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지금 하는 겁니다
라오메뜨가구 기부금 전달식
지난 25일, 풍채 좋은 두 분이 마스크를 쓴 채로 푸르메재단을 방문했습니다. 2012년 <션과 함께하는 만원의 기적> 캠페인의 초창기 기부자로 오랜 인연을 맺어온 우성민 라오메뜨 총괄대표와 박준원 라오메뜨가구 대표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2차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장애어린이들을 위해 라오메뜨가구 이름으로 기부금 1,000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라오메뜨는 네트론 그룹의 계열사입니다. 우성민 총괄대표가 2016년 에스테틱 화장품 사업을 시작해 2017년 박준원 대표와 함께 가구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2019년에는 KF94 마스크를 론칭해, 반값 판매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힘든 이에게 가장 필요할 것을 주고 싶은 마음
푸르메재단과 처음 인연을 맺은 사람은 라오메뜨가구의 전신인 나비디자인을 운영하던 박준원 대표입니다. 생전에 나눔을 일상처럼 실천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대한주택공사에 다니셨는데, 쌀 포대를 한가득 사서 임대아파트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시고 동사무소에도 수시로 다니며 기부하셨던 기억이 있어요. 덕분에 저도 기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했던 것 같아요.”
우성민 대표는 ‘착한’ 이슈메이커입니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마스크 값이 급등했을 때 마스크를 반값에 판매하면서 화제를 모았고, 몸짱경찰 달력을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을 기부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주목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마스크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서 제값을 주고 팔아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잠깐 돈 벌겠다고 몇 배씩 올려 판매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나라도 저렴하게 팔아 부담을 줄여보겠다는 마음이었지요.”
페이스북을 통해 캠페인이 공개되자마자 각종 언론사에서 해당 내용을 보도했고 검색포털 메인에도 소개가 되면서 동참하겠다는 업체가 속속 연락을 해왔습니다. 이에 경기악화로 힘들어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자는 취지에서 카카오톡 쇼핑에 ‘중소상회’몰을 개설해 착한소비 캠페인을 추진했고, 1일 방문자가 100만 명에 달하는 등 화제를 모으며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몸짱경찰 달력을 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한 것도 우연히 박성용 부천오정경찰서 경사에게 받은 제안을 승낙했을 뿐이라고 우 대표는 설명합니다. 이 일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던 박준원 대표가 옆에서 한마디를 합니다.
“기부 제안이나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을 때 거절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늘 오케이예요.”
라오메뜨는 기부에 대해 따로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도울 수 있을 때 가장 힘든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주고 싶습니다. “이슈를 좇는 기부는 기부가 아니라 장사라고 생각해요.”
장애어린이를 위해 기부하기로 결심한 것도 ‘코로나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누굴까’ ‘어떤 도움이 가장 필요할까’하는 고민 끝에 나온 결론입니다. 단순히 금전적 도움이 아니라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고 싶었고, 그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이 푸르메재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부처로 선택했습니다.
“장애인은 불쌍하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넘치는 도움이나 관심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도록 지켜봐 주고 꿈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푸르메재단이 이것을 가장 잘 실현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
2018년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라는 책을 썼던 우성민 대표. 3번의 실패를 딛고 치열한 성공의 길을 걸어온 그가 찾은 해답은 결국 ‘사람’입니다.
“결국 사업이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어 내 물건을 사도록 하는 거예요. 주변의 도움 없이는 성공도 없죠. 그러기 위해 우선 주변 이웃들, 청소, 경비, 주차관리인, 주변 상인들을 포함한 전부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기부하고자 하는 마음도 결국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누군가의 어려움을 들여다보고 알고 공감을 하게 되면 돕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어요.”
라오메뜨에게 있어서 성공은 다른 게 아닙니다. 어제와 오늘처럼, 내일도 문을 닫지 않았다면 그렇게 계속 살아남았다면 그것이 곧 성공입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해요. 지금 못하는 것은 나중에도 할 수 없어요. 기부도 마찬가지죠. 사소한 것을 나눌 수 있어야 나중에 잘 됐을 때 큰 나눔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나눔에 적당한 때란 없다는 라오메뜨의 우성민 대표와 박준원 대표의 말이 새삼 가슴을 울립니다. 우리는 때를 미루는 데 늘 익숙합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면,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혹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우성민 대표의 말처럼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그때란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안타깝게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상황 역시 그때를 기다리지 못하지요. 지금 바로 누군가에게 작은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지화정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지화정 간사, 김주영 간사(모금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