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농학교 중등부 1학년 김봉석"

작년 봄, 봉석씨(가명, 남)에게는 새로운 소속이 생겼습니다. 30여 년 만에 학교로 돌아온 봉석씨는 매일 아침 가방을 매고 학교에 오는 길이 즐겁기만 합니다. 5살 무렵 봉석씨는 형에게 업혀있다 떨어지면서 고막을 다쳤다고 합니다. 이후 치료 시기를 놓치면서 차츰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도, 옆집 사는 친구의 장난치는 소리도, 아침이면 잠을 깨우던 새 소리도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이렇게 혼자가 된 봉석씨는 자신만의 조용한 세상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울농학교 전경(서울 종로구 소재)

어느덧 성인이 된 후 공사장 등에서 열심히 일을 하며 하루 하루를 보냈지만 불행이 다시

봉석씨를 찾아왔습니다. 공사현장에서 갑작스러운 낙하사고를 당해 허리와 손 등을 크게 다치게 된 것입니다. 혼자서는 의사소통이 어려우니 제대로 된 보상은 받지 못했고, 또다시 제 때에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에 부러진 손가락은 치료를 받지 못해 부러진 그대로 굳어버렸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허리와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닥친 사고로 인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좌절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봉석씨에게는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사고 이후 농인 친구들을 통해 서울농학교에 만학도를 위한 학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작년에는 비로소 꿈에 그리던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수화를 제대로 배우지 못해 농인들끼리도 대화하기가 어려웠어요. 여러 단어들을 배울 수 있게 되니까 좋아요. 국어시간이 제일 재미있어요." 그 동안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수화로 열심히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뿐만 아니라 손짓에도 즐거움이 묻어납니다.

정확한 치료상담을 위해 농아인의 입과 귀가 되어주는 수화통역사와 함께 병원을 방문한 봉석씨

그의 새로운 시작에 힘이 될 수 있다면

봉석씨는 얼마 전 버스에서의 사고로 인해 부러진 치아를 치료받기 위해서 푸르메치과를 방문했습니다. 예전에는 이가 아파도 의사소통이 어려워 병원을 가지 못한 채 참을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학교선생님, 수화통역사,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그의 치료진행을 위해 지원을 합니다.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닌 봉석씨가 요즘 병원을 찾는 발걸음에 늘 힘이 넘치는 이유입니다.

수화통역사와 함께 방문해 치료진행에 대한 설명을 받으며 치과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치과치료에 소외되고 그것이 후에 더 큰 어려움이 되어 치료비지원을 요청한 장애인의 지원을 위해 얼마 전 2012년 3분기 치과치료비지원 심사회의가 열렸습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전부를 지원하지 못하고 지원 대상자를 선별해야 함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심사회의를 통해 총 5명의 장애인에게 보철 및 임플란트 등의 치료를 위한 9,240,000원의 지원금이 결정되었으며 앞으로 적게는 3개월부터 많게는 7개월 동안 치과치료가 제공될 것입니다. 7개월 후 밝은 미소와 힘찬 걸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갈 당신의 새 날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으로 치료가 시급한 5명의 장애인들이 아래와 같은 지원을 통해 치과치료를 받으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움을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글/사진=박세나

후원사업팀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