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의인(八方義人)]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인연’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인연’

(故 박완서 선생님)


“의대에 다니던 생때같은 아들을 잃은 뒤 가족들이 미국 이곳저곳을 관광시켜 줬지만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 모르긴 몰라도 장애어린이를 가진 부모님들의 심정이란 이런 것이겠지..”


아름다운 인연

<그래 겨울은 따뜻했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등 다수의 유명작품을 탄생시킨 소설가 故 박완서 선생님이 생전에 푸르메재단 강연에서 장애어린이의 부모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장애아로 인해 더욱 화목해진 가정도 많이 봤고, 반대의 경우도 많이 봤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사회속에서 장애아를 키우는게 애물단지가 아닌 복덩이를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며 장애어린이를 둔 부모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 (왼쪽)2009년 박완서 선생님이 장애청소년들과 함께 한 거제도 희망여행

▲ (오른쪽)거제도 희망여행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는게 맛있다

“장애어린이에게 희망을 주는 책을 만들고 그 책의 수익금을 장애어린이재활병원 건립기금으로 사용되는 일을 하고자 하는데, 글을 좀 부탁해도 될까요?” 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수익금과 인세기금 모두 장애인재활병원에 쓰겠다는 이야기도 함께 했습니다.

첫 만남부터 이런 무모한 부탁을 드렸는데도 선생님은 어떤 병원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이것저것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좋은 일에 쓰는 것인데, 당연히 참여하고 기부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이 <사는게 맛있다>입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고 푸르메재단을 널리 알리게 됐습니다.


▲ 박완서 선생님외 23명이 참여한 책 <사는게 맛있다>


사랑의 홀씨가 되어


그 뒤로도 선생님은 ‘병원 짓는 일은 잘되고 있는가?’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시간나실 때 마다 전화를 주었습니다. 재단에 꼭 좋은 병원을 지으라 당부했습니다. 하고자 하는 일에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이루어질 것이라고 재단식구들 한사람 한사람 손을 붙잡고 힘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 (왼쪽)푸르메재단을 방문하여 재단 식구들을 응원해주신 박완서 선생님

▲ (오른쪽)<다시, 새롭게 지선아 사랑해>서평의 인연으로 할머니와 손녀같이 다정했던 박완서 선생님과 소설가 이지선씨


생전에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간직한 선생님의 영향으로 인연의 끈은 쉽게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의 큰딸 호원숙 님과 유족들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1000만원을 기부해 주었습니다. 또한 <엄마를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등으로 유명한 신경숙 작가도 푸르메재단을 찾아 왔습니다.



▲ <마크 오브 리스펙트>에서 받은 상금을 기부해주신 신경숙 작가


“뉴욕에 있을 때 박완서 선생님의 부고를 듣고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야 아, 돌아가셨다는 뜻이었구나 했었습니다”라고 박완서 선생님의 부재에 슬픔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후 효자동을 지나면서 푸르메재단을 보며 박완서 선생님이 기부하던 곳이었던 것을 기억하며 본인도 “그 뜻에 함께 해야겠다.” 다짐했다고 합니다. 신경숙 작가는 마크 오브 리스펙트를 수상하며 수상금액인 2500만원을 흔쾌히 기부해 주었습니다. 모두의 뜻을 이어 좋은 병원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잊혀지지 않는 마음, 큰 사람


선생님의 바람이 통하였을까요? ‘세종마을 푸르메센터’라는 재활센터가 종로구 신교동에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애착이 보이셨던 장애어린이들이 센터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선생님이 살아 생전이 재활센터가 만들어져 그 마음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아마 편히 계신 곳에서도 아이들이 치료받는 모습을 보며 함께 웃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2009년 초, 장애청소년들과 함께한 거제도 희망여행에서 박완서 선생님이 밝게 웃고 있다


푸르메재단의 모든 직원들과 재활센터의 직원들 모두가 지금도 인자하신 미소로 지켜보고 계실 故 박완서 선생님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장애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최선을 다해 치료하는 재활센터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당신은 잊혀지지 않는 큰 분이십니다.

*글= 김수현 나눔사업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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