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푸르메 드림메이커를 만나다
[박규원/ 중앙대학교 수학과 4학년]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다는 것, 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이토록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걸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요. 사람이란 어떤 계기가 없다면 가진 것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나 봅니다.
저는 비영리재단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잘 몰랐던, 단지 봉사활동에 매력을 느끼며 지내오던 대학생입니다. 그렇기에 장애인에 대해서도 잘 알지도 못했고 장애인복지에 대해 큰 포부를 가지고 푸르메재단과 인연은 맺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푸르메재단의 드림메이커라는 모금동아리를 알게 됐고,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꿈을 이루어주는 드림메이커가 되어주세요!’라는 슬로건에 이끌려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지난 3개월간 활동해오면서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했던 ‘장애’와 ‘재활’이란 단어가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머릿속 한 부분에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 종이꽃을 접어 모금활동을 하는 규원씨와 푸르메재단 드림메이커
▲ 푸르메어린이재활센터 어린이와 놀이공원 나들이를 한 규원씨
누가 세상이 공평하다고 했나요. 티 없이 맑은 미소를 가진 아이들이 한방센터에서 치료받는 모습을 보면서 왜 그런 아픔을 이 아이들에게 주셨는지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했습니다. 모든 시련에는 이유가 있다고도 하지만 재단 연수생으로서 보고 경험하면서도 성숙하지 못한 저의 머리로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내릴 수 있었던 저 나름의 결론은 더 이상 잃는 것은 없도록, 더 큰 아픔은 없도록 그 아이들의 꿈을 위한 길을 닦아 주어야겠다는 것입니다.푸르메재단의 봉사자로서, 직장체험연수생으로서 장애인 지원을 위한 모금 활동, 전국에 있는 재활병원에 관한 자료조사, 푸르메나눔치과에 방문하신 시각장애인분들의 길 안내, 한방센터에 치료받으러 온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면서 이제는 장애인이라고 칭하며 나누어 놓았던 장애인에 대한 마음속 유리벽을 허물게 된 듯합니다. 푸르메재단에서 일하면서 한국의 복지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에 한숨짓는 날도 있었지만, 항상 장애인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시는 재단 직원분들을 보면서 미래에는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어봅니다.
푸르메재단과 연을 맺은 지 3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제 내면의 변화가 컸기에 정말 값진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취업준비생으로서 아직 어떤 직장에 들어가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디에 어떻게 써야하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철없는 생각이 많은 저이지만 드림메이커와 직장체험 연수를 통해 조금이나마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신 백경학 이사님을 비롯한 푸르메재단 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푸르메재단에서의 귀중한 경험을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고 계속해나가고 싶습니다.
조금 특별한 사람들, 세상을 살기에 사람들의 손이 하나정도 더 필요한 사람들을 굳이 장애라는 이름으로 묶어놓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아주 가끔은 꼭 단어로 정의 하지 않아도 될 말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