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생명에 빛을 주는 간사이재활병원
간사이재활병원
살아난 생명에 빛을 주는 재활의료
우리나라의 재활환자들은 3개월 마다 병원을 옮기면서 2년 이상 재활치료를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재활이라기보다 요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유사한 중도장애를 가졌음에도 재활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집으로 그리고 직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푸르메재단에서는 지난 9월, 일본 오사카부에 위치한 재활병원 세 곳을 방문하여 일본의 재활의료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았다.
9월 28일, 푸르메재단 연수단이 찾은 간사이재활병원은 50년 간 두 개의 요양병원을 운영해온 의료법인 독우회가 건립해 운영 중인 곳으로 2005년 6월 문을 열었다. 일본 오사카부 북부의 도요나카 시내에 있는 재활병원 7곳 중 하나인 이곳은 성인 회복기 재활환자를 위한 144개의 입원병상을 운영하고 있었다. 환자의 60% 이상이 뇌졸중 등 뇌혈관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사고(발병) 또는 수술 후 2개월 이내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365일 체제로 재활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심지의 조용한 주택가 인근에 위치한 병원 입구에 들어서면 '한발을 내딛는 사람'을 형상화한 오렌지색 조각상이 눈에 띈다. 재활에 대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간사이재활병원의 마스코트 조형물이 인상적이었다. 450평 부지에 지어진 짙은 푸른빛을 띠고 있는 5층 건물은 아담하고 깔끔했다. 내부는 층별로 일본의 사계(四季)를 나타내는 테마칼라(초봄, 봄, 여름, 가을)로 꾸며져 있어 전체가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다.
2층은 재활훈련의 중심이 되는 층으로 진료실, 물리치료실, 작업치료실, 언어치료실로 구성되어 있다.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밝고 개방적인 느낌을 주는 재활치료실은 천정(3개 층 높이)이 높고 병동 홀에서 치료실이 내려다보이도록 되어 있다. 이곳에서 하루 3시간씩 물리치료와 작업치료가 1:1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치료실 뿐 아니라 병동과 계단 등 건물의 모든 곳과 외부에서도 교통수단 이용훈련, 외출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재활치료실 반대편에는 욕실, 화장실, 주방 등 일상생활적응훈련을 위한 첨단기계가 완비된 작업치료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3~5층은 입원병동이다. 각층의 중앙에는 데이 룸(day room)이라는 휴게 홀이 있는데 이곳에는 여러 개의 테이블, 티비, 주방, 높낮이가 다양한 세면대가 세팅되어 있어 환자들은 내 집에서처럼 자연스럽게 생활하고 있었다. 5층 병동의 데이 룸에서는 산책길과 연못이 있는 옥상정원으로 연결되어 병실을 나서면 집 앞 정원을 찾는 듯 친근한 느낌이 든다.
간사이재활병원은 특실, 개인실, 2인실 각 1개씩을 제외한 전체 병실이 4인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 입원하는 모든 환자는 자동으로 조작이 가능한 침상과 개인티비, 서랍장이 딸린 책상, 휠체어채 360도 회전이 여유 있게 가능한 정도의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빽빽한 침상들이 놓인 답답한 병실은 찾아볼 수 없고 한국에서 봐온 병실 구조와는 공간적인 여유가 판이하게 달랐다. 각층의 복도 너비는 2.1m로 휠체어 또는 침대의 이동이 용이해보였다. 공용 화장실은 남녀 구분된 공간이 없어 내심 아쉬웠지만, 환자의 잔존 기능과 편의를 고려하여 우측 편마비, 좌측 편마비 환자용 화장실이 구분되어 있었다. 뇌혈관질환자 비율이 높은 점을 감안한 설계가 돋보였다.
