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에게도 사랑의 꽃이 피었습니다
지난 해 10월, 남편은 뇌출혈로 쓰러져 갑작스럽게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퇴원 후에도 모든 수발을 혼자 드는데, 익숙하지 않아 너무 힘들었습니다. 남편의 신경질이 부쩍 늘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밥 먹고 운동을 해야 하지만 누우려고만 하고.. 어쩌다 운동을 해도 5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하나하나 새로 맞춰가야 하는 부분들이 짜증이 나고 답답했습니다. 웃는 날보다 다투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
그러다 중도장애부부 상담프로그램 ‘부부 같이(가치) 찾기’에 참여해 부부가 같이 할 수 있는 일, 서로가 지금 힘든 점, 바뀌었으면 하는 점을 진솔히 털어놓았습니다. 상담을 진행하는 동안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우리 부부에게는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함께 나갈 때 두렵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힘들었지만 이제는 화사하게 차려입고 밝게 웃으며 연인들처럼 걸어 다닙니다. |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적도 일어났습니다. 평생 술, 담배로 지냈던 남편은 친구들을 만나도 술을 마시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 부부는 남산에 있는 들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같이 가자고 하면 늘 거절했는데, 지금은 고양이 밥을 가지고 나오면 같이 갈 준비를 합니다. |
몸이 언제 회복될지는 모르지만 남편이 집안일을 열심히 도우려고 해서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 같습니다. 남은 시간 우리 부부 행복하게 두 손을 꼭 잡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
* 인터뷰 정리 : 이슬이 사회복지사 (종로장애인복지관 사회통합팀)
- 이 이야기는 종로장애인복지관 중도장애인 부부상담 ‘부부같이(가치) 찾기’에 참여하신 이정숙(가명) 회원님의 수기
입니다.
- 중도장애부부상담 ‘부부 같이(가치) 찾기’는 중도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부들의 장애수용을 도와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고, 건강한 가족문화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