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피서지, 서울도서관
[특집] 푸르메가 제안하는 시원한 하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시원한 바람 부는 나무 그늘에 눕고 싶고,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 여건이 안 된다면? 멀리 있는 휴양지에 가느라 고생하지 않고도 가까운 곳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좋은 장소가 있습니다. 그런 장소만 골라 짜본 하루일정을 소개합니다.
무럭무럭맨과 함께 떠나요~
① 서울도서관 ‣ ② 행복한베이커리&카페 ‣ ③서울시립미술관
첫 번째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고도의 집중력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공간, 마치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이 더운 여름조차 잊게 만드는 공간, 마음의 양식으로 한결 풍성해지는 공간. 서울 도심 속 피서지, 서울도서관입니다.
거대한 책장 옆에서 휴식을
옛 서울시청사가 시민을 위한 도서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과거에는 서민들이 마음대로 드나들기에는 왠지 편치 않은 곳이었다면 지금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외관은 한 세기 전의 옛모습 그대로이지만 문 안으로 들어서면 현대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서울의 랜드마크인 시청광장과 서울시청사 가운데 자리한 서울도서관. 1호선과 2호선이 통과하는 시청역 5번 출구에서 걸어서 몇 분내에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서울도서관 정문에 오면 이용안내문이 친절하게 반겨줍니다. 점자로도 표시되어 있어 시각장애인도 층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한다면 뒤편으로 가서 문턱 없는 후문을 이용하면 됩니다. 휠체어가 필요한 사람은 후문에 들어가자마자 있는 장애인자료실에서 대여해서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면 됩니다.
서울도서관이 문을 연 지는 3년밖에 안 되었지만 보유하고 있는 자료의 양은 27만여 권이나 됩니다. 교양서, 어린이도서, 시정간행물, 국외자료, 점자도서, DVD, 전자책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렇게 방대한 자료들은 일반자료실(1,2층), 서울자료실(3층),세계자료실(4층), 장애인자료실(1층), 디지털자료실(2층) 등에서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중심에 있는 만큼 서울시내 320여 개 도서관 자료를 한 번에 파악하는 통합 도서검색 서비스도 있습니다. 일반자료실로 들어가면 무려 5m에 이르는 벽면서가에 책들이 빼곡이 차 있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이랑 놀러와 맘에 드는 책 한 권씩 골라들고 앉아 멋진 벽면서가를 배경으로 책을 읽는 아이들이 눈에 띕니다.
장애가 느껴지지 않는 장애인자료실
몸이 불편한 사람도 편안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장애인 자료실이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 난독증이 있는 독서장애인, 노인을 위해 편의시설과 다양한 자료들을 구비해 놓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료에는 점자도서, 점자라벨도서, 큰글자도서, 촉각도서, 오디오북, 화면해설자료 등이 있고 청각장애인용 자료로 수화영상도서, 수화번역도서까지. 그 수만 무려 2,000여 권입니다.
독서에 도움을 주는 편의설비도 갖춰놓았습니다. 독서확대기, 한손키보드, 점자키보드, 보청기, 보이스아이 등 보조공학기기가 마련되어 있어 요청하면 사용이 가능합니다.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테이블, 탁상용화면확대기도 있습니다. 시각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에게 책의 텍스트와 그림정보, 외국어 정보를 낭독해 주는 대면낭독서비스가 눈여겨볼 만합니다. 대학교의 사회봉사센터와 연계해서 장애인이 낭독이 필요한 부분을 요청하면 자원봉사자는 자신의 전공분야를 살려 봉사가 이뤄집니다. 장애인자료실 한 편에 대면낭독실을 이용하면 됩니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국립장애인도서관의 협력으로 전문 수화통역사를 통해 특화된 대면낭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책을 무료로 배달해 주는 ‘책나래 서비스’도 마음껏 활용해 보세요. |
미로 같은 곳곳에 숨은 보물찾기
서울도서관은 방문한 시민들에게 어서 보물을 찾아보라고 속삭입니다. 안내데스크 앞에 웬 항아리가 보입니다. 돌돌 말린 종이가 가득 담겨 있어 하나를 뽑아보니 한 편의 시가 적혀 있습니다. 다 같은 시이겠거니 했는데 뽑는 재미를 느끼게 하려는 듯 하나같이 다릅니다. 시 한 편 음미하며 자료실을 둘러보니 감흥이 더해집니다.
옛 서울 역대 서울시장이 사용했던 집무실과 서울시를 방문한 국내외 인사를 맞이했던 접견실을 거닐고 여러 나라의 외교사절들로부터 받은 선물들과도 만나봅니다. 해방 이후 60년 동안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나타내는 문서와 흑백사진들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 책을 찾을 때 필요했던 목록카드를 기억하시나요? 나무로 만든 카드목록함이 전시되어 있어 잠시 아련한 추억에 젖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서울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하고 추억을 만드는 기발한 여름나기. 몸과 마음 모두 시원해지는 도심 속 피서지, 서울도서관으로 떠나세요.
*글, 사진= 정담빈 간사 (홍보사업팀)
*자료= 서울도서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