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제대로 짓겠습니다!

[박경휘/한미글로벌 과장]


▲2009년 스코틀랜드 여행중인 박경휘 한미글로벌 과장


오는 7월 서울 종로구 신교동에 착공할 세종마을 푸르메센터의 설계작업이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반년 넘도록 거의 매주 푸르메재단의 회의실에서는 ‘장애인 재활시설의 대안모델’을 어떻게 실제로 구현할 것인가를 놓고 열띤 논의가 진행돼왔습니다.


생각이 다른 여러 사람이 모여 각자의 재능을 발휘해 건물을 그려가는 작업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이용자에게 가장 좋은 설계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부자들이 소중하게 모아주신 기금을 조금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서 불철주야 꼼꼼하게 수많은 부분들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건축전문가가 아닌 푸르메재단을 대신해서 설계, 시공 등 모든 부분을 철저하게 관리해주는 막중한 업무를 ‘재능기부’로 맡아주고 있는 한미글로벌(회장 김종훈․구 한미파슨스)의 박경휘 과장(40)을 만나봅니다.


듬직하게 회의를 주재하면서 전체 일정을 섬세하고 매끄럽게 이끌고 있는 박경휘 과장. 올해 16년차인 중견 건축사로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프로젝트를 통해 의미있는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Q. 건축을 관리해주는 재능기부, 조금 생소하기도 한데요?


그러실 겁니다. 영어로는 CM, 즉 Construction Management라고 합니다. 건축관리란 건물을 짓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획부터 설계, 발주,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전문 기술력을 바탕으로 통합관리해주는 서비스인데요. 건축이 워낙 전문적인 분야이고 큰 비용이 들어가는 분야이기 때문에 CM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푸르메재단처럼 소중한 기부금을 가장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집행해야 하는 기관에 있어서도 CM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Q.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현재 지하주차장 공사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지하4층짜리 공영주차장인데, 지하1층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오는 6월 주차장 공사가 끝나면 그 위에 세종마을 푸르메센터를 착공하게 됩니다. 설계는 약간 손을 볼 부분을 제외하면 마무리됐습니다. 모든 심의도 잘 통과했고, 건축허가 같은 행정절차만 남아있습니다. 7월 착공 이상무입니다! 순조롭게 시공이 진행되면 내년 봄쯤 우리가 꿈꿔왔던 아름다운 건물이 문을 열 수 있을 겁니다.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조감도


 


Q.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어떻게 다릅니까?


지난 번 후원자 이야기에 등장하셨던 이가건축 서영인 실장님이 설계를 맡아주셨는데, 워낙 센스가 좋으시고 실력도 뛰어나셔서 정말 좋은 밑그림이 나온 것 같습니다. 주위 환경과 어울리면서도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주는 외관도 그렇구요. 무엇보다 장애인 이용자들이 주인이 된다는 관점에서 모든 세부사항을 점검했기 때문에 무장애,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자신합니다.


Q.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과장님께 어떤 의미입니까?


민간의 나눔과 기부금을 통해서 누군가를 돕는 프로젝트이다보니, 처음에는 심적인 부담도 없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시선이 이 프로젝트에 집중될 것이고, 무엇보다 이용하시는 분들이 조금도 불편이 없어야 하잖아요. 일반적인 프로젝트도 쉽지 않은데 더 많은 열정과 노력이 필요한 업무입니다. 특히 어떤 장애를 가진 분에게도 ‘문턱’이 없는 시설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끊임없이 저 자신이 어떤 고정관념 같은 것은 없는지 되묻는 시간이었습니다. 제 자신이 건축의 새로운 분야를 접한다는 측면 말고도 인간적으로 성장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앞으로 시공단계로 넘어가더라도 이런 부분은 계속 점검을 해서 정말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겠습니다.


Q. 장애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갖게 되셨군요.


네, 그렇습니다. 재능기부라는 것이 결국 제 자신을 새롭게 되돌아보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국내외 장애인 환경을 비교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법제도적인 문제도 큰 것 같은데요. 국내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규정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계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구체적이지 못하고 건축허가를 위한 단순한 과정으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건축물에 대한 장애인들의 만족도는 매우 떨어지게 되지요.


Q.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것에 아직 우리사회가 익숙치 않은 것 같아요.


맞습니다. 그나마 장애인을 위한 것들도 형식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가령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건립부지 근처만 봐도 그렇습니다. 맹학교가 있어서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다니는 곳인데요. 보도에 설치된 시각장애인 블록을 따라가다 보면 차량접근 방지용 볼라드와 부딪히게 됩니다. 관련 규정의 취지를 이해하지 않고 단지 규정에 대한 적법 여부만을 고려한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Q. 평소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한미글로벌 다니려면 무조건 나눔에 동참해야 합니다!^^ 입사할 때 아예 기부와 봉사를 약속하고 들어옵니다. 회사 자체가 워낙 ‘나눔’에 열성적이다보니 사원들도 이제는 내 일이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저 역시 매달 승가원 그룹홈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기업시민'이 되는 것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회사이고, 저 역시 그렇습니다. 2003년 MBC 기적의 도서관 건립 같은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세종마을 푸르메센터에 대한 재능기부도 한미글로벌이 먼저 재능기부를 제안한 것으로 압니다. 회사가 가진 ‘재능’을 십분 발휘하기에 더없이 좋은 프로젝트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Q.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입니까?


이제 설계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갈 단계입니다. 건축과 관련해서도 나눔 차원에서 시공을 맡아줄 회사를 물색하고 있구요. 레미콘, 철근, 엘리베이터, 창호, 마감재 등 여러 종류의 건축자재 회사들에 대해서도 사회공헌 관점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시민과 기업, 자치단체 등 우리 사회의 여러 주체들이 힘을 합해서 소외된 계층을 위한 사업을 한다는 컨셉 자체가 참 훌륭한데요. 벽돌 한 장 한 장 쌓아주시는 심정으로 나눔에 동참해주신 후원자분들의 아름다운 뜻을 꽃피우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정리 : 정태영 기획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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