간사이재활병원에서는 외래진료를 하지 않는다. 의료스텝 전원이 입원환자 144명의 재활훈련을 위해 체계적인 팀 접근 방식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행정직을 제외한 의료스텝의 인원만도 219명에 달한다. 병동별로 의사 3명(재활의학과, 신경과, 정형외과 전문의)이 상주하고 있고 의사 1인 당 16명, 간호사 1인 당 7.5명, 조무사 1인 당 15명의 환자를 care하고 있다. 또한 병동별로 1~2명의 의료사회복지사가 일하고 있고 1인당 약 30명의 환자를 담당하면서 입원부터 퇴원 이후까지 6개월 동안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의 경우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이곳의 환자들은 가족 등 간병 인력이 따로 필요하지 않고 간호사와 조무사의 도움으로 병원생활이 가능했다.
간사이재활병원의 의료스텝 구성
(단위 : 명)
의사 | 물리치료사 | 작업치료사 | 언어청각사 | 의지장비사 | 음악치료사 | 임상심리사 | 사회복지사 |
13 상근10,비상근3 | 46 상근 45,비상 근1 | 34 | 19 | 2 | 2 | 2 | 5 |
재활공학사 | 간호사 | 간호조무사 | 약사 | 방사선사 | 임상병리사 | 영양사 | 계 |
2 | 58 | 29 | 2 | 2상근1, 비상근1 | 1 | 2 | 219 |
연수단을 안내해준 병원 간호부장 쿠메이 사나에씨에게 순수한 회복기 재활병원 운영으로 많은 수의 전문직 인건비 등 재정운영 어려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곳 환자들은 65세 이상은 후기고령자의료제도로, 65세 미만은 의료보험제도를 통해 치료를 받고 있다. 입원환자만 있으면 보험이 적용되어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답했다.
일본 '회복기 재활병원 기준 병원'인 간사이재활병원은 ①급성기 병원으로부터의 빠른 전원, ②가능한 일상생활동작능력(ADL)을 개선시키는 것, ③재택복귀율을 높이는 것을 주요 성과로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09년 1년간 총 입원환자 수는 662명(월평균 67명)이며, 발병에서 입원까지의 기간은 17~61일, 입원 대기기간은 2.3~17.5일, 중증환자 입원비율은 40.6%, 전체 환자 평균 입원기간은 61~88일이었다. 이곳은 환자들을 일률적으로 2~3개월 이내에 퇴원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 상태에 따라 입원기간을 결정하기 때문에 뇌혈관 환자의 경우 최대 6개월, 다른 환자들은 최대 3개월로 입원기간의 편차가 있다. 한편 간사이재활병원은 다른 회복기 재활병원의 평균 입원기본료보다 15% 이상 높은 비용이 책정되어 있다.
환자들 중 74.7%가 자택, 8.0%가 요양병원, 6.3%가 급성기병원, 8.1%가 노인시설로 퇴원하고 있어 다른 회복기 재활병원의 자택복귀율 60%를 훨씬 웃도는 수치를 보이고 있었다.
급성기 대형병원이 많아지고 의료기술이 우수해질수록 구명율이 높아져 질병이나 사고 후 장애 상태를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있고, 장애는 없지만 고령으로 와병생활을 하게 되는 사람들도 반드시 생긴다. 신체가 사용되지 못하면 기능이 쇠약해지고 합병증으로 더 힘든 생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기에 적절한 의료적 개입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국민적 합의가 이끌어낸 재활의료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보험수가. 그에 따라 환자에게는 의료비 혜택이 주어지고 재활병원은 안정적 재정 운용과 충분한 의료스텝 확보가 가능하다. 그리고 365일 하루 3시간의 강도 높은 재활훈련 시스템 운영이 가능해져 환자 중 75%가 3개월의 단기 재활만으로 집으로 퇴원할 수 있는 것이다.
재활의료 서비스의 목표와 내용에 있어 우리와는 큰 차이가 있는 일본. 재활의 궁극적인 목표가 지역사회로의 원활한 이행이라는 점에서 간사이재활병원 그리고 일본의 의료시스템은 배울 점이 많다.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국민적 인식으로 이끌어낸 일본의 건강보험제도는 만성기 의료를 특화해 『살아난 생명에 빛을 주는 의료』를 표방하고 있는 간사이재활병원의 든든한 지원군인 것이다.
간사이재활병원
560-0054 大阪府豊中巿桜の町3丁目11番1号
☎06-6857-7756 www.kansai-reha.jp
*글= 김수민 기획홍보팀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