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삶을 바꾸는 보조기기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 방문


 


중증장애인 김푸르메 씨는 어디를 가든 휠체어와 함께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동리프트에 의지해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겨 타 곳곳을 다닙니다. 식사 시간. 숟가락의 목이 구부러지는 접이식스푼으로 국물을 뜨고 밥을 먹습니다. 컴퓨터가 있는 높낮이 조절책상에 앉아 검색은 물론 글도 씁니다. 키가드가 부착돼 자판의 키를 정확히 눌러주는 키보드 덕에 문제없습니다.

장애로 인한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보조기기
장애로 인한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보조기기

몸에 딱 맞는 보조기기가 있는 곳


휠체어, 이동식리프트, 접이식스푼, 높낮이 조절책상, 키보드&키가드. 모두 ‘보조기기’입니다. 장애인의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덜어주는 필수품과도 같습니다. 푸르메재단이 위탁운영하는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와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는 장애인이 보다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적절한 보조기기를 제공합니다. 2008년 문을 연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는 서초·강남·송파·강동·광진·성동 지역을, 2018년 개소한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는 은평·서대문·마포·중구·종로·용산 지역을 담당합니다.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 임직원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 임직원

보조기기센터에서는 서울시 거주 등록장애인에게 보조기기를 임대해주고 있습니다. 보조기기가 필요한 장애인은 예약을 통해 센터를 방문하면 어떤 보조기기가 필요한지 상담한 뒤 센터가 보유한 보조기기 중에 적합한 보조기기를 적용해봅니다. 보조공학사와 치료사로 구성된 센터 직원들이 심층평가를 통해 대여여부를 결정합니다.


장애인의 보행을 도와주는 워커를 시연 중인 문상진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장
장애인의 보행을 도와주는 워커를 시연 중인 문상진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장

한 사람이 최대 3개의 보조기기를 1년 동안 대여할 수 있습니다. 반납할 시점에 대기자가 없으면 최장 1년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임대료는 몇 백 원부터 몇 만 원까지 기기별로 다릅니다. 만약 반납 뒤에도 계속 사용하길 원한다면? 문상진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장은 “본인에게 보조기기가 잘 맞는지 대여 기간 동안 충분히 알 수 있죠. 이후에는 기기 업체나 바우처, 지원사업 정보를 전달해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눈동자의 움직임과 깜빡임으로 커서를 조작하는 헤드마우스
눈동자의 움직임과 깜빡임으로 커서를 조작하는 헤드마우스

대여부터 제작까지 ‘한 번에’


센터가 보유한 보조기기 종류는 다양합니다. 강용원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장은 “편의시설, 이동, 착석·자세, 일상생활, 컴퓨터 접근(IT), 의사소통, 시각, 청각, 학습 보조기기 등 생애주기와 환경에 적합한 보조기기 850여 점이 구비되어 있어요”라며 서울시를 통해 임대용 보조기기 구입비 전액을 지원받는다고 덧붙입니다.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 임직원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 임직원

보조기기 임대뿐만 아니라 맞춤제작, 개조·수리, 소독·세척, 후원을 통한 보조기기 무상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펼칩니다. 장애 특성에 알맞은 기기를 나무와 천으로만 간단히 제작해오다가 최근에는 3D프린트를 갖춰 휠체어 조이스틱과 같은 부품을 뚝딱 만듭니다. 점차 변화하는 기술에 발맞춰 제작 방식도 진화해갑니다.


서울시 보조기기센터 중 제일 먼저 문을 열며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동남센터는 기업과 손잡고 다양한 보조기기를 무료로 보급해왔습니다. 중증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위한 맞춤형 카시트, 신체변형을 예방하는 자세유지 및 보행보조기기, 컴퓨터 이용을 돕는 IT 보조기기, 희귀질환 저소득 가정에 맞는 보조기기를 지원했습니다.


사진6>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옮겨주는 이동식리프트에 대해 설명하는 강용원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장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옮겨주는 이동식리프트에 대해 설명하는 강용원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장

서북센터는 어린이재활병원에 위치한 특성상 장애어린이들이 보조기기를 원만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맞춤 제작과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장애정도·특성·환경을 고려한 생애주기별 보조기기 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장애어린이에게 이동과 학습 등 일상생활 전 영역에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전시체험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뒤로 젖혀 누울 수 있는 휠체어
뒤로 젖혀 누울 수 있는 휠체어

눈과 귀, 손과 발이 되어주다


장애인들의 삶은 보조기기를 통해 확연히 달라집니다. 27년간 생활시설에서 살다가 독립한 뇌병변장애인 이보희 씨는 팔꿈치 통증을 줄여주는 휠체어용 팔지지대와 이동식경사로, 이은정 씨는 자세를 고정해주는 허리지지대와 이동식경사로를 지원받았습니다. 특히, 이동식경사로 덕분에 활동보조인 서너명의 도움을 받아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걱정 없이 외출이 쉬워졌습니다.


보조기기를 지원받은 이은정 씨와 이보희 씨(왼쪽부터)
보조기기를 지원받은 이은정 씨와 이보희 씨(왼쪽부터)

외부활동이 잦은 이보희 씨는 보조기기를 “손발이 되어주는 고마운 존재”, 쇼핑을 좋아하는 이은정 씨는 “바깥활동을 편안하게 해주는 존재”라고 하자 강용원 센터장의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보조기기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24시간 곁에 있어야 하는 보호자의 짐도 덜어줍니다. 문상진 센터장은 “보조기기 한 두 개로도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다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된 거죠. 할 수 없던 것을 하게 된 것은 큰 변화”라고 강조합니다.


두 보조기기센터가 꿈꾸는 미래는 ‘장애인이 언제든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와 장애인과 가족 모두 더 나은 삶을 그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와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는 더 많은 장애인에게 희망을 찾아주려 기술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서울시동남보조기기센터

주소 : 서울시 강동구 고덕로 201

문의 : 02-440-5891~5

운영시간 : 평일 9:00~18:00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494

문의 : 02-6070-9264~9

운영시간 : 평일 9:00~18:00


www.seoulats.or.kr



*글, 사진= 정담빈 선임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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