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토마토 재배기 2편
네 번째 이야기
쑥쑥 자라는 토마토 줄기에 유인줄을 묶어주고 곁순을 따며 돌보기를 두 달여. 드디어 가지마다 주렁주렁 토마토가 열려 직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더욱 정성 들여 돌보다 보니 빨갛고 노랗게 열매가 익어갔지요. 계절이 한여름으로 옮겨가며 온실 속 열기도 더해갔지만, 토마토를 키우는 청년 농부들의 열정을 넘지는 못했답니다.
이렇게 사랑으로 길러진 토마토는 잘 수확되어 SK하이닉스에 직원 간식으로 납품되는 등 판로 개척도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4개월간의 토마토 시범 재배를 마치기까지, 남은 이야기를 함께 보실까요?
유인줄 풀기
토마토는 계속 자라 사람의 키를 훌쩍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줄기의 맨 윗부분이 손에 닿지 않기 시작했지요. 저희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유인줄을 풀었습니다. 유인줄을 풀면서 한 칸씩 옆으로 이동해 토마토 줄기가 사선으로 걸쳐지게 했지요. 유인줄을 풀어 작업하는 직원의 손에 줄기가 닿을 수 있게 조정하고, 키가 더 크면 유인줄을 다시 푸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다만 이때의 작업은 장애 직원을 시킬 수 없었습니다. 이 업무는 리프트에 1명이 올라가 작업하는 것이 더 수월한데, 아직 리프트를 장애 직원 혼자서 작동하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리프트를 혼자서 운전해 보고 싶다는 희망과 적극적인 태도를 내비쳐서 시간을 두고 훈련을 지속했습니다. 7월이 되자 장애 직원들이 혼자서 리프트를 타고 능숙하게 일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토마토 수확하기
모종을 심고 두 달여가 지난 5월 말, 토마토가 빨갛게 익기 시작했습니다. 토마토를 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스위텔’ 종자는 작업하다 스치기라도 하면 열매가 그냥 뚝 떨어져 버립니다. 처음에는 레일카를 타고 앉아 수확하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토마토 익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열심히 열매를 따보지만, 익는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지요. 게다가 계절이 한여름으로 향해 가면서 더위와도 싸워야 했습니다. 온실에 들어간 직원들은 땀에 옷이 흠뻑 젖어서 나오기 일쑤였습니다. 7월부터는 연일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가 발령되어 오후에는 온실 작업을 제한했습니다.
그래서 더위를 이기는 시설과 아이템이 등장합니다! 온실에 냉풍을 가동할 수 있는데요. 배지 아래에는 냉풍을 공급하는 비닐통로가 있습니다. 이 장비는 사실 사람이 아니라 토마토가 강한 햇빛과 고온으로 일소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장치입니다만, 저희는 온실에서 일하는 사람을 위해 냉풍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또 온실 온도가 급격히 올라갈 때 온실 천장의 차양막을 치는 것도 중요하지요. 온실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자원봉사자에게는 휴대용선풍기도 지급했습니다.
하방 잎 제거
여름이 되니 온실 안이 마치 밀림이 된 것 같아요. 토마토가 쑥쑥 자라다 보니 바닥까지 줄기와 잎이 빼곡히 들어차 열매 따기도 어려울 지경이 되었어요. 토마토 줄기 아랫부분의 잎을 제거하니 토마토 수확이 한결 쉬워지고 공기 순환도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재배 때는 좀 더 시기를 앞당겨 수확 전에 이 작업을 진행하면 토마토 따기가 한결 수월하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포장과 판매
온실에서 토마토 수확이 한창일 때, 가공동에서는 수확한 토마토를 분류하고 포장하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분류작업에서는 갈라졌거나 긁힌 자국 등이 있거나 너무 작은 토마토 등이 섞이지 않도록 선별합니다.
6월 중순부터는 고객이 토마토를 바로 먹을 수 있도록 깨끗이 씻어서 포장한 제품(스낵토마토)을 SK하이닉스에 납품하기 시작하였는데요. 매일 납품하다 보니 많은 직원이 투입돼 업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수확의 끝과 정리
7월 말, 재단 및 산하기관 종사자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마지막 수확을 마쳤습니다. 수확을 마친 후 물 공급을 끊고 줄기를 말리는 작업을 했는데 이때 온실 온도는 50도까지 올라갔습니다. 8월 초에는 말린 줄기와 배지 등을 모두 철거하고, 온실을 깨끗하게 청소했지요. 새 모종을 심기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이후 농장 소독을 마친 후 8월 17일에 새 모종을 심었답니다. 이 모종들은 시범 재배와 달리 내년 7월까지 1년간 키우며 토마토를 수확할 예정입니다.
토마토 재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푸르메소셜팜 직원들은 정성으로 토마토를 길러냈습니다. 시범재배한 토마토 줄기들이 철거되고 깨끗해진 온실에 다시금 새로운 모종이 심어진 모습을 보니. 다시 처음 온실에 들어섰을 때의 설렘과 기대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두 번째 토마토 재배는 더 잘할 것이란 확신이 듭니다. 15명에서 어느덧 38명으로 늘어난 장애 직원들도 어느새 늠름한 농부가 되었고요. 새로운 토마토를 키우며 앞으로 더 풍성해질 농장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글, 사진= 임규형 푸르메소셜팜 가공서비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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