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씨이야기] 푸르메재활센터에 온 특별한 선물


지난 달 30일 푸르메재활센터 1층에 깜짝 놀랄만한 반가운 사건이 생겼습니다.

바로 푸르메재활센터 벽면에 민정기 화백님의 작품이 걸리게 된 것입니다.




▲ 옛 시골동네의 마을풍경을 정겹고 아름답게 담은 작품 <산골우리동네 봄>


1980년대 민중미술 화가로 잘 알려진 민정기 화백님이 실크 스크린 판화 40점(1200만원상당)을 재단에 기증해주시면서 재활병원이 꼭 생기기를 응원해주신지 6년이 지났습니다.


푸르메재활센터 건립된다는 소식을 드리자 크게 기뻐해주시며 “직접 그림을 그려주겠노라” 하셨습니다 화백님께서는 작업을 위하여 직접 답사를 다니고, 지난 5월 재활센터 건립 현장에 방문하여 그림 크기도 구상하실 정도로 열정을 보이셨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산골우리동네 봄>이라는 높이3m x 너비 4m의 대형작품이 푸르메재활센터 1층에 당당히 자리 잡았습니다.




▲ 작품이 걸리는 모습을 꼼꼼히 확인하시는 민정기 화백님


화백님께 작품이 걸리는 것을 보시면 어떤 기분이신지 여쭈었더니 “고삼수험생의 결과를 기다리는 떨림이 이럴 것”이라며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하지만 이내 빙그레 웃으시면서 “재활센터에 그림을 걸을 수 있어서 너무 좋고,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장애 어린이들이나 주민들이 보면서 봄의 산수유나 진달래, 모란이 피는 것과 열심히 일하는 농부들과 동네마을버스가 지나는 시골길을 상상하며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해지기를 희망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림이 걸리고 화백님께서는 그림 한부분도 빼놓지 않고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 (좌)마을을 방문한 듯한 느낌이 들게 설명해 주시는 모습 (우)작품과 함께해 주신 민정기 화백님과 부인


<산골우리동네 봄>이라는 이름의 작품은 경기도가평 설악면 묵안리를 직접 답사한 것을 바탕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이 마을은 용문산이 가까이 있으며 산과 계곡을 이용한 옛 시골동네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지역으로 양주조씨의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그림곳곳에 가구들을 모여 나타냈다고 합니다.


마을입구에 큰 바위가 길 양옆으로 있고 그 주위 잣나무와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지만 입구를 지나면 넓은 마을풍경이 용문산 자락아래 펼쳐져 있고 마을 한 가운데로는 큰 물줄기가 구불구불 지나가고 지대가 낮은 쪽은 논이 조성되어 있으며 지대가 높고 물이 잘 빠지는 쪽으로는 가옥들이 조성되어 있어 그림 오른쪽에는 나무들이 자리 잡았고 그 사잇길과 군데군데 밭과 논을 표현되었습니다.


화백님께서 그림을 그리다 마을에 사는 조병기 선생을 만나 마을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을 그리셨다고 합니다.

마을 한가운데 흐르는 물에는 여러군데의 소가 있는데, 잉어소, 메기소, 할미소, 귀잉소, 미금소, 등의 이름이 있고 마을 어귀에는 장수암고청라외 용문산수백운간(장수대의 검은 바위는 푸른칡넝쿨 사이에 솟아있고 용문산은 흰 구름 사이에 빼어나다)라는 시가 적힌 바위가 있는데, 이 마을의 형국이 많은 물을 담고 있다는 뜻으로 그만큼 농사를 풍부히 지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왼쪽에 자리 잡은 잉어, 메기를 그린 것도 소의 이름을 표현하고자 하셨다 합니다.


그림을 그리던 중 조병기 선생님댁을 방문하여 마당에 산수유, 매화, 목련, 모란 등이 아름답게 핀 것을 보고 그림 아래 마당에 모란이 활짝 피고, 마을 중앙을 흐르는 냇물을 비롯하여 밭과 논두렁에 붐기운이 돋는 연두색을 배치하였다고 합니다.


그림을 보면 집에 손님이 찾아와 길을 묻는 모습이 보이는데, 실제 그림을 그릴 때, 농부가 찾아와 길을 묻는 모습을 그대로 그림에 담았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묵안리의 푸른 모습이 정겹고 아름답게 그림 속에 표현되었습니다.


화백님의 설명을 듣는 동안 마을버스를 타고 푸른 산과 논밭이 있는 시골을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내달리며 시원한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릴 것만 같았고, 저절로 편안하고 정겨운 시골 마을이 그려졌습니다.


푸르메재활센터를 방문하시는 분들 모두 그림을 보면서 시골마을의 푸근함과 정겨움 그리고 그림속의 따뜻한 봄을 느끼시며,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기를 바래봅니다.



* 민정기 화백 *


1968 서울고등학교 졸업

1972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83 인하대학교 강사

1980~1988 현실과 발언 창립회원

1979 선화예술고등학교 교사

1977 숙명여자고등학교 교사

1974 창문여자중학교 교사


개인전

1983 1회 서울미술관 (서울)

1986 2회 서울미술관 (서울)

1992 3회 가람화랑, 상문당 (서울)

1996 4회 가람화랑, 인사갤러리 (서울)

1999 5회 아트스페이스 서울, 학고재 (서울)


단체전

1974-1982 12월전 (서울)

1977-1986 현실과 발언 동인전 (서울)

1981 ‘새구상 11인전' (롯데화랑, 서울), 2회 파리 비엔날레 ( 파리)

1983 '82 문제작가전 (서울미술관, 서울)

1986 'JAALA'(Japan Asia Latin America)전 (도쿄미술관, 동경)

1988 '민중 미술'전 (Artists Space, 뉴욕)

1989 제3회 아시아 현대미술제 (후쿠오카미술관, 후쿠오카)

1993 Silk Road 미술기행전 (동아 갤러리, 서울)

1994 민중미술 15년 평가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95 광주비엔날레 '광주 5월 정신전'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1999 산, 수, 풍, 경 전 (선재미술관, 서울)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주캐나다 한국대사관

수상내역

2006 제18회 이중섭 미술상



*글,사진= 김수현 후원사업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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