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든든한 버팀목
7월 기부자 인터뷰 : 이은정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지원센터장
“제가 충성도가 매우 높아요(웃음).” 2000년에 입사해 19년 동안 장애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해온 이은정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지원센터장은 기관을 향한 애정이 넘쳐흐릅니다.
인생의 절반을 함께해온 일터
이은정 센터장이 총괄하는 직업지원센터에서는 장애인의 직업 선택을 돕는 평가, 직업 적응을 위한 훈련, 흥미와 특성‧욕구를 반영한 취업 알선, 고용 유지‧관리, 직무 개발 등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직업재활상담사인 이은정 센터장을 포함해 8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취업자는 일을 습득하는 속도가 늦기 때문에 취업 알선 시 직업지원센터 직원들이 처음 3일 동안 함께 출근해 직무를 직접 배워 알려줍니다. 업무 내용부터 화장실 위치까지 숙지해야 할 사항들을 빠짐없이 안내합니다. 이은정 센터장은 “저희 직원들은 웬만해선 못 하는 일들이 없어요.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지 열심과 열정, 장애인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정말 예뻐요”라며 직원들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은정 센터장에게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결혼과 출산으로 한 가정을 이루고,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동안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온 일터라 각별합니다. “배우는 걸 좋아하는 제가 동료들의 배려로 대학원 수업을 즐겁게 들었어요. 덕분에 장애인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자녀들이 선택한 푸르메재단
지난 3월,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이 푸르메재단의 새로운 가족이 된 뒤 백경학 상임이사의 직원 교육을 듣고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10살 아들에게 재단이 어떤 곳이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자세히 얘기해줬더니 푸르메재단에 기부하고 싶대요.” 15년 동안 후원하던 국내 어린이 결연 단체에서 이제는 푸르메재단으로 아들‧딸과 함께 정기기부를 시작했습니다.
이은정 센터장은 홀씨 배지를 달고 다닙니다. 혹여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 받은 사람이 훗날 작은 배지를 기억하고는 푸르메재단을 한번쯤 떠올려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이은정 센터장처럼 푸르메재단에 기부하는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직원들만 40여 명이나 됩니다.
얼마 전, 아들은 두 달에 한 번만 기부하고 장난감을 사줄 수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아들의 요청에 이은정 센터장은 아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스티커를 주기로 했습니다. 일찍 자기, 하루에 책 4권 읽기 등 스스로 규칙을 정해 2주 동안 실천한 아들은 20여 개의 스티커를 받아 만 원을 타냈습니다. “나눔을 포기하지 않고도 다른 방법으로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아들이 대견해요.”
장애인 직업훈련생의 변화에 “가슴 뿌듯”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는 이은정 센터장의 자녀교육 원칙은 장애인 직무교육에서도 통합니다. “지우개를 잘못 포장한 훈련생에게 정답을 보여주기보다는 어떻게 포장하는 게 맞는지 먼저 물어봐요. 무엇이 맞고 틀린지 생각해보고 결정하도록 하죠.”
취업자 부모가 ‘센터의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으로 직장을 잘 다니고 있다’고 연락줄 때, 취업자들에게서 변화가 보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직업을 갖는 게 경제적 자립의 핵심이에요. 한 사람의 인생에 관여하는 일이기에 알맞은 서비스를 통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죠.” 최근 연 200여 명의 장애인 취업뿐만 아니라 고용 유지에도 힘쓰는 이유입니다.
장애인이 제대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회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장애인 고용에 거부감을 갖던 사업체도 상담을 통해 생산, 제조, 서비스, 사무보조 등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걸 알게 돼요. ‘고용을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을 갖길 희망해요.” 직업지원센터와 연결되어 있는 사업체만 100군데가 넘습니다.
푸르메재단에 바라는 단 한 가지. “재단 직원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튼튼하면 좋겠어요. 내가 건강해야 주어진 일들을 잘 해나갈 수 있거든요. 직원들이 재단의 재정을 걱정하지 않고 오로지 푸르메가 해야 할 역할들을 해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라요.” 지친 직원의 어깨를 다독이고, 이용자에게 환한 미소로 인사하며, 온힘을 다해 장애인 부모를 상담하는 이은정 센터장에게서 오늘도 나눔이 흘러넘칩니다.
*글= 정담빈 선임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정담빈 선임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이은정 센터장 제공,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