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모녀 아름다운 나눔
행복한 모녀 아름다운 나눔
[ 노성단, 서연희/ 모녀 후원자 ]
▲가을비가 내리던 날 카페에서의 특별한 만남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던 어느 토요일 오후,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행복한 모녀 노성단(73), 서연희(42) 님을 만났습니다. 2009년부터 기부를 시작하신 서연희님, 3년 후 따님의 제안을 듣고 기부자가 되신 노성단님,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 행복한 모녀와의 만남이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평소 어머니와 함께 커피 마시러 가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처럼 지낸다는 두 분은 따님이 먼저 기부를 시작한 재단을 소개 받은 후 어머니도 함께 기부를 시작하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어머니께서 봉사활동도 하시고 기부도 꾸준히 하시는 편이라 가족들에게 봉사활동 하는 곳이나 기부문화도 많이 알려주셨는데, 지금은 서연희님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나눔의 습관이 대물림 되어 모녀는 지금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엔 우리 가족과 같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단 아주 많습니다.
이렇게 모녀가 후원을 하게 된 것은 이 가족의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고 하십니다.
평소에 건강하셨던 아버지께서 당뇨를 앓으시면서 합병증으로 발가락을 절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날 이후부터 병간호는 가족들의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족들의 정성 어린 간호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병은 더욱 심해져 수술한 발이 썩는 바람에 결국은 무릎까지 절단을 하셨다고 하십니다. 그런 아버지께서 당뇨로 1년 동안 병원생활만 하다가 돌아가시게 되어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병원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알게 되었으며 어느 날 갑자기 가족들 중에 장애를 가진 분들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 공감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더 병간호를 전적으로 맡으셨던 어머니마저 간수치가 비장애인의 15배로 나오고, 황달, 갑상선에 간까지 속안이 전부 망가져 버린걸 알게 되었을 때 한참을 울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자식들이 간호하는 것을 불편해 하셔서 어머니께서 전적으로 병간호를 하셨고 어머니는 그렇게 아픈 아버지 걱정에 아픈 내색도 못하며 병을 키우신 것 같아 미안하였다고 합니다.
▲ 아름다운 나눔을 함께 하는 모녀, 딸 서연희(좌), 어머니 노성단(우)
" 아픈 사람도 아픈 사람이지만 옆에서 병간호를 하는 분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병간호가 보호자에게 집중되어 건강한 사람도 병간호를 하고 나면 병을 얻게 되는데, 환자에겐 말도 못하지만 심리적인 박탈감과 허탈감을 말로 표현하지도 못해 병간호를 하시는 분들의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제가 잘하는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 해도 힘이 될 것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꼭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노성단 어머니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을 함께 배려하는 병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당신의 경험을 통해 알려주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 인간으로 존중 받는 병원시스템과 환경이었으면 합니다.
노성단 어머님이 지갑속에 고이 품고 있던 사진 몇 장을 꺼내 보여주셨습니다.
그 속에는 배우 못지않은 잘생긴 중년의 신사가 어머니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 노성단 어머니께서 품고 다니시는 사진(좌 아버지, 우 어머니)
평소 산책 하시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는데, 서연희님이 아버님을 침대에서 휠체어로 들고 내리지를 못해 산책을 마음껏 해 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끝내 병원에서 눈을 감으시는 모습을 보며 내 몸이 힘들더라고 좀 더 해드릴껄, 더 좋은 곳에서 지내게 해드릴걸 하는 후회를 한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물론 병원의 환경과 시스템으로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적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알지만 자식으로써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고 합니다.
그러시면 푸르메재단이 추구하는 병원만큼은 환자와 가족이 인간으로 존중 받는 시스템과 환경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렇게 운영해 주었으면 바란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서연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푸르메재단이 고민해야 하는 병원이 어떤 모습인지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모녀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 따뜻한 커피와 소중한 추억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지나고 나면 모든 추억은 아름다운 것 같다고 합니다. 너무나 사랑했던 남편과의 추억이 있고 이렇게 나누는 삶을 살아갈 줄 아는 자녀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노성단님 ,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를 존경하고 평생 나누며 살겠다는 서연희님 두 분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어린이 재활병원이 생기면 작은 일이라도 하겠다며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 선한 이들의 나눔에 대한 마음이 있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그리 어렵지 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비 오는 가을날 행복한 모녀 노성단, 서연희 기부자님들의 아름다운 향기가 우리를 행복하게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