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희망이 되어주는 일, 어렵지 않습니다.
가을이 무르익던 지난 달 21일, 노란색 조끼를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강동구 천호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나타났습니다. 열심히 무언가 나르고 조립하기를 20분, 주택 지하에 자리 잡은 장애인 생활시설에 간이 치과진료소가 설치되었습니다.
성인지적장애인 15명이 엄마·아빠로 따르는 생활교사의 돌봄과 지원 아래 살아가고 있는 <돌봄의 집>이 오늘 우리의 방문지입니다. 각자 다른 성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다른 곳에서 태어나 살아왔지만 어떠한 이유로 인해 이렇게 모여 이제는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돌봄의 집 식구들을 대상으로 하는 구강검진 결과 치아관리 상태가 열악한 부분이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미소원정대의 1회성 방문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해 즉각적인 치료개입이 필요했습니다. 이미 치아 전체가 빠져 잇몸으로만 생활하고 있는 분도 있었습니다.
무서운 치과치료를 피해 열심히 도망을 다니다가도 엄마 선생님의 한마디에 용기를 내어 진료의자에 앉은 성준씨. 두려움 가득한 표정이지만 옆에서 두 손을 잡고 응원해주는 엄마 선생님이 있어 무사히 진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얼굴 가득 송송 맺힌 땀에서 그 긴장의 정도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엄마 선생님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진료의자에 앉자 어디선가 나타난 성준씨.
“성준씨, 여기 진료 중이니까 저기에서 기다리실까요?”
의료진의 만류에도 떡하니 자리를 잡더니, 선생님을 걱정스럽게 바라봅니다.
선생님이 성준씨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진료가 끝날 때까지 무릎에 두 손을 가지런히 두고 선생님을 응원하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로 함께 하고 있는 그들과 함께 했었던 즐거운 시간으로 올해 미소원정대 활동이 끝이 났습니다.
“저희의 한계를 느끼게 되요.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양치를 열심히 하시라, 6개월에 한번은 어렵더라도 병원에 방문하시라 라고 밖에 할 수 없거든요.”
진료를 마치고 어두운 표정으로 활동소감을 말하는 미소원정대원.
“그래도 미소원정대를 계속해야하는 이유는 있겠죠? 적어도 장애인들의 현재 치아상태를 알 수 있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는 말씀을 드릴 수 있었으니까요.”
하며 다시 웃음 짓습니다.
올해의 미소원정대는 이날 돌봄의 집 원정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지만 내년에는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내년, 미소를 찾는 사람들의 원정에 함께 하고 싶지 않으세요? *^^*
희망이란 땅 위의 길과 같습니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지만
한 사람이 가고 두 사람이 가고 그렇게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됩니다.
희망은 있다는 믿음으로 기꺼이 함께 걸어 준 당신과의 인연,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의 시작이었습니다.
누구나 공평한 기회를 가져야 하는 건강권. 장애인의 구강건강을 지켜주세요.
많은 장애인들이 신체, 정신적 문제로 치아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심각한 구강질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이동제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문제 치아를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영양불균형, 건강악화로 인한 2차 장애가 유발되고 있습니다.
2012년, 치과의사와 치위생사, 그리고 일반봉사자로 구성된 10여명의 미소원정대원은 서울·경기권의 10여개 기관에 방문해 300여 장애인과 부모님, 기관담당자들을 만났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장애인들의 구강상태는 당장의 치과치료가 필요한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장 치과에 가야하는 장애인들이지만 그들에게 치과의 문턱은 높기만 합니다. 지금 당장 치과의 문턱을 낮출 수는 없지만 저희가 찾아갈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장애인의 구강건강을 위한 원정에 함께 하실 또 다른 인연을 기다립니다.
활동내용
1. 활동기간 : 2013년 1월 ~ 11월, 격월1회 (마지막 주 일요일/요일 고정, 활동날짜 변동가능)
2. 활동시간 : 오전 9시 ~ 오후 4시 (각 활동에 따라 다름)
3. 활동장소 : 서울·경기권 장애인 시설 및 이용기관 / 확정장소 전월 공지
4. 활동내용 : 기본검진, 스켈링, 충치치료, 단순발치, 구강교육(개인, 집단) 등
5. 필수사항 : 연 4회 이상 정기적으로 하실 수 있으신 분 /치과의사, 치위생사 면허증 소지자 환영!
신청방법 및 문의
신청서를 작성하신 후 이메일(sena_p@purme.org)로 보내주시거나, 팩스 02-702-7025로 보내주시면
전화 드리겠습니다.
- 담당 : 박세나 푸르메재단 나눔사업팀 간사(02-6395-7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