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메어린이재활센터의 미소천사

[백선영/ 푸르메어린이재활센터 자원봉사자]


매주 월,화,목,금 오전이면 푸르메어린이재활센터는 활기로 넘칩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는 소리, 동화책 읽어주는 소리, 어머니들 수다 소리가 센터 내를 가득 채웁니다. 규율과 통제보다는 자율과 개방을 원칙으로 한 재활센터이기에 장애어린이들이 더 마음껏 뛰어 놀고 더 웃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 푸르메어린이재활센터에서 태곤이를 안고 있는 백선영님


이제는 익숙할 만도 한데 침맞기 싫어 울상을 짓는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이 사람만 나타나면 금방 울음을 멈춥니다. 그 주인공은 매주 재활센터를 찾아 아이들을 웃으면서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백선영 님이십니다.


그녀는 외국계회사와 광고 대행사에서 오랜동안 근무하며 광고 기획과 홍보,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두루 섭렵한 광고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그런 그녀가 커리어우먼으로서의 삶을 접고 이곳 센터에 와서 자원봉사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생을 변화시킨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 오랫동안 일을 하셨는데 지금은 자원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사연을 들을 수 있을까요?


“14년 동안 일을 해왔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왔죠. 그러다보니 잦은 출장에 외근에, 점점 몸이 안 좋아 졌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회사를 나왔죠. 전부터 아프리카를 가고 싶었는데, 지금이다 싶어 아프리카로 떠났어요. 아프리카 도시지역 아이들은 절망하고 힘들어하지만 외지 지역의 아이들은 굉장히 맑고 순수하답니다. 그 아이들에게 반하여 자원봉사자를 하게 되었고, NGO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 아프리카에서 자원봉사 할 때의 백선영님


# 푸르메재단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에서 듣고 있던 수업의 일부로 NGO를 방문 할 기회가 있어 수업을 같이 들었던 분들과 푸르메재단을 찾게 되었는데 다른 재단과는 느낌이 조금 달랐어요. 이사님과 다른 간사님들이 좋으시고 사람을 편하게 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푸르메재단이 주는 편안함과 따뜻함에 재단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웃음)“


# 자원봉사 활동을 하시면서 느끼신 점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푸르메어린이재활센터에서 봉사를 하면서 장애아동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아이들에 대한 생각들이 많아졌습니다. 처음부터 장애에 대한 편견 같은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사회는 여전히 장애 아이들을 동정심으로만 바라보죠. 아이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주눅들지 않고 그냥 한 아이로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어요.“



▲ 재활센터 어린이들이 귀여운 포즈로 찍은 사진


# 자원봉사활동 하실 때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예원이(재활센터 치료 중. 뇌병변장애) 어머님께서 ‘예원이로 인해 모든 것이 감사하다’라고 하시는 것을 들었을 때, 참 감동적 이었어요. 아이의 장애뿐만이 아니라 아이로 인한 모든 환경적 변화를 다 받아들이시기 까지 많이 힘드셨을 텐데, 그래도 아이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시는 모습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의 짧은 생각에 많은 생각을 담게 해 주신 것 같아요.”


삶의 또 다른 희망- 목공으로 장애어린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 일을 그만두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았어요. 앞으로 무엇을 할까 찾다가 ‘목공’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동안 스트레스와 야근으로 녹초가 된 몸을 ‘나무’가 치유를 해주었어요. 그래서 나무를 좋아하게 되었고 나무의 숨결을 느끼며 그 매력에 빠졌죠. 이것을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다음 달에 일본으로 갑니다. 앞으로 목공 기술을 전수받아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만드는 것과 공방을 하며 아이들에게 목공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 푸르메재단에 바라는 것이 있나요?


“푸르메에 바라는 것은 없어요. 지금도 잘하시잖아요. 그냥 앞으로 장애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쉴 수 있는 곳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장소뿐 아니라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서요.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하다가도 칭얼대는 주현이를 안아주면서 달래주는 모습에 또 한 번 뭉클해집니다.

꿈을 위해 잠시 재단을 떠나시지만 꼭 다시 돌아오셔서 아이들에게 멋진 장난감을 선물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벌써 당신의 미소가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 글=김수현 모금사업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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