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같이 살고 싶습니다
김영호 기부자
“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며 살았던 아버지를 특별하게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아버지의 15주년 기일을 맞아 장애청년을 위한 푸르메소셜팜 건립에 기부한 김영호 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카센터를 운영했던 아버지는 늘 들어오는 동전들을 모았다가 연말에 여러 기관이나 TV 모금방송 등에 기부하셨어요.”
아버지의 선행을 곁에서 지켜본 아들은 아픈 아이들이 바로 서도록 돕는 작업치료사가 되었습니다.
김영호 기부자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근무하는 푸르메 가족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기부금을 전달하기 위해 재단을 찾은 영호 씨가 유독 반가웠습니다.
“각 분야의 소통 부재로 고민하던 중 지인의 제안으로 푸르메병원에 오게 됐어요. 이곳은 각 환아에게 맞는 치료가 통합적으로 이뤄지거든요. 당연해 보이지만 그런 시스템을 갖춘 곳이 매우 드물어요.”
직원들의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노력도 영호 씨에게는 인상적이었습니다. “퇴직을 앞둔 두정희 재활치료센터장님은 여전히 지금보다 더 나은 병원을 만들어놓고 가겠다는 열의가 정말 대단하세요.”
기적이 만든 병원에서 열정 가득한 직원들이 만들어온 푸르메의 직원이라는 것은 영호 씨의 자부심입니다. 그런만큼 푸르메재단의 두 번째 사업인 푸르메소셜팜에는 아버지의 이름을 꼭 새기고 싶었습니다.
“작업치료사로 일한 지 9년이 됐어요. 처음 치료한 아이들이 벌써 고등학생입니다. 그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있을까, 직장을 다니면서 자립할 수 있을까, 매 순간 걱정했어요.”
그는 푸르메소셜팜이 작업치료사들의 꿈을 실현해주는 곳이라고 얘기합니다. “장애인들이 일하면서 독립적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모든 치료사의 바람일 거예요. 푸르메소셜팜은 장애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립과 치유라는 두 가지 목적을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일자리입니다.”
결혼, 출산, 가족의 생일 등 생애 가장 특별한 순간마다 나눔의 기억을 새기고 싶다는 김영호 치료사. “선물을 주고받는 기쁨은 한순간이지만 그 돈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평생 기억에 남을 거예요.”
영호 씨는 떠난 후에도 중요한 결정의 순간마다 자신의 길잡이가 되어 주었던 아버지의 선행이 후에 자신의 아이에게까지 무사히, 아름답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아이에게 늘 가장 좋은 것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많은 돈, 높은 지능, 뛰어난 외모…. 그중 제일은 김영호 치료사가 아버지에게 받은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아닐까요?
*글, 사진= 지화정 간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