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 관심의 끈을 이어갑니다"
[푸르메인연] 자원봉사자 박서희 기부자를 만나다
매주 목요일이면 푸르메재단 사무국의 비어있는 자리 하나를 그득히 채우는 사람. 직원들이 SOS 신호를 보내자 각종 서류 더미로 가득한 자리에서 아주 능숙한 손놀림으로 일을 척척 해내더니 싱긋 웃으며 말합니다. “다 했어요!” 이 뿐만 아닙니다. 최근 재단에서 주최한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나서 주고 정기기부도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박서희(27세).
관심을 행동으로
올 2월부터 자원봉사자로 인연을 맺게 된 박서희 씨는 주로 모금사업팀과 나눔사업팀의 서류 정리를 돕고 있습니다. 숙명여대 외식경영학과 졸업 후 관련 일을 하다가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던 중 대학원 준비를 하는 틈틈이 자원봉사자라는 역할을 추가한 것. 푸르메재단과의 첫 인연은 VMS(사회복지 자원봉사인증관리) 사이트를 통해서였습니다. 여성과 장애인 인권에 관심이 있던 터라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는 것.
학생 신분을 벗어나서는 자원봉사가 좀 다르게 와 닿는다고 합니다. “자원봉사가 누군가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도 있더라고요.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죠.” 학교 다닐 때는 봉사 시간을 채워야 하는 의무감이 앞섰다면 이제는 몸이 먼저 반응한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마음의 소리가 그녀를 ‘봉사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식과 기부자 초청행사를 도우며 알게 된 사실이 많았다는 서희 씨. 어느새 어린이재활병원 전문가가 다 됐습니다.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을 민간이 대신해서 큰 규모로 좋은 건물을 지었잖아요. 장애인에 맞게 섬세하게 디자인이 되었더라고요. 특히 7층은 과실수가 있고 따스한 햇볕을 쬘 수 있어서 우울증을 덜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장애어린이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마음까지 고려했다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그러면서 눈을 반짝입니다. “살면서 시민의 힘을 체감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요. 여럿이 힘을 보태면 이처럼 큰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푸르메재단 하면 ‘투명성’과 ‘사명감’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기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는 점이 기부자들의 신뢰를 얻는 중요한 이유”라면서 “기부자 초청행사 때 백해림 모금사업팀장님이 하나하나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갖게 된 생각인데, 어떤 직업을 갖든지 좋아하는 일로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덧붙입니다.
나눔으로 장애인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다
서희 씨는 지난 4월 말부터 기부도 시작했습니다. 생애 첫 정기기부입니다. 자원봉사를 통해 푸르메재단의 사업을 하나둘 알아가면서 ‘장애인 재활치료’ 영역에 힘을 보태고 싶었던 것. 여성과 장애인으로서 이중적인 차별과 사회적으로 취약한 구조에 처한 장애여성의 어려움을 덜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말입니다.
푸르메재단에 바라는 게 있다면 장애인의 자립에 계속 힘을 쏟아달라는 것. 일할 의지가 있어도 일자리가 없어 일할 수 없는 장애인이 처한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잠재력이 있어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단순직종에만 국한되는 경우가 많아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는 일을 구분 짓지 말고 직종이 보다 다양해졌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시간과 돈 그리고 진심. 자신이 가진 소중한 자원을 나누는 서희 씨에게 ‘나눔’은 어떻게 다가오는지 궁금했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자기반성을 많이 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나 하나만 잘 하면 된다는 보신주의가 있었다면 지금은 생각 자체가 바뀌었어요. 나눔은 일상이에요. 나눔이 거창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이 되면 좋겠어요.”
푸르메재단과의 만남이 삶의 여정에서 ‘큰 계기’라면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동기 부여하는 서희 씨.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배워가면서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마음을 베푸는 만큼 그녀의 꿈도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글=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정담빈 간사, 김금주 간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