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누는 버킷리스트
행복을 나누는 버킷리스트-소은진/ 연세대학교 법학과
우연한 기회로 자신이 담낭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여자주인공, 자신에게 남겨진 6개월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합니다. 하루에 한번 엄마 웃게 하기, 탱고 배워 보기, 웨딩드레스 입어보기, 날 힘들게 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사랑하는 사람 품에서 눈감기 등 소소하고 공감갈수 있는 20가지를 그녀의 ’버킷리스트‘에 적었습니다. 이 내용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여인의 향기’의 이야기입니다. 그녀가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버킷리스트’의 유행을 몰고 온 여인의 향기
‘버킷리스트’는 죽음을 뜻하는 속어로 ‘Kick the Bucket'에서 유래한 말로, 죽기 전에 꼭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말합니다.
“주어진 삶이 1년뿐이라면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싶습니까? 죽기 전에 대단한 무언가를 하기 위해 거창한 것을 생각하지만, 사실 버킷리스트는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 꼭 이루고 싶은 자신과의 약속을 정리하여 실천 하는 것이 진정한 ‘버킷리스트’입니다.
푸르메재단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소은진씨(연세대학교 법학과 4학년)는 1년이 넘게 자원봉사를 해오고 계십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을 시기에 지속적인 자원봉사를 하며 푸르메재단에 애정을 표현해주고 계십니다. 지속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그녀의 남다른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소은진(24) 자원봉사자
Q. 푸르메재단에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시는 계기가 있으신가요?
지난 2010년 봄, 학점에도 도움이 되고 봉사시간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자원봉사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색하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장애인의 삶의 행복을 위해 나의 시간과 열정을 다하는 그 순간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반년동안 즐겁게 자원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 후 그 해 가을학기 고시를 준비하며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하였으며 그것을 정리하기 위해 TV에서 어렴풋이 보았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하나하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다가 쓴 것 중 자원봉사를 다시 해아겠다고 생각하였으며 자원봉사 활동을 해본 재단이 생각이 나서 다시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당찬 그녀
Q 생에 처음으로 시작한 자원봉사가 푸르메재단이라고 들었습니다. ‘버킷리스트’에 적을 적도로 개인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변화된 점이 있으신가요?
자원봉사를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장애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선천적이고 몸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을 떠올렸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며 지원해줘야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원봉사를 하면서 장애는 나이를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고, 사고로 얻게 되는 등 후천적으로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뒤로 저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원봉사를 하면서 장애인분들을 만날 때 저의 태도도 적극적으로 변하였습니다.
Q. 현재 푸르메나눔치과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더 많은 인식이 변화 했을 것 같습니다. 치과를 이용하시는 분들 중 기억에 남는 이용자가 있다면?
이용자 분들을 많이 만난 적은 없지만, 2명의 환자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한번은 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를 1층에서 2층으로 안내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그 짧은 순간에 연신 고맙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이라 부끄럽기도 하고 뿌듯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뒤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번은 맹학교에서 치과까지 환자분을 모시러 간 적이 있습니다. 맹학교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제가 치과까지 모시고 갈게요’라고 말씀을 드리니 그분께서 ‘괜찮습니다. 저 혼자 갈수 있어요.’라고 하시면서 가신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라 놀라기도 하였고 환자분이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하려는 모습에 대단하기까지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저의 호의가 이분에게는 불편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몰랐던 동정심이나 연민이라는 감정이 있었다는 것에 부끄러웠습니다.
◀ 푸르메나눔치과에서 봉사활동 중인 소은진씨
Q. 자원봉사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것 같습니다. 이런 경험을 다른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지요?
그렇지 않아도 친구들에게 자원봉사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는 의학 전문대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친구들에게 일을 하기 전 의료봉사활동을 꼭 하라고 말을 합니다. 의사가 되면 다양한 사람들을 치료할 수도 있고, 힘든 경험도 많이 할 것입니다. 그전에 먼저 봉사활동을 통해 다양한 분들을 만나보며 내가 왜 의사가 되려고 하는지 마음으로 느껴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저의 권유로 한 친구 동네 있는 병원에 자원봉사를 다녀온 후 너무 좋았다며 고마워한 적이 있습니다. 뿌듯해 하는 친구를 보며 자원봉사는 더 이상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나눔이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고, 다른 사람에게 저의 경험을 나누었다는 기분에 왠지 모르게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소은진님의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저에게 수줍게 제안하였습니다. “버킷리스트’는 행복을 만드는 리스트로 작성만으로도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선생님도 한번 해보세요 ... 그때 그것 해 볼껄 이라는 후회만 하지 말고 지금이라고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인터뷰 하는 동안 자신이 원하는 진정한 삶의 방향을 알고 나만이 아닌 우리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당차게 말하고 실천하는 그녀의 모습에 감동이 전해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녀가 제안한 것을 직접 해 볼 생각입니다. 나의 ‘버킷리스트’ .....
생각 만해도 즐거운 시간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지금 당신의 ‘버킷리스트’ 한번 작성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글 = 김수현 후원사업팀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