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인의 아름다운 러너들

일산호수마라톤클럽 기부전달식


 


지난달 28일, 코로나19로 전국이 시름에 잠긴 때 활기찬 기운을 담뿍 안고 푸르메재단을 찾아준 이들이 있습니다. 전국의 지역 마라톤클럽 중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일산호수마라톤클럽의 회원들입니다.


일산호수공원에서 훈련 중인 마라톤클럽 회원들. (일산호수마라톤클럽 제공)
일산호수공원에서 훈련 중인 마라톤클럽 회원들. (일산호수마라톤클럽 제공)

지난 1년간 뜻이 맞은 회원 86명이 각자 여력에 맞게 1km당 10~100원씩 모은 기부금(약 500만원)을 장애어린이를 위해 써 달라며 푸르메재단에 전달했습니다.


1998년 창단해 올해 21살을 맞은 일산호수마라톤클럽(이하 일산마라톤)는 그 나이대의 청년처럼 늘 패기 넘치고 흥미로운 일로 가득합니다.



운영팀, 훈련팀과 별도로 이벤트팀을 운영해 소소한 승패 대결이나 게임 등이 수시로 진행되고, 이름 대신 닉네임(별명)으로 부르는 전통이 있어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너나없이 어우러집니다. 해마다 띠별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일산마라톤만의 특징입니다.


한승기(닉네임 백호) 씨는 그만큼 회원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고 말합니다.


풀코스를 90번 완주한 클럽 내 최고 연장자 이석재 회원
풀코스를 90번 완주한 클럽 내 최고 연장자 이석재 회원

“가입자만 해도 2000명이 넘고 매달 5천 원씩 회비를 내며 꾸준히 참석하는 정회원만 360명이에요. 홍보를 담당하고 있어 함께 오신 거북이 대장(이석재)님은 최고 연장자시라 ‘파파대대장’이라고 불리는데, 41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 여든이세요. 풀코스를 90번이나 완주하셨어요.”


이 정도는 기본이랍니다. 이번 런도네이션 프로젝트인 ‘하나둘은행’을 이끄는 신미숙(닉네임 카누) 행장은 클럽의 초창기 회원으로, 무려 풀코스 100번을 완주한 실력자입니다. 그런 그들이 런도네이션 주자로 나선 이유는 뛰고 싶어도 뛸 수 없는 아이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저희는 운 좋게 건강한 몸을 가지고 태어나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이잖아요.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뛸 수 없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을 나누고 새로운 희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나눔을 위해 달린 것이 마라톤클럽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어요.”
“나눔을 위해 달린 것이 마라톤클럽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어요.”

수년간 지역 내 복지기관 등에서 봉사하고 기부하며 나눔을 이어왔지만, 마라톤클럽에서 만난 사람들인 만큼 달리면서 기부할 수 있다면 의미가 더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회원들의 기록을 보니 기부약정 전보다 뛴 거리가 훨씬 더 늘었어요. 나눔과 기부가 오히려 저희 마라톤클럽을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고맙고 뿌듯합니다.”


회원들은 기부를 일회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쉽다며 언제든 자유롭게 기부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달라고 푸르메재단에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가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참 반갑고 고마운 말씀입니다. 수일 내에 런도네이션 캠페인 채널을 만들어 공유하겠습니다. 전달해주신 기부금 또한 장애어린이들의 치료비로 소중히 사용하겠습니다.”


마라톤의 매력은 정직과 의리라고 말하는 김기섭 회원
마라톤의 매력은 정직과 의리라고 말하는 김기섭 회원

김기섭(닉네임 모던하임) 회원은 마라톤의 매력이 정직과 의리에 있다고 얘기합니다.


“마라톤은 다른 경기들과 다르게 규칙을 어기는 사람이 없어요.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서서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같은 거리를 달려가야 하죠. 옆에 뛰는 모두가 경쟁자지만 또한 동지입니다. 내가 끝까지 뛰지 못하더라도 옆 사람만큼은 목적지까지 가줬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샘솟거든요.”


마라톤 경기에서 넘어진 사람을 부축해 함께 뛰고, 지쳐 포기하려는 이를 위해 기꺼이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는 감동적인 장면들을 종종 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나 봅니다.


마라톤의 매력은 잘 몰라도 퇴근 후, 주말 아침, 혹은 매 순간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달리는 러너들의 아름다움은 잘 알고 있습니다. 푸르메재단의 시작도 러너들과 함께였고, 간절한 손길이 필요했던 순간마다 기부 러너들이 행운의 여신마냥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일산마라톤 86인의 러너들처럼 말입니다.


일산호수마라톤클럽 86인의 소중한 나눔
일산호수마라톤클럽 86인의 소중한 나눔

오늘의 귀한 나눔도 푸르메의 소중한 순간으로 깊이 새기겠습니다.


*글= 지화정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지화정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일산호수마라톤클럽


달리는 만큼 나누는 런도네이션에 참여해주세요!

(매월 주행거리당 기부금액은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일시기부  매월 주행거리의 1Km 당 10원, 20원, 50원, 100원, 100원 이상 기부

정기기부  매월 고정금액 기부


일시기부  정기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