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구강건강 어벤져스

효성과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함께하는 이동치과


 


“아~해보세요. 스케일링 받으셔야겠네요.”


여느 치과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진찰 모습이지만, 여기는 병원이 아닌 이동하는 치과입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효성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7년부터 서울 마포구 등 지역사회 내 장애인 이용시설과 거주시설을 매월 한 차례씩 방문하는 이동치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이동치과 진찰 모습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이동치과 진찰 모습

무더위가 한풀 꺾인 8월 20일, 이동치과팀은 지난 6월 협약을 맺은 서울 강서구 교남소망의집으로 향했습니다. 교남소망의집은 발달장애인 50여 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진료를 받는 분들은 모두 20명.


장애인에게 치과 치료는 정말 큰일입니다. 치료도 치료지만 장애인 진료가 가능한 치과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동네치과는 대부분 공간이 협소해서 휠체어로 이동하기에 불편하고, 일부 장애인은 진료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치료할 수 없는 사례도 있습니다. 때문에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인 구강건강 상태가 썩 좋지 못한 편입니다. 2015년 장애인구강보건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구강검진율은 22.2%로 비장애인에 비해 10%p 낮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교남소망의집 거주인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치과에 한 번 가려고 하면 강서구에서 송파구로 서울을 가로질러야 했고, 자주 갈 수도 없어서 날을 정해서 단체로 한꺼번에 이동했다고 해요. 이동과 치료에 반나절이 꼬박 걸리지만 일상적인 진료가 어려운 분들은 제대로 진찰도 못 받고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답니다.


익숙한 생활공간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치과진료를 기다리는 교남소망의집 가족들
익숙한 생활공간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치과진료를 기다리는 교남소망의집 가족들

시설 관계자 및 거주인 분들이 우리 병원 이동치과팀을 유난히 반가워하시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비장애인에게도 쉽지 않은 치과 치료이지만 이번에 방문한 교남소망의집 가족들은 씩씩한 모습으로 이동치과차량에 올라섰습니다.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익숙한 생활공간에서 진료를 받는 덕분이겠지요.


교남소망의집 최현실 간호사는 “장애인 치과 치료가 가능한 치과를 찾기 힘들고, 대기도 많은데다 거주인들이 치료에 대한 두려움까지 있어서 쉽지 않았어요.”라며 “그런데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이동치과팀이 시설에 방문해주시니 거주인들의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낮아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동차량에는 치과유닛체어와 검사 및 치료에 필요한 장비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게다가 이동치과팀은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와 치위생사, 사회복지사, 차량운행자 및 수원여자대학교 치위생과 학생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있어 여느 병원 못지않은 진료가 가능합니다.


이동치과는 장애인 거주시설을 찾아가 치과 치료와 구강관리 교육을 진행합니다.
이동치과는 장애인 거주시설을 찾아가 치과 치료와 구강관리 교육을 진행합니다.

차량에서 의사 선생님에게 진찰을 받은 분들은 이후 시설 지하1층으로 이동했습니다. 평소에는 식당으로 사용되지만 이날만큼은 일일 치과로 변신했습니다. 이곳에서 치위생사 선생님에게 스케일링과 불소도포는 물론 구강관리 교육을 받았습니다. 특히 세균이 있는 치아는 빨갛게 보이는 큐스캔 장비는 인기를 끌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눈으로 직접 입 속 건강을 체크하면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진료를 마친 분들은 이동치과에서 특별히 준비한 칫솔과 치약을 받아들고 치위생사 선생님과 구강관리를 잘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동치과팀장 백한승 통합치과진료센터장은 “장애인 구강건강은 영양섭취와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동치과를 통해 만난 4명 중 1명은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되지만, 치료 기회조차 갖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분들이었습니다.”라며 “이동치과팀은 찾아가는 진료를 통해 의료 사각지대 더 많은 분들에게 치과 치료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장애인 구강건강 지키는 어벤져스, 장애인 이동치과팀
장애인 구강건강 지키는 어벤져스, 장애인 이동치과팀

우리 병원은 2017년 10월 장애인 이동치과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8개의 기관에서 20회의 진료를 진행했습니다. 이동치과 사업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기존 방문 기관을 지속적으로 찾아가 정기적인 진료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병원 방문이 필요한 장애인에게는 각 협력 기관과 협의하여 우리 병원 방문검진과 심화치료 및 치료비 지원(대상자에 한함)에 관한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내 장애인들의 구강건강을 지키는 어벤져스, 효성과 함께하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이동치과는 멈추지 않겠습니다!


*글, 사진= 이지연 간사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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