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할 때 더 강한 나눔
더미라클스 박점식, 전익관 기부자 인터뷰
2014년 더미라클스 발족식에 참석한 박점식 회원 부자(오른쪽 두 번째, 세 번째)
2014년 발족한 푸르메재단 고액기부자 모임 더미라클스가 올해 9주년을 맞았습니다. 이 모임의 중심에는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자 힘을 보탠 제1호 박점식 회원(천지세무법인 회장)이 있습니다. 더미라클스 행사에 늘 참석하며 결속을 다지고, 제주도 여행을 기획해 관계의 힘을 만들기도 합니다. 주변에 나눔의 행복을 전파하며 회원 유치에도 적극적입니다. 박점식 회장의 추천으로 푸르메재단과 인연이 된 기부자가 바로 기업가이자 유튜버이며 낭만 바이커인 제25호 전익관 회원이지요. 서로를 나눔으로 이끌어 함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더미라클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들 위해 시작한 나눔이 ‘모두의 기적’으로
- 더미라클스 제1호 박점식 회원
더미라클스 제주도 여행
2008년 3월, 박점식 천지세무법인 회장은 희귀난치병인 근이영양증(퇴행성 근육병)을 앓는 아들과 정호승 시인의 강연회에 참석했습니다. 푸르메재단에서 장애어린이의 부모를 위해 만든 자리였지요. 거기서 큰 위로를 받은 박 회장은 당시 어린이 전문 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애쓰던 푸르메재단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병원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때부터 박 회장은 푸르메재단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습니다.
정기기부를 이어간 지 15년째, 그 사이 2000만 원, 3000만 원씩 수시로 기부하고, 2011년 어머니를 여의고 받은 조의금도 푸르메재단에 기탁했습니다. 회사 임직원을 독려하며 함께 기부와 자원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12월, 푸르메재단의 고액기부자 모임 ‘더미라클스(기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가 발족하면서 첫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시 박 회장은 “기부는 남을 돕는다는 명분도 있지만 결국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사회에 빚진 것을 일부 탕감받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이들도 자신의 삶을 누릴 권리가 있어요.”
푸르메소셜팜 버섯 수확을 돕는 박점식 기부자
20세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던 아들은 꾸준한 재활치료 덕분에 지금은 일을 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살아내고 있습니다. 박점식 회장은 많은 장애어린이와 장애청년이 재활치료를 잘 받고 사회로 나가 동등하게 일할 기회를 얻기를 바랍니다.
“더미라클스의 모임이 많이 알려져 푸르메재단이 장애어린이와 장애청년을 위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큰 힘이 되기를 바라요. 어린이재활병원부터 푸르메소셜팜 사업까지 추진하고 건립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푸르메재단에 대한 신뢰가 점점 더 굳건해졌습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부(富)
- 더미라클스 제25호 전익관 회원
전익관 기부자(사진 오른쪽)의 더미라클스 회원 가입식
“3년 전, CEO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프로그램에서 만난 박점식 회장의 제안으로 더미라클스에 가입했어요. 장애인의 권리에 관심이 있던 터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취미로 즐기는 바이크 모임의 회원들과 몇 해 전 장애인 시설을 찾았던 전익관 기부자. 중증의 지체장애나 발달장애를 가진 분들을 바이크 뒤에 태워 오후 내내 운동장을 돌았습니다. 끝나고 돌아서는데 행복과 아쉬움이 교차한 얼굴로 ‘또 언제 올 거냐’고 묻던 모습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장애인도 즐거움을 누릴 기회를 가져야 하잖아요.”
푸르메재단이 준비하는 푸르메소셜팜이 장애인들에게 그 기회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전 회장은 건립에 써달라며 1억 원을 내놨습니다.
더미라클스 조찬회에 처음 참석한 전익관 기부자(왼쪽 첫 번째)와 박점식 기부자(왼쪽 두 번째)
“즐길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알죠.”
바이크 라이딩은 전익관 회장의 오랜 취미입니다. 2005년 사업 스트레스로 얻은 공항장애 극복을 위해 타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삶의 가장 큰 행복이 됐습니다. 그런 그에게도 즐기는 것이 사치였던 시절이 있습니다.
어려운 집안 사정에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택시기사로 생업전선에 뛰어든 그는 우연히 그의 택시를 탄 친구에게 얻은 아이디어로 미용제품 유통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큰 사업을 하고 싶었던 전 회장은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 최대의 미용 프랜차이즈 회사를 찾아갔고, 오랜 도전 끝에 전문적인 운영 노하우를 익혔습니다. 그러다 한 헤어 제품을 발견하고 한국에 수입해 큰 성공을 거둡니다. 여성이라면 한 번쯤 접해봤을 ‘실크테라피 헤어에센스'가 그것이죠.
“운 좋게 벌었으면, 쓰고 남은 건 사회의 몫이에요.”
전익관 기부자가 ‘기회의 땅’ 미국에서 배운 것은 경영 노하우만이 아닙니다. 그들의 기부문화는 전 회장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가진 땅이나 재산 전체를 기부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입장료가 무료인 ‘게티뮤지엄’의 어마어마한 운영비는 엄청난 자산가였던 폴 게티의 기부금으로 모두 충당해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죠.”
늦은 나이에 작가와 고객을 연결하는 미술 유통 플랫폼 사업인 ‘디오리지널 홈갤러리’를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제가 대주주로 있긴 하지만 비영리단체에 기증해 작가들이 운영하고 있어요.”
카페 무이숲 오픈식에 참석한 전익관 기부자
운 좋게 부를 얻었기에 마땅히 이를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하는 전익관 회장. “그건 선행이 아니에요.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죠. 돈을 벌기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 쓰지 못한다면 그건 안 버느니만 못합니다.”
단순히 누군가의 손에 돈을 쥐어주기보다 우리 사회에 기적 같은 변화를 만들며 함께 기부문화 정착에 앞장서는 이들. 그들은 ‘푸르메재단 더미라클스: 기적을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글= 지화정 대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푸르메재단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