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민이의 자립을 위해

사람들의 시선이 준민이(6)에게 머뭅니다. 엄마 김영란(47) 씨는 먼저 이야기해줍니다. “다운증후군이에요.” 준민이의 장애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눈물로 지새운 날도 많았습니다. 준민이에게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희망을 보고 있었습니다. 꾸준한 재활치료 덕분입니다.


SPC그룹의 나눔으로 희망을 품게 된 준민이와 엄마 김영란 씨
SPC그룹의 나눔으로 희망을 품게 된 준민이와 엄마 김영란 씨

감격스런 하루하루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 인지치료실. 준민이가 치료사 선생님과 블록을 쌓고 있습니다. “작은 거 찾아볼까요? 어떤 게 작아요?” 치료사 선생님의 질문에 준민이가 작은 블록을 손으로 가리킵니다. “맞아요. 참 잘했어요.” 치료사 선생님이 엄지를 치켜들자 신이 난 준민이는 이어지는 언어치료도 곧잘 받습니다.


“준민아, 엄마! 아빠! 해볼까?” 치료사 선생님의 말에 귀 기울이던 준민이가 입을 뗐습니다. “엄...마...아...빠...” 느리지만 또박또박 낱말을 내뱉습니다. 그리고 말을 이어갑니다. “아...빠... 보...고...” 곁에서 지켜보던 엄마가 준민이의 문장을 완성시켜줍니다. “아빠 보고 싶어요?” 준민이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엄마는 그런 준민이를 대견한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준민이가 크기에 대한 개념도 없고, 말도 아예 못했어요. 그런데 이젠 크고, 작은 걸 구분할 줄도 알고, 완전하진 않지만 문장으로 말 할 줄도 알아요. 얼마 전에는 준민이가 형한테 ‘형, 화났어?’ 그러더라고요. 준민이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저만 알아듣곤 했었는데 형도, 아빠도 다 알아들었어요. 가족들이 감격해서 박수까지 쳤어요. (웃음)”


인지치료를 받고 있는 준민이
인지치료를 받고 있는 준민이

연속지원으로 품은 희망


준민이를 키우며 가장 힘든 건 치료비 부담. 준민이의 치료를 겨우 이어가고 있던 상황에 준민이 형 준혁이 마저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양쪽 귀의 모양과 크기가 다른 소이증 때문입니다. 한정된 수입, 늘어난 지출. 어쩔 수 없이 준민이의 치료를 잠시 중단해야 했습니다.


“많지 않은 남편의 수입만으로 생활비와 준민이 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데 준혁이 수술비까지 들어가야 하니 암담했죠. 준민이에게 필요한 인지치료와 언어치료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란 게 원망스러웠어요.”


모든 걸 체념할 즈음, SPC그룹의 나눔으로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었습니다. 준민이의 치료비를 3년 동안 지원받았습니다. 준민이가 좋아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엄마는 주저 없이 연속지원을 꼽습니다. “준민이가 SPC그룹의 지원으로 쉬지 않고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부쩍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주변에서 지속적인 치료로 좋아졌다는 아이들을 보면서 긴가민가했었는데, 준민이를 보면서 그 효과를 눈으로 확인했죠.”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준민이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준민이

할 수 있을 거란 믿음


처음 준민이의 장애를 알게 됐을 때 엄마는 준민이 보다 하루 더 사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제가 세상을 떠나고 준민이가 홀로 남겨지면 어쩌나.... 매일 그런 걱정을 달고 살았어요. 준민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모두 쓸데없는 걱정이었어요.”


꾸준한 치료를 통해 준민이의 변화를 확인하고, 준민이가 뭐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젠 준민이의 자립을 꿈꿉니다. “준민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과 배움의 속도가 더딜 뿐, 못할 일은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준민이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꾸려나갈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소중한 나눔으로 준민이가 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 나눔이 헛되지 않게 해야죠.”


그리고 장애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당부합니다. “아이들끼리 다툼이 일어난 적이 있어요. 준민이가 때리지 않았는데 친구들은 준민이가 때렸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준민이는 말을 못하니까 어느새 때린 아이가 되어 있는 거예요. 장애 아이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일이었어요. 장애 아이들에게 거리를 두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거 하나면 저희는 힘이 나요. (웃음)”


환하게 웃고 있는 준민이
환하게 웃고 있는 준민이

*글, 사진= 김금주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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