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씨이야기] 항상 먼저달려오는 큰언니, 임정진 작가
“재단 행사에 뭐 필요한 것 없어요? 나 자원봉사 할 수 있어요.”
“동화교실 모임 푸른잉크에서 적은 돈이지만 치료비를 모았어요, 보낼게요.”
푸르메재단에는 열정적인 기부자님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그분들이 우리 재단이 있게하는 원동력이자 재단 일꾼들의 감동이지요.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열정을 보이는 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재단의 크고 작은 일에 언제든 달려오는 것은 물론, 언제고 전화해서 필요한게
없는지 살펴주시는 분. 재단의 가족 같고 큰언니 같은 임정진 작가가 그 주인공 입니다.
임정진 작가를 아시나요?
1989년 최고의 하이틴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아시나요? 청소년들이 성적순으로 평가받으며 힘들어하는 애환을 그려 당시 15만 관객이 든 아주 흥행한 영화가 있습니다. “난 로봇도 아니고 인형도 아니고 돌멩이처럼 감정이 없는 물건도 아니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라는 명대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을 쓴 작가가 바로 임정진 작가입니다. 지금은 동화작가로 어른들보다는 어린이들에게 더 인기가 많은 분이시지요.
책에서 시작된 인연
▲ 임정진 동화작가(가운데)와 임옥규 수화통역사(오른쪽), 박영지(청각장애)학생(왼쪽)이 이야기 나누는 모습.
수화통역 봉사자가 동화작가와 청각장애 학생 사이에 입이 되어주었고, 수화통역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표현은 동화작가와 학생이 직접 컴퓨터로 글을 써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푸르메재단과의 인연도 책에서 시작했습니다. 2008년에 진행한 ‘장애청소년 동화책 만들기 프로젝트’에서 임정진 작가님은 “예술에는 장애가 없다”며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작가의 꿈을 키우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의 청소년 13명과 무려 14주 동안 함께하는 대장정이었습니다. 멀게는 전라남도 광주에서 매주 참여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열정적인 분위기에서, 동화작가와 그림작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 수화통역사, 차량봉사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습니다. 임정진 작가님은 매 순간 진심어린 열정으로 아이들을 대했고, 결국 장애청소년들과 함께 ‘에베레스트를 오른 얼큰이’라는 동화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임정진 작가의 동화책 <내 친구 까까머리>가 프랑스에서 번역되어 출간되면서 첫 인세를 장애어린이의 재활치료비로 기부했습니다. 인연을 맺은 이후에는 본격적인 재단의 ‘큰언니’와 같은 활발한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열정
▲ 네팔 남체바자르에서 진행된 ‘네팔 미소원정대’에서 함께했던 봉사자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임정진작가(아래 오른쪽에서 세 번째)
인연을 맺은 다음해인 2009년 1월, 재단의 의료나눔행사로 진행된 “네팔 히말라야 의료봉사활동”을 참여했습니다. 해발 3,450m의 남체 바자르에서 고산증세를 견디며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상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산소 부족으로 숙소 한 층 오르는 일도 힘든 상황에서 치과진료 보조, 진료표 나눠주기,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의 대화, 문화공연 등을 먼저 나서서 진행했습니다. 의료봉사활동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다독이는 일도 재단의 큰언니 임정진 작가의 몫이었습니다. 의료봉사활동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사람들의 마음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봉사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 (왼쪽)임정진 작가가 어린이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일본에서 방문한 재단 기부자인 노무라 부자(父子)와 저금통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임정진 작가(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만났다.
귀국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임정진 작가는 자원봉사, 기부, 재단의 행사참여 등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크고 작은 일을 가리지도 않았습니다. 초등학생 어린이들에게 글쓰기와 나눔을 강연하는 선생님이 되어 주시기도 했고,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재단의 일꾼들보다 더 잔 일까지 도맡아 일해주시는 임정진 작가님은 장애어린이와 함께하는 행사에 재능기부자를 섭외해 주시거나 주위의 모금 저금통을 가져다 주시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좋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며 여러 점의 그림을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2012년으로 이어지는 발바닥 사랑
▲ 임정진 작가가 기부한 그림.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4층에서 어린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임정진 작가님과 통화를 합니다.
“우리 9월에 있을 기부자 집뜰이에 경품 추첨하면 어떨까요? 제가 선물로 저의 동화책 3권 들고 갈게요.”
언제든 먼저 아이디어를 주시고 자신의 역할을 찾는 임정진 작가님. 열정과 진심을 다해주시는 분과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는 일은 재단 일꾼들에게도 행복한 일입니다. 임정진 작가님이 재단에 오시는 모습을 보며 발바닥 사랑이 생각이 났습니다.
사람은 발바닥이 가는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인연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먹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닐텐데, 함께하는 삶을 사시는 임정진 작가님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푸르메재단의 영원한 큰언니의 큰 사랑… 항상 먼저 재단을 생각해주는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이 사랑이고, 푸르메 “희망홀씨”입니다.
*글= 푸르메재단 웹진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