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기자들의 특별한 취재기

소년중앙 학생기자단의 푸르메소셜팜 취재기


 



벚꽃이 흐드러진 어느 날, 풋풋한 봄 내음을 몰고 특별한 기자들이 푸르메소셜팜을 찾았습니다. 카페 무이숲의 오픈 시간을 한참 앞두고 엄마인 듯 보이는 어른과 함께 아이들이 연이어 입장합니다. 분명 기자들이 취재를 온다고 했는데, 아이를 데리고 온 것일까요? 정작 무이숲 이곳저곳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구석구석 살피는 것은 아이들입니다.


10시, 약속된 시간이 되자 약속이나 한 듯 어른들이 물러서고 아이들 3명이 앞으로 나섭니다. 그렇습니다. 이들이 바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좋은 일터로서 푸르메소셜팜과 무이숲을 취재하러 온 특별한 기자들, 소년중앙 학생기자단(이하 소중 학생기자단)이랍니다. 서로가 첫 대면인지라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지만 아이들 특유의 풋풋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본격적인 취재에 나섭니다.



처음 방문할 장소는 고소한 빵 냄새로 유혹하는 무이숲 지하의 베이커리입니다. 위생상 문밖에서 설명을 듣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장애‧비장애 직원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따라 바삐 움직입니다. 아직 긴장이 풀리지 않은 아이들은 김상우 푸르메소셜팜 기획팀장의 설명에 조심스레 눈을 맞추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자리를 이동해 문화교육센터 1층에 자리한 기부벽 앞에 섭니다. 기부자 이름이 가득한 이곳.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이들이 ‘아이유’ ‘다니엘헤니’ 등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저 알아요!”라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잠시 마주친 조영수 푸르메소셜팜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이동한 곳은 발달장애 직원들이 일하는 가공동. 늘 어른들만 찾아왔던 이곳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나타나자 직원들이 “귀여워요.” “어디서 왔어요?”라고 물으며 관심을 보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푸르메소셜팜의 꽃, 방울토마토가 빨갛게 방울방울 달린 유리온실로 입장합니다. 온 김에 방울토마토 수확을 안 해볼 수 없죠. 준비된 모자를 나란히 쓴 소중 학생기자단의 귀여움 지수가 한층 올라갔습니다. 긴장이 풀린 아이들이 수확 전 이런저런 질문을 던집니다. 역시 가장 궁금한 것은요. “따면서 먹어도 돼요?” 김상우 팀장이 “조금만 먹으세요!”라며 짓궂게 대답합니다.


출처(위 우측): 소년중앙 임익순(오픈스튜디오) 출처(위 우측): 소년중앙 임익순(오픈스튜디오) 


열심히 방울토마토를 따며 바구니를 채우는 데 집중한 어린이 기자들. 따면서 하나씩 입에 넣어 맛을 볼 때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습니다. 어느새 수확을 끝낸 기자들 얼굴이 하나같이 발그레합니다.



이제는 기자로서 본격적인 취재를 해야겠죠? 푸르메소셜팜이 발달장애인에게 어떤 일터인지 알아보기 위해 장애직원들을 상대로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일하면서 자립의 꿈을 이룬 육서정 직원과 김종익 직원이 이날 소중 학생기자단의 소중한 취재원입니다. 마주앉아 서로를 소개한 후 어린이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질문합니다.



사실 조금 걱정도 했었답니다. 아이들이 발달장애를 가진 직원들을 어떻게 대할지 몰라 당황하지 않을까, 혹시 장애 직원들에게 상처가 되는 단어나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지요. 하지만 아이들의 태도는 비장애인 어른을 대할 때와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조심스럽고 정중했으며, 담백하고 진솔하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에 눈을 맞추며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또 어른인 우리만 어린이와 장애인이라는 양쪽 모두에게 색안경을 끼고 있었구나, 참 부끄러운 순간이었지요.



보호자 대표로 나선 것은 임의혁 직원의 어머니인 조명숙 씨입니다. 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찾아 경북 구미에서 여주로 삶의 터전을 옮겨온 명숙 씨는 “푸르메소셜팜이 발달장애인에게 어떤 일터냐”는 질문에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 ‘서울대’ 같은 곳”이라고 답변합니다. 자녀의 학창시절은 어땠냐는 질문에는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막막한 얼굴로 웃더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얘기해봅니다. “신발이나 체육복이 없어지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빼앗기는 일이 잦았어요. 놀림과 따돌림도 당하고요.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그냥 느리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 거예요. 혹시 학교에 그런 친구들이 있으면 옆에서 조금 도와주고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그럼 그 친구들도 느리지만 자신감을 갖고 결국 할 수 있게 되거든요.”


박건희 학생기자가 “우리 반에도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2명 있다”며 “그 친구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있으면 잘 도와주겠다”고 약속합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 지친 기색이지만, 기자의 본문을 잊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귀를 기울이고 호응하려고 애를 쓴 소중 학생기자단. 인터뷰가 끝나자 그제야 어깨를 늘어뜨리더니 등을 기대봅니다. 꼬박 3시간 넘게 푸르메소셜팜의 넓은 부지를 돌아보고, 토마토 수확에 인터뷰까지 했으니 아직 여린 체력에 지칠 만도 하지요. 그럼에도 소중 학생기자단의 눈은 여전히 반짝입니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기자의 일을 실제로 해보고 싶어 지원했다는 박건희 학생기자(초6)는 “사실 발달장애인을 만나면 어색하고 무서울 것 같았는데 다들 친절하게 잘 대해주셔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며 “덕분에 장애인과 장애인들이 겪는 문제를 알게 됐고, 푸르메소셜팜 같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합니다.



푸르메소셜팜과 같은 곳을 처음 알게 돼 신기했다는 장아원 학생모델(초6)은 “취재는 처음이라 조금 떨렸는데 취재하다 보니 좋은 일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며 “기업들이 발달장애인 직원들을 많이 뽑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고요.



엄마와 언니의 추천으로 지원해서 오게 됐다는 막내, 윤근혜 학생모델(초4)은 “조금 힘들었지만, 토마토 따는 것은 재밌고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말하며 “앞으로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잘 도와주고 칭찬도 많이 해줄 것”이라는 다짐을 전합니다.


처음 취재를 한 이날의 경험과 만남이 다채롭고 풍성한 삶으로 향하는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푸르메와 특별한 인연을 시작한 소중 학생기자단의 아름다운 성장을 늘 응원합니다.


*글= 지화정 과장 (마케팅팀)
*사진= 지화정 과장, 소년중앙 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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