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선과 희망천사 100인의 42.195km








환자가 중심이 되는 아름다운 푸르메재활병원의 건립을 위해 홍보대사 이지선 씨가 작년 뉴욕마라톤 완주에 이어 이번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도 감동적인 완주를 보여주었다. 3월의 아침 공기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지선 씨의 재활병원 건립의 꿈을 응원하는 희망천사 100인의 뜨거운 후원을 등에 업은 지선 씨는 출발신호와 함께 힘차게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유인촌 장관을 비롯해 72세의 배영일 북한대학원대학 교수, 신헌철 SK 에너지 부회장, 김재건 진에어 대표, 고춘홍 이브자리 대표, 일산호수마라톤클럽, 화성시공무원마라톤동호회, 한 가족이 모두 희망천사가 되어주신 정태성 부산대 교수, 12명의 학교친구를 희망천사로 모은 백민주 양, 지선 씨의 가족들 등 여러분의 희망천사가 지선 씨 옆에서 뒤에서 함께 달렸다. 나도 희망천사의 한 명으로 지선 씨와 함께 난생처음으로 42.195km를 완주하는 기적 같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지난 2009년 11월, 뉴욕 센트럴 파크에 짙은 어둠이 내리깔린 저녁 6시, 나는 뉴욕 마라톤 골인 지점에서 백경학 이사님과 함께 이지선 씨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출발한 지 7시간이 넘은 지선 씨가 걱정되어 계속 전화를 걸었고 그녀의 고통에 대한 안타까움과 완주에 대한 희망이 공존함을 느꼈다. 당시 지선 씨가 7시간 22분 만에 골인 지점에 통과했을 때 모두가 “기적”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오늘 서울국제마라톤에 함께 참가하기 전까지  ‘실제로 얼마나 위대한 역주였는지’ 좀처럼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지선 씨 지금 어디쯤 달리고 있나요?”



지선 씨에게 2010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할 것을 제안했을 때, 푸르메재단은 ‘6km'를 달릴 것을 제안했다. 작년 뉴욕 마라톤을 완주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당시의 휴유증이 얼마나 지속하였는지 익히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나‘ 지선 씨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본인이 100명의 후원자를 모집해서 그분들의 이름을 등에 적고 달리는데 사전에 거리를 정해놓는것은 그분들의 믿음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달릴 수 있을 만큼만 달리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에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번 서울국제마라톤을 작년 뉴욕 마라톤에 비한다면 지선 씨에게 ‘단 한 가지’를 제외한 모든 조건은 최악이었다. 대회주최측은 5시간 차량 통제시간이 지나 인도로 달리는 7명의 ‘꼴찌’에게 철저하게 무관심 다. 급수대, 스폰지, 화장실 등 모든 시설을 일찌감치 정리했고 심지어 마라톤 노선이며 몇 Km를 달렸는지 알려주는 대부분의 이정표까지 정말이지 신속하게 수거해갔다. 3월의 무시무시한 황사는 여전히 위용을 과시했고 강한 맞바람이 눈과 목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6시간 넘게 지속한 햇빛은 적지 않은 두통을 동반하게 하였으며 좁은 인도를 뛰며 보행자 및 가게들을 요리조리 피해가기도 결코 쉽지 않았다.


지선씨가 열심히 역주를 하고 있는 순간 결승점이 설치된 잠실종합운동장 모습.
지선씨가 열심히 역주를 하고 있는 순간 결승점이 설치된 잠실종합운동장 모습.



하지만 지선 씨에게는 뉴욕대회와는 달리 함께 달리는 6명의 푸르메 희망천사가 있었다. 경기가 종료된 후 그녀는 ‘말할 수 없이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를 위로하며 걷고 뛰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외롭지 않았고 그만큼 덜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마 등에 적힌 100명의 후원자의 믿음도 적지 않은 힘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 레이스는 정말이지 고통스러웠다. 그 고통이 지선 씨만 빗겨갈리 만무하겠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 이지 아름다웠다.



좁은 보폭으로 아슬아슬하게 뛸 수밖에 없는 한계에 도달했을 때 정신이 혼미한 상황에서도‘이지선씨는 도대체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 레이스에 참여했을까?’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작년 뉴욕 마라톤을 완주했던 경험이 있는 그녀가 이런 고통을 모를 리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국제마라톤 참가를 제안했을 때 선뜻 받아들이는 그녀의 용단이 한편으로는 정말이지 존경스러웠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없이 미안했다. 결국, 6시간 47분의 레이스를 마친 이후에도 꿋꿋하게 서서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그녀에게 두 손 두 발 모두 들 수 밖에 없었다.


이지선 씨가 말하는 환자 중심의 재활병원을 건립하는 일 역시 마라톤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좀처럼 끝이 나지 않을 듯한 42.195km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환희 가득한 종착지에 도착하듯이 때로는 지처 걸을 때도 있겠지만 꾸준하게만 나아간다면 반드시 환자가 중심이 되는 공익적인 재활전문병원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될 이지선 씨와 푸르메재단의 공동 레이스에 담길 여러 이야기들이 과연 어떤 내용을 담게 되며 결국 어떤 재활전문병원으로 탄생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푸르메재단의 열렬한 후원자인 삼성SDS이재철 주임이 생애 첫 마라톤 참가에서 완주하고 있다.
푸르메재단의 열렬한 후원자인 삼성SDS이재철 주임이 생애 첫 마라톤 참가에서 완주하고 있다.





* 이지선 희망1004 기금 현황













> 정기 후원: 총 36명 / 700,000원
박성혜, 조수연, 강도영, 김현경, 안봉엽, 최지영, 김원철, 탁마리안, 조연국, 인창옥, 이주연, 엄지혜, 이신숙, 박은총, 이지양, 장학기, 권정숙, 최정옥, 한기현, 이정은, 노성희, 이철한, 정미경, 정희경, 뮤러아시아㈜, 김경석, 이윤형, 허남, 황성원, 김현아, 김혜란, 유준상, 홍혜경, 정광준, 이윤희, 김시원.


> 개인 일시 후원: 총 79명 / 4,110,560 원
정진우, 이명훈, 김민호, 오산택, 양지나, 황윤정, 황윤서, 이예진, 이선영, 김재희, 오나영, 서보경, 안태일, 일산 중산 성당, 홍석현, 한지희, 이진경, 김민선, 류달용, 박영란, 김원경, 최윤식, 박재형, 권원좌, 김장환, 나한석, 안순화, 이재철, 유영인, 박훈, 백경학, 임정진, 김민경, 장주혜, 백민주, 기명복, 경지영, 이기현, 고유선, 안성준, 최성환, 박지영, 이주연, 정문량, 최정원, 김정례, 공병조, 김혜란, 민경해, 이호성, 표지율, 정현영, 정미현, 이명희, 임상준, 김 신, 정태영, 김미애, 이경희, 박미라, 백은영, 성민희, 권지란, 김해진, 김진명, 김미란, 송우현, 김호진, 유인촌, 신주성, 황현정, 이인희, 황철호, 정철웅, 정윤성, 이현석.> 기업 및 시민 마라톤 동호회 일시 후원: 총 6개 / 10,851,695원 + a


SK 에너지 마라톤 동호회: 예정


이브자리 마라톤 동호회: 4,219,500원


진에어 임직원: 3,552,195원


대한산업안전협회: 2,000,000원


일산호수마라톤클럽: 550,000원


화성시 공무원 마라톤 동호회:  530,000원


희망천사기금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최성환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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