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메와의 특별한 인연

푸르메소셜팜 기부벽에 이름 새긴 허혜은·김강비 기부자


“푸르메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어요.”


첫 기부에 100만 원을 보내고, 6개월 만에 다시 100만 원을 보낸 허혜은 기부자. 적지 않은 금액을 연이어 기부한 그녀와 푸르메재단 사이에는 어떤 인연이 숨어있을까요?


푸르메소셜팜에 새겨진 귀한 이름들


푸르메소셜팜이 제 모습을 갖춰갑니다. 지난해 완공한 유리온실에 이어 교육문화동도 직원식당이 운영되며 제 쓰임을 하기 시작했고요. 베이커리 카페도 외관 장식을 마치고 속 단장에 한창입니다. 올가을, 높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 푸르메소셜팜의 문을 열기 위한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장애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공표한 후 4년 만의 성과입니다.


푸르메소셜팜 교육문화동 1층에 들어선 기부벽
푸르메소셜팜 교육문화동 1층에 들어선 기부벽


발달장애인을 위해 지자체와 기업, 여러 기관과 단체들이 손 잡고 만든 국내 첫 모델입니다. 그만큼 넘어야 할 장벽도 많았습니다. 지난한 과정을 무사히 지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준 수많은 손길 덕분이지요. 귀하디 귀한 그 마음들을 잊지 않기 위해 이제 막 쓰임을 시작한 문화복합동 한 중앙에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고이 새겼습니다. ‘김강비’ ‘허혜은’이라는 이름도 잘 새겨졌는지 확인합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시작한 나눔


허혜은 기부자는 푸르메소셜팜 건립에 50억 원을 지원한 기업, SK하이닉스의 15년차 연구원입니다. 지난해 회사 홈페이지에서 푸르메소셜팜 소식을 접하고 푸르메재단 채널과 관련 뉴스들을 빠짐없이 살핀 후 첫 기부를 했습니다.


허혜은 기부자와 아들 김강비 군
허혜은 기부자와 아들 김강비 군


“강비가 5살 때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어요.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죠. 그때부터 특수교육이나 장애인 재활, 자립에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푸르메소셜팜 소식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도 발달장애 청년들이 마치 강비의 미래 모습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좋은 일자리가 점점 늘어난다면 강비가 어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푸르메소셜팜에서 기부벽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허 기부자는 생후 2000일을 맞은 강비의 이름을 새겨주고자 1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기념일 기부 캠페인에도 참여한 셈이 되어 ‘미라클데이’ 기부증서도 받았지요. 뿌듯한 마음에 허혜은 기부자는 언니에게 그 증서를 보여줬습니다.


나눔은 나눔을 낳고


“기부증서를 보더니 언니가 반색하는 거예요. 3년 전, 한창 힘들었던 시기에 푸르메재단에서 조카가 희귀난치질환 약제비 지원을 받게 돼 치료에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요. 이렇게 인연이 이어진 것이 참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덕분에 푸르메재단을 신뢰하게 된 허혜은 기부자는 6개월 후 강비의 생일을 맞아 두 번째 기부를 하고 기부벽에 자신의 이름도 함께 새기기로 했습니다. “조카와 언니에게 큰 힘이 된 도움을 다른 장애인 가족에게 나눠주고 싶었어요. 장애어린이와 장애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제공하기 위해 애를 써온 푸르메라면 그 중간역할을 누구보다 잘 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고요.”


허혜은 기부자 가족
허혜은 기부자 가족


강비의 장애는 허혜은 씨에게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었습니다. 푸르메소셜팜의 장애청년들이 생산한 방울토마토를 사기 위해 일부러 사내식당을 찾고, 금액이 더 비싸도 장애인 바리스타가 일하는 카페를 찾아갑니다.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회사의 제품을 구매해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하죠.


“강비가 밝게 웃어줄 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요. 강비가 할 수 있는 일을 천천히 하나씩 늘려갈 때마다 간절히 기다린 만큼 그 이상의 기쁨을 느낍니다.”


푸르메소셜팜 기부벽에 새겨진 김강비, 허혜은 기부자의 이름
푸르메소셜팜 기부벽에 새겨진 김강비, 허혜은 기부자의 이름


허 기부자는 어릴 때 엄마를 따라 장애인이 만든 도자기와 그릇을 사러 다니며 자연스럽게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됐습니다. 중학교 때 형편이 좋지 않은 친구를 위해 도시락을 두 개씩 가지고 다니기도 했지요.


“나눔은 어릴 때부터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푸르메소셜팜이 문을 열면 가족 나들이 겸 방문해 강비에게 기부벽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보여주고 그 의미를 설명해주려고 해요.”


매년 돌아오는 강비의 생일마다 나눔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허혜은 기부자. 엄마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아닐까요? 성인이 된 강비가 지금보다 따뜻하고 너그러운 사람들 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소중히 사용하겠습니다.


*글= 지화정 대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허혜은 기부자 제공, 푸르메재단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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