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끌림
아름다운 이끌림- 대한척수손상 물리치료학회 안문철 회장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7월 15일! 푸르메재단과 같은 고민, 같은 꿈을 갖고 장애인들에게 ‘내일’을 선물하는 안문철(대한척수손상 물리치료학회 회장)후원자님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푸르메재단에서 안문철님이 계시는 의정부 힐링스병원까지의 여정,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무려 2시간에 걸쳐 빗속을 헤치고 길을 헤메이던 끝에 드디어 힐링스병원 재활치료실 5층에 띵동!
▲운동치료실[사진=힐링스병원 홈페이지]
▲작업치료실[사진=힐링스병원 홈페이지]
어렵게 찾아간 만큼 스파르타(?)식의 인터뷰를 강행하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후원자님과 인사를 합니다. 하지만 1시간여 동안의 인터뷰! 다지고 다졌던 불굴의 의지가 무색 해질 만큼 안문철님의 이야기에 푹! 빠져 많은 생각들을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후원자님과의 대화는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할 만큼 깊이 있고, 옆으로 또 뒤로 눈을 돌릴 만큼 폭넓었습니다. 장애와 재활 그리고 우리 사회전반적인 제도, 인식, 더불어 나눔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를 드나들며 깊이 있고, 섬세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 한편을 듣고 온 듯한 기분이었는데요, 안문철 후원자님의 남다른 나눔 철학과 실천에 대해서 함께 나눠볼까요?
Q. 대한척수손상물리치료 학회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신 후원자님! 혹시 학회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뇌졸중으로 인한 뇌손상이나 소아 재활에 관심이 치중되어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뇌손상과 척수손상은 그 치료패턴이 많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치료법을 적용 하는 게 일반적이죠. 뇌손상 재활은 꺼진 전구를 다시 켤 수 있도록 치료하는 것이라면, 척수손상의 경우에는 이미 꺼진 전구를 복구할 수 없으니, 켜진 전구들이 잘 기능하도록 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다르게 접근해야 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척수손상관련 센터만 2500여개 이상이 되고, 이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척수손상에 대한 인지도도 높이고 학술적 연구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고민들로 시작해서 ‘치료사들부터 인식을 개선시키고 교육시키자’는 생각으로 작년 2월부터 학회를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회 구성원들이 아직 젊고, 계속해서 척수손상 치료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도 크다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앞으로 학회가 나아갈 방향이나 안문철님이 이루고자 하는 꿈은 무엇인가요?
A:앞서 말씀드렸듯이 척수손상에 대한 인식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학회를 통해 인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구요,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척추손상 전문 병원을 건립하는 것이 꿈입니다. 척수손상장애는 뇌손상과 달리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발생되고 있는데 젊은 사람들이나 아이들의 경우 앞으로 사회에 정상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신체적 재활도 중요하죠, 하지만 더 이상 꺼진 전구를 켤 수 없다면 켜진 전구를 잘 다듬고 훈련시켜서 사회에 잘 적응하여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사회적 재활의 필요성이 더 큼에도 불구하고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척수손상전문병원을 건립해서 사회적 재활과 접목 시키고 싶습니다.
▲안문철 후원자(대한척수손상 물리치료학회 회장)
Q. 재활치료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환자분은 어떤 분이셨나요?
A:기억에 남는 환자분은 많죠, 그 중에서도 교통사고로 흉추 손상을 입고 계속 앉아서 생활하셔야했던 50대 아버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환자분은 국민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경제적 상황도 열악했을 뿐만 아니라 혼자 살고 계셨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일상생활을 하려면 최소한의 운동과 이동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혼자 하기 어려우니 병원에 오셔서 본인이 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운동하셨습니다. 계속해서 노력하시더니 단계적으로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결국엔 혼자서 움직임이 가능할 정도로 좋아지셨습니다. 환자분은 본인의 최악의 상황을 극복해내셨던 겁니다. 그 환자분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체계며, 직업재활체계며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너무도 많습니다.
장애인협회에서는 직업재활프로그램을 만들었다지만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서 실제로 매칭되는 장애인이 거의 없을 정도니 모순적이죠, 실제로 직업재활을 통해 생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구조자체가 미흡하여 필요한 서비스가 실행되고 있다고 해도 알 수가 없으니...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Q. 분위기를 전환해서,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재단이 만들어졌던 초기에 우연히 매체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하고 있는 일과도 관련이 있다 보니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푸르메재단에 대한 관심이 막연했지만 꾸준히 관심을 가진 끝에 최근 학회를 구성하면서 나도 보탬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푸르메재단이 건립하고자 하는 재활병원의 필요성도 공감하고 있구요.
Q. 안문철님의 나눔철학은 무엇입니까? 학회회원들을 나눔으로 인도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재활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보니 내 손만 있다면, 내 손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찾아가서 마사지도 해드리고, 재활훈련을 도와드리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봉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제 직장을 갖고 어느 위치에 있다 보니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원래 문득 떠오를 때 행동하는 스타일이라 그 동안 관심 있게 지켜보던 푸르메재단이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학회 교육생들의 수강료 중 일부를 푸르메 재단에 re-born기금을 개설하여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기부문화가 미흡하지만, 실제 외국의 경우에는 학회의 정회원으로 가입하려면 기부를 해야만 합니다. 저도 우리 학회만큼은 이러한 시스템 자체를 도입해서 학회 회원들이 기부하고 나누는 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학회 회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아서 이를 계기로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려고 하구요.
안문철 후원자님과의 인터뷰는 잠깐의 쉼표도 없었을 만큼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궁금증이 샘솟고, 다시 겸허하게 또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척수장애인들을 직접 대면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보고 느끼는 많은 고민들과 따뜻한 마음들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힐 것만 같았습니다.
누군가가 또 다른 이웃들과 나눌 수 있도록 그 시작을 열어주는 사람! 작은 실천들이지만 시작하는 마음이 쉽지 않은 만큼 더 의미 있는 이끎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푸르메재단과 안문철 후원자님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합니다. 참, 고맙습니다. 후원자님의 꿈을 함께 응원합니다. 후원자님의 나눔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푸르메재단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