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운 삶을 선택하는 장애인

[미국 장애인 작업장 견학] 7편 게이트패스(Gatepath)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산마테오(San Mateo)에 위치한 게이트패스(Gatepath)는 1920년에 설립되어 약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장애인 단체이다. ‘모든 사람들이 완전히 수용되고, 존중받으며, 포함되는 세상(A world where people of all abilities are fully accepted, respected and included)’을 꿈꾼다.


게이트패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취업지원 프로그램
게이트패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취업지원 프로그램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관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게이트패스는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로 장애인들에게 교육 및 지역사회훈련, 직업지도 및 취업을 연계하고 지원하는 복지 전문기관으로 직원 350명이 근무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서비스 참여 과정이 매우 인상적인 곳이다.


게이트패스의 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트레이시 페처(Tracey Fecher) 부사장
게이트패스의 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트레이시 페처(Tracey Fecher) 부사장

게이트패스의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이다. 첫 번째는 교육훈련(Learning Center)이다. 미국의 장애인은 18세 이전에 장애 등록을 하게 되면 성인기·장년기·노년기까지 평생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용 기간과 자격은 장애인 각자의 의지와 능력에 따라 다르다.


게이트패스는 장애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재미있는 환경에서 발달을 육성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인지·작업·언어·심리지원 등 기본 치료프로그램 이외에 요가·음식 만들기·영상 제작 등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4교시까지 진행되며, 장애인들은 우리나라처럼 정규 일정에 따를 필요 없이 자신의 취미와 욕구에 따라 개별 프로그램을 선택해 교육받을 수 있다.


음악과 나들이를 좋아하는 장애인을 위한 우클렐라 교육
음악과 나들이를 좋아하는 장애인을 위한 우클렐라 교육

두 번째는 성인장애인에게 직업교육 및 지역연계 프로그램(Community Access)을 실시한다. 장애인 4명이 한 그룹을 이뤄 잡 코치(Job Coach) 1명의 지도 아래 평일 2~3시간씩 일을 하고 있으며 시간당 최저임금인 10.5달러(11,860원)를 받고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근무시간 이외에 애견보호센터와 노인급식봉사 등 자원봉사를 하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 기관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서비스의 수혜자이면서 공급자이기도 하다.


잡 코치 1명과 장애인 4명이 함께하는 직업교육 및 지역연계 프로그램
잡 코치 1명과 장애인 4명이 함께하는 직업교육 및 지역연계 프로그램

세 번째 프로그램은 고용서비스(Employment Service)이다. 고용서비스는 장애인의 기능·능력·직종별 3가지 훈련으로 구성된다.


먼저 진로탐색(Career Path)을 통해 직장인의 자세 및 예절 등에 대한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직업준비, 지역사회훈련, 건강교육, 자기표현, 대중교통이용법 등을 통해 독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초과정을 실시하고 3개월마다 일정을 점검해 관리하고 있다.


직업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
직업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

이어서 그룹 취업알선(Group Placement)이다. 직업기능이 다소 부족한 장애인 근로자와 같이 잡 코치가 24시간 상근하며 취업을 지도한다.


우리가 방문한 메리어트 호텔(Marriott Hotel)에서는 20명의 근로자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호텔청소, 린넨 수거, 주방세척 등을 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자 풀타임 근로와 기술학습 등의 개별 목표를 갖고 근무하고 있다.


게이트패스에서 소개한 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는 메리어트 호텔
게이트패스에서 소개한 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는 메리어트 호텔

현장에서 만난 한 장애인은 “근로자들끼리 같이 일할 수 있고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서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대답한다.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3명의 잡 코치가 체크리스트를 활용한 모니터링을 통해 개별 목표를 점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숙련된 근로자들에게는 개별고용(Individual Placement)을 실시하고 있다. 잡 코치가 직업 능력이 우수하고 훈련된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고용업체에 주 1회 정도 방문해 직업지도를 실시한다.


메리어트 호텔에서 린넨 작업을 하고 있는 근로인
메리어트 호텔에서 린넨 작업을 하고 있는 근로인

게이트패스에서 소개한 장애인 60명은 산마테오(San Mateo) 지역에 있는 메리어트 호텔, 유니클로, 맥도널드, 편의점, 메이시스 백화점 등 미국 유명기업에 채용되어 일하고 있다. 장애인 근로자는 해당 회사가 아닌 취업훈련과 소개를 맡은 장애인 단체와 직접 계약을 하고 급여도 장애인 단체를 통해 지급받고 있다.


게이트패스의 연간 예산은 약 1천5백5십만 달러(175억 원)로 예산의 50%는 캘리포니아주정부에서 지원받고 있으며, 나머지는 목적사업과 개인 기부를 통해 충당되고 있다. 주정부로부터 독립성을 갖추기 위해서 기업들과 환경캠페인, 바자회 등을 통해 자체 예산을 확보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메리어트 호텔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
메리어트 호텔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

미국 사회도 장기불황과 경기침체로 해마다 2천여 개의 기업이 폐업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장애인 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 비해 현저히 낮아 장애인들의 고용불안과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게이트패스 이용자들의 장애유형 및 장애환경, 근로자들의 직종은 한국과 유사하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라면 미국의 장애인들은 일방적으로 지원받는 서비스 수혜자가 아닌 교육과 직업의 선택권을 가진 소비자라는 점이다.


*글= 왕기덕 팀장 (나눔사업팀)

*사진= 최한성 직업재활사 (과천시장애인복지관)


게이트패스(Gatepath)

주소 : 350 Twin Dolphin Drive, Suite 123, Redwood City, CA 94065

전화 : (650) 259-8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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