 표현되는 것이 ‘사진’이라 말하는 그녀는 어떻게 소통해야 아이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지도 고민했습니다. 사전에 푸르메재단 및 푸르메어린이병원 담당자들과 소통하며 신중히 촬영 장소를 정하고, 촬영 현장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장애어린이들의 움직임과 표현에 익숙해지기 위해 푸르메재단과 푸르메어린이병원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영상들을 참고하기도 했지요.


그래서일까요? 그녀가 촬영한 사진들은 하나같이 특유의 섬세함과 아이들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묻어납니다.


촬영 중 한 어린이의 어머니가 남긴 말씀이 떠오릅니다. “아이를 데리고 스튜디오에 갔었는데, 카메라에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해 결국 사진 찍는 걸 포기하고 돌아온 적이 있어요. 그 후로 스튜디오 촬영은 꿈도 못 꿨죠.”


아이가 촬영장에 익숙해지고, 편안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배려와 이해가 있었기에 사진에 기록된 어린이들의 순간이 이토록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것이겠죠.


장애어린이들의 재활치료를 응원합니다.


“아이들을 촬영할 때마다 예쁜 미소와 순수함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진 재능으로 장애어린이의 재활치료를 응원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오늘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하나둘 예쁜 추억을 꺼내보며 웃을 수 있기를 바라요.”



9명의 어린이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을 그리라고 했을 때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그려온 아이도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다른 것을 그려도 된다고 해도 꼭 병원을 그려야 한다며 병원을 그렸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벅찹니다. 마라톤처럼 힘겹고 먼 재활의 여정에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이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는 뜻이니까요.


김지애 대표의 말처럼, 먼 훗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 이날의 사진을 보며 푸르메어린이병원에서 보낸 순간을 즐거운 추억으로 떠올리기를 바랍니다. 나의 어린 시절 사진들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 되길 바랍니다.


 



김지애 대표가 촬영한 장애어린이들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담은 스냅 사진들은 푸르메재단과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홍보 채널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장애어린이들의 재활치료를 응원하기 위해 마음을 써주신 장애어린이 가족과 김지애 대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 = 임하리 사원 (마케팅팀)
*사진 = 김지애 대표(잼잼레코드), 임하리 사원(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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