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을 흘려보내는 삶
[착한기업을 가다] 로즈베이 박송이 대표
다홍색 차양 아래 향기로운 꽃내음을 폴폴 풍기며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화면을 꽉 채우지 않는 여백에 독특한 패션 스타일링이 은은하게 펼쳐집니다. 스커트, 티셔츠, 원피스, 액세서리까지 아우르는 여성 토탈 잡화 의류 쇼핑몰 로즈베이를 기부기업으로서 만났습니다.
고객이 반한 특유의 스타일
로즈베이 박송이 대표는 머물다 보면 점점 그 향기에 빠져드는 이곳의 분위기와 닮았습니다. 쇼핑몰을 이끌어 오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성된 코디를 고객들에게 공유하고 제안”하기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간호학을 전공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았던 박송이 대표는 7년간 유학컨설턴트로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어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꽃·사진·의류 분야를 살려 2012년 로즈베이를 창업했습니다. 동생이 쇼핑몰 모델을, 박송이 대표가 의상 스타일링‧코디와 모델 촬영을 담당해오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자마자 거래처 업무를 보고 촬영과 디자인 작업까지 온 힘을 쏟아 붑니다. 촬영 소품 하나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박송이 대표. 오래된 고객들이 변함없이 찾아주며 모델이 입은 상의·하의·액세서리까지 그대로 구입하고서 ‘코디대로 샀을 때 가장 예쁘다’는 리뷰를 남길 때마다 더없이 뿌듯합니다.
나눔에 깃든 눈물의 의미
푸르메재단에는 쇼핑몰 오픈과 동시에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NGO단체에서 일했었고 저도 해외 열악한 지역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온 적이 있어서 늘 기부에 관심을 두고 있었죠. 물질이든 시간이든 내가 가진 것을 흘려보내고 싶었어요.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면서요.”
만원의 기적 캠페인으로 인연을 맺은 지 6년째. “간호사로서 아이들을 봤었고 엄마로서 아이를 낳고 키워오며 아픈 아이들이 더욱 눈에 들어왔어요. 하루 만 원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일 텐데 편안한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장애어린이 재활병원을 짓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죠.”
장애어린이에 대해 얘기하자 눈시울이 붉어지는 박송이 대표. 아픈 아이들을 떠올릴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증폭된다고. 국내외 밤낮없이 일하는 비영리 활동가들을 생각할 때도 마음이 짠해집니다. 언론 인터뷰는 한사코 거절하면서도 푸르메재단의 요청만큼은 흔쾌히 응한 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손길이 필요한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현장에 갈 수 없는 이들을 대신하는 활동가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책임을 넓히는 기업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박송이 대표에게 지극히 당연한 일상입니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업에서 창출된 수익을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돌려줄 뿐만 아니라 일정 금액을 기부하기도 해야죠.” 기업 경영자의 감각으로 어린이재활병원 개원 이후에도 여전히 기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계속 함께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습니다.
딸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혼자 잘 먹고 잘 사면 의미 없다’고 말해준답니다. “요즘은 많은 것들이 풍족해진 시대예요. 배움의 폭도 기회도 물질도 그리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열려있지요. 똑똑한데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 사회의 주류가 되면 세상이 무서워져요. 그러지 않기 위한 해답은 나눔에 있어요.” 작고 사소할지라도 가진 것을 나누며 서로를 보듬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을 딸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 곳보다는 여러 곳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는 박송이 대표의 원칙대로 기부처가 점점 늘고 있는 로즈베이. 고객에 대한 사랑도 한결같습니다. “제가 입고 싶은 옷을 신중하게 선별해서 고객들과 즐겁게 공유하고 싶습니다.” 여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옷을 준비해놓고 손짓하는 박송이 대표에게서 은은한 향이 흐릅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장소 협찬= aloq epis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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