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주세요
“정말 많이 컸다!”
요즘 정무가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엄마는 정무가 태어나던 그 날을 잊지 못합니다.
임신 22주, 한창 엄마 뱃속에 있어야 할 시기에 정무는 일찍 세상에 나왔습니다.
뇌병변1급 장애, 뇌출혈로 인한 수두증, 폐이염증, 호흡곤란증후군,
미숙아망막증,성대마비에 심장 · 탈장 · 뇌수술...
하나도 힘든 병을 수십개 떠안은 아이는
엄마 뱃속에 있어야 할 날들을 훌쩍 넘기고 먼저 들어온 아이들을 수없이 보내고 나서야
정무는 산소호흡기와 콧줄을 주렁주렁 단 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입이 아닌 콧줄을 통해 수유했던 정무는 분유가 들어가는 족족 분수처럼 토해냈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한 정무는 첫돌이 지나도 스스로 앉지 못했습니다.
사물을 구분하는 것도, 엄마와 눈을 맞추는 것도 정무에게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멈춰있었던 정무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끊임없이 구토하는 아이를 보다 못한 엄마는 정무의 위 상부를 조여달라고 했습니다.
“병원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는 아이를 엄마인 제가 수술방에 넣은 것이죠."
다행히 정무는 수술 후 구토가 줄고 음식물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젖병을 물어본 적도, 이유식도 먹어본 적 없는 아이는
재활치료를 통해 음식을 씹고 삼키는 방법을 처음부터 배워나갔습니다.
이제 정무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혼자 앉고 서더니 어느새 한 발씩 세상을 향해 걷고 있습니다.
엄마는 정무가 컵을 쌓는 순간 빛이 보이지 않았던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지난 6월, 푸르메병원에서는 정무의 네 번째 생일파티가 열렸습니다.
사람 좋아하는 정무에게 ‘함께’하는 시간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정무의 눈에 초승달이 떠오릅니다. 엄마는 이 모든 순간이 특별합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보낸 첫 돌을 제외하고는 모든 생일을 푸르메재단과 함께했어요.
이곳에서 아이가 성장을 시작했고, 같이 처지의 부모들을 만나 슬픔과 기쁨을 공유했어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있어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5살이 된 정무는 이제 병원을 벗어나 유치원을 갑니다.
엄마의 바람은 소박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냥 ‘평범’하게만 자랐으면 좋겠어요.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의 다름도 그렇게 평범하게 묻혔으면 해요.”
정무처럼 일찍 세상에 나오는 이른둥이는 전체의 7.7%.
그 중 장애를 갖게 되는 아이들은 30%에 이릅니다.
어릴 때 발견해 조기 치료하면 평범한 삶을 살 가능성이 높지만
치료시설이 부족하고 비용이 높은 것이 큰 장벽입니다.
재활치료과는 의료수가가 낮은 반면 비싼 인건비에 의존해야 해
늘 적자를 면치 못합니다.
많은 병원들이 재활치료 분야를 없애는 이유입니다.
삶을 누릴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합니다.
돈이 없어, 시설이 부족해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는 아이가 없어야 합니다.
정무와 같은 장애어린이들이 사회에서
‘다름’을 이유로 차별받고 상처받지 않